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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친구를 만나러 처음 샌프란시스코에 왔을 때, 선배가 차로 이 집들 앞을 지나가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일 비싼 집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무채색 페인트에, 화려한듯 하지만 기품있어 보이는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한 채도 아니고 여러채가 줄줄이 늘어선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집들을 보러 오는 것도 신기했지만, 저렇게 주구장창 사람들이 집 밖에 앉아 우리 집을 쳐다보며 사진찍고 하는것도 성가신 일이겠구나 싶었다. 정문으로 향한 저 창들을 가리고 있는 커텐이 걷혀지는 때가 있을까.... 언니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후 다시 찾았을 때의 느낌은 또 달랐다. 조카를 등에 매고ㅡ 노을 지는 저녁, 공원을 산책하며 언니의 퇴근을 기다릴 때는 관광지가 아닌 따뜻한 노란 등불이 창문마다 새어나오는 익숙한 동네 ..

조지아 오키프가 그림그리며 거의 평생을 살았던 산타페, 나에겐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부인으로 먼저 알게된 화가. 다녀온 지 이십년이 넘었어도, 아직도 눈에 선한 황토빛 세상과 살짝 건조한 공기, 인디언의 숨결이 안 닿은 곳이 없는듯하게 느껴지던 도시 구석구석,,, 유난히 하얗던 달과 이 세상 색이 아닌듯했던 형형색색의 노을 빛.... 무심히 던져진 마른 꽃다발 마저 예술적으로 보인던 곳, 자연이 빚고 사람이 빌려 사는 듯한 마을들... 수줍어 보이지만 눈빛만은 강렬했던 사람들... 언젠가 여기 다시와서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느꼈던 말랑말랑했던 내 각오도... 여전히 ing....
Cerritos Heritage Park 해가 질때까지 오리와 남생이를 바라보며 아이는 행복해 했다. 말은 안 통해도 무리에 섞여 신나게 놀다가 해가 지니 집에 가야한다고 하자모래 묻은 손을 툭툭 털고 일어나 그 보드랍고 말랑한 작은 손으로 내 투박한 손을 잡아 끌더니 엄마, 해가 집, 가? 아직은 문장구사가 안되던 그 해 여름. 우리 뒤를 쫓아 집으로 돌아가던 해의 발자욱.
Los Alamos - Alamo Motel 1 night 엘에이에서 피스모까지 올라가는 길에, 잠깐 길에서 벗어서 로스 알라모스에 들러 가기로 했다. 기존에 가 봤던 길이 아닌 곳을 고르고싶었고, 산타 바바라의 호텔 값이 비싸기도 했고, 생소한 로스 알라모스 라는 지명 이름도 마음에 들었다. 보통 구글엔 뉴멕시코의 로스 알라모스가 나오지만, 잘 찾아보면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로스 알라모스가 나온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찾아간 마을은 아니지만 모텔 앞의 커다란 나무에 걸린 그네는 마음에 쏙 들었다. 앉아있기엔 엉덩이가 무척이나 베기지만햇살이 점점 짧아지는 걸 보며 잠시 걸터 앉아 있기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오래된 나무의 냄새도, 길 가의 먼지 냄새도, 슬슬 저녁시간을 맞이하는 작은 마을의 음식 냄새..
처음 이 그림을 봤을때(사진이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이힐 굽에 달린 보석들이 그녀가 흘린 눈물같아 한참을 서있었다. 디올 딱지가 박힌 배경따위는 중요치 않았고, 흙이 묻고 빗물이 흘러내리는 채로, 까만 자동차오일(내 추측으로)이 뒤꿈치에 묻을 줄도 모르고, 그녀는 얼마나 길을 내달렸을지가 궁금했다. 무엇이 그녀를, 가장 빛나는 자리에 있어야할 구두를 신고 저리 아픈 마음으로 위태롭게 서 있게 만든것일까. 큰 방울 하나, 똑 떨어져 그녀의 심장을 적시고작은 방울 하나, 뚝 떨어져 그녀의 손등을 흐르고또 큰 방울 하나, 똑 떨어져 그녀의 구두코에 맺히고또 작은 방울 하나, 뚝 떨어져 뿌옇던 그녀의 시야를 트이게 만든다. 아무 일 없이, 오늘은 괜히 울고 싶어지는 밤이다. 문득, 지금은 딱히 울만..
팜스프링스에 도착하자 마자 와이파이가 되는 곳을 찾다가 만난 미술관. 산(이라고 하기엔 좀 낮지만) 아래 오도카니 자리한 미술관은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거인마냥 자리해있었다. 일단은 카페에 들어가 안내책자와 인터넷을 뒤지며 팜스프링스 시내에 대한 정보를 재빠르게 머릿속에 집어넣고 나오면서 전시중인 프로그램을 보니, 하이힐에 관한 전시가 있어 눈여겨 보았다가 다음날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들렀다. 하이힐을 신고싶지만, 선척적 어려움 ( 발볼에 살이 없어 구두류를 신으면 모든 체중을 엄지발가락이 받아 늘 발톱이 깨지고 유난히 발이 아팠는데, 그게 볼살이 없어서 더 심하다는 걸 얼마전에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발볼로 일단 중심?을 잡아주니 발꼬락에 힘을 주고 걷지 않더구만.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