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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비 오는 날의 로망. 짧은 바지에 방수되는 신발을 신고... 새로 산 우산 펴들고 갓 내린 커피향이 짙게 내려앉은 카페에 앉아 주변 소음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것.
Angelina’s Hot Chocolate 앙젤리나 핫 초콜릿 1903년 오픈한 앙젤리나 카페는 진한 쇼콜라쇼에 마스카포네 한 숟가락과 휘핑크림을 얹어 데미타스 컵에 담아 서브한다. 앙젤리나는 녹인 초콜릿바로 뜨거운 쇼콜라쇼를 만드는 걸로도 유명하다. 뜨거운 물과 초콜릿을 혼합하여 만드는 과정은 준비하기도 굉장히 쉽다. 가능하면 카페에서처럼 17세기 스타일의 초콜릿 주전자와 멋스러운 데미타스 컵(일반 커피잔의 반정도 크기의 컵으로 에스프레소와 아랍커피를 내 놓을 때 주로 쓰인다) 에 쇼콜라쇼를 듬뿍 따라 마시며 즐겨보자. 다진 세미 스윗 초콜렛이나 비터 스윗 초콜렛 6온스 실내 온도에 맞춘 물 1 / 4 컵 뜨거운 물 3 큰술 따뜻한 우유 3 컵 약간의 설탕 취향에 따라 휘핑크림 다진 초콜릿과 실내 온..
내 생애, 호텔에 이렇게 많은 돈을 써보긴 처음이었다. 외국도 아닌 서울에서 말이다. 아무도 쓰지 않은 빳빳한 침대 시트와 까끌까끌한 감촉의 커텐.. 약간의 약품냄새가 남아있던 카펫과 아무도 쓰지 않았을 것 같은 욕조까지... 콘래드 호텔은 그 명성답게 깨끗하고, 웅장하고, 재미있었다. 호텔 자체의 재미보다는 호텔이 자리한 곳과의 연결로 인한 재미였다. 다른 곳보다는 덜 붐비는 멀티 플렉스 빌딩, 갖가지 다양한 매장과 음식점... 비싸지만 맛은 그냥 그랬던 야끼니꾸집... 비즈니스 호텔이라 호텔 자체내의 즐길거리는 사실 많지 않다. 실외를 볼 수 있는 수영장이 그나마 손꼽을만 했는데 밤이라 보이는건 옆 빌딩에서 야근하는 사람들의 불켜진 사무실뿐이었다. 따뜻한 온수풀이긴 했지만, 차가운 수영장 공기때문에 ..
스미냑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중 나름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는 미코노스. 겉보기엔 축 쳐진 차양으로 인해 우중충해 보이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은 아니지만 스미냑에서 하나뿐인 그리스 레스토랑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자마자 굵은 오후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고, 간간이 강풍도 몰아쳐뎄다. 그 와중에 메뉴 주문을 끝내고 화끈거리는 얼굴과 어깨에 알로에 젤을 바르고 있는데, 까만 눈동자의 헝크러진 단발머리 자매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색색의 팔찌를 들이밀며 원달라! 라고 외치고 있었다. 싸요. 라는 한국말도 해가며 호객행위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불쌍한 마음도 들긴 했지만, 전날 거리 상점에서 20개의 팔찌를 이미 산 후라 조용히 머리를 흔들어 거절의 표시를 했다. 불쌍한 눈으로 애원하던 아이들..
재스퍼에서 내려오는 길, 콜럼비아 아이스필드에 들렀다. 일단은 안내소와 같이 자리해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날 아침 아이스필드에 가기 위해서였다. 낮에는 전세계에서 우르르 몰려든 관광객들이 북적이지만 해가 지고나니, 근처 시설이라곤 칼바람 씽씽부는 주차장뿐인 안내소는 철 지난 관광지마냥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식당도 건물안에 있는 것만 이용가능하고, 물론 위락시설따위 객실 내 작은 브라운관 티비뿐이다. 식당은 커다란 연회식당같은 분위기지만 우려했던것보다는 음식맛이 좋아 식구들 모두 좋은 만족할만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나 아빠가 시키신 캐나다 쇠고기 요리가... ^^ 복층으로 된 객실은 깔끔하게 정돈되 있고, 청소도 잘 되있는 편이고, 무엇보다 빨간색 침대커버가 밋밋한 객실을 조금은 화..
봄이면 겨우내 얼어터진 땅을 돋구고, 계분을 뿌려 기운을 주고, 씨앗을 뿌리고, 귀찮은 분갈이를 하는 엄마의 성화에참 많이도 화분을 들었다놨다, 흙을 팠다 골랐다... 그때는 이 세상 귀찮은 일 중의 하나였는데이제는 봄이 오니 나 혼자서도무언가를 일구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볕을 쐬이고이제나 저제나 새싹이 나올까매일 퇴근하면 쪼그리고 앉아 새싹 나올 기미조차 없는 작은 흙봉지 안을 들여다본다. 작은 새순 하나 보기위해... 얼마를 기다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