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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지난 주말, 아빠가 삼형제를 불러 모으셨다. 사위와 며느리도 있었지만, 아빠의 입장에선 본인의 원래 가족(엄마 아빠 우리 셋)만 들어야 하는 얘기라고 생각하셨는지 우리만 자리에 앉으라 하셨고, 어렵게, 그 동안 생각하시고 계셨을 본인이 무로 돌아간 후의 일을 말씀하셨다... 미리 하는 유언이랄수도 있고, 아빠의 바램이랄수도 있었다. 점점 쇠약해져 가시는 아빠를 보며, 언젠가 아빠와 헤어질 시간이 올 거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아빠가 생전 유언을 하시는 걸 듣고 있으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빠의 제일 큰 걱정은 아빠가 남기는 이 집을 1/3로 똑같이 나눠 갖는 것이었다. 누구누구 집처럼 어른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재산 싸움나서 서로 보지도 않고 산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셔서 그런지 - 아빠는 재차 이견..

간송미술관 문화재로 만든 디지털 전시라고 해서 아이와 같이 가보았다. 얼리버드 티켓 구매해놓았다가 학원 끝나자마자 동대문으로 출동. 빙 둘러진 나선형 길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며 기하학적 패턴이 그려져 있어 사진도 찍어보고 ㅡ 아이들은 그저 넓은 공간 뛰어 올라가는 게 좋은지 신이나게 앞질러 간다. 요즘 무수히 많은 디지털 미디어 전시가 많은데 어디는 좀 내용이 부실하고 어디는 좀 돈이 아깝고 그랬는데 ㅡ 간송 전시는 꽤 알차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신윤복 화백의 그림에 빠져들고 김정희의 추사체에 꽤 강한 인상을 받은 듯 했다. 서로 찍어주고 놀고 하느라 디테일한건 잘 안 보는것 같아 아쉬웠지만 ㅡ 언제고 교과서에서 훈민정음 혜레본이나 미인도가 나왔을때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뒷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던 아이가 어! 토끼가 있네! 하길래 어디어디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ㅡ 구름속에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서 프린트해달라고 해서 저녁에 한 장 뽑아줬더니 하늘 토끼를 멋지게 그려줬다! 그 후 구름그리기 놀이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리기가 됬다. 특이한 구름을 볼 때마다 나도 자꾸 사진을 찍어두게 되고 ㅡ 아이는 구름위에 또 다른 세상을 그려놓았다. 경계없는 상상력이 부디 오래 가기를 ㅡ 어렸을때 나는 어땠던가 생각해보니 ㅡ나도 학교에서 돌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역할놀이하며 보냈던거 같다. 마당에서는 흙놀이하며 농사짓는 놀이를 하고 ㅡ 마루에서는 섬에서 엄마랑 둘이 힘들게 사는 섬소녀놀이를 했고 ㅡ 엄마 장롱을 뒤져 카메라가 나오면 탈렌트 놀이를 ㅡ 멋드러진 가죽 가방을..

오랫만의 저녁 나들이 ㅡ 술집 순례 아이를 맡길 수 없어 작은 손을 잡고 술집가는 죄책감에 ㅋㅋㅋ ㅡ 예전 스튜디오 다닐때 뻠질나게 드나들던 가로수길이 참 많이도 변했다…. 내가 알고 있눈 건 태공 치킨뿐 ㅡ :-) 나의 30때를 보낸 환락가네서 따님과 같이 육회에 맥주마시는 기쁨이라니 ……

미리 얼리버드로 예매해 두었던 우에다 쇼지의 전시. 모래언덕에 배치된 사람들의 구도가 1950년대 센스같지 않다. 예정된 듯한 하지만 우연인듯한 구도들이 재밌다. 사막에서 찍은 거라 사진 아래 모래 박스를 해 둔건 알겠는게 ㅡ 만지지도 못하게 할거면 차라리 모래 위에 등신대로 만든 모델들 사진들을 세워놓고 관람객들이 그 작품 안에 들어가 사진 찍히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 모래 박스 위에 프레임이라니 ㅡ 몇 가지 아쉬움은 차치하고 ㅡ 오랫만에 버닝 닷징 엄청 된 흑백 사진들 보고 있자니 ㅡ 다락에 잠자고 있는 흑백인화기 생각이 간절하다. 흑백 사진만 봐도 떠오르는 스탑배쓰와 픽서의 냄새 ㅡ :-) 오랫만의 남산 나들이에 ㅡ 명동교자 가서 칼국수에 마늘 김치 먹고 대차게 체 한날 ㅡ 사진집과 같이 산 색..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유치원에 접촉자가 나오면 반 전체가 등원을 안했었다. 집 뒤에 있는 무궁화 동산에서 놀다가 사랑채 앞 광장까지 가서 킥보드도 타고, 술래잡기도 하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사랑채는 운영을 했다 안했다 하다가 결국 한동안 문을 닫았었고, 오랫만에 새로 단장했단 소식에 기회만 보다가 오늘 출동… 지나가는 길에 운좋게 주차자리가 나서 잽싸게 세우고 ㅡ 옛날처럼 무궁화동산에 들러 철봉 한 번 하고, 사랑채로 건너닸다. 청와대 경비원도 일인시위하던 단골 아저씨도 안 보이니 어색하다. 일층에선 청와이웃이라 해서 서촌 일대 핫 스팟 도장찍는 행사도 있고, 패스권을 가져가면 협력업체에선 할인도 해준다. 서촌의 카페, 서점 등 할인 행사중 ! 도장은 나중에 또 받으면 되니 패스하고 ㅡ 이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