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진 (384)
Antic Nomad

뒷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던 아이가 어! 토끼가 있네! 하길래 어디어디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ㅡ 구름속에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서 프린트해달라고 해서 저녁에 한 장 뽑아줬더니 하늘 토끼를 멋지게 그려줬다! 그 후 구름그리기 놀이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리기가 됬다. 특이한 구름을 볼 때마다 나도 자꾸 사진을 찍어두게 되고 ㅡ 아이는 구름위에 또 다른 세상을 그려놓았다. 경계없는 상상력이 부디 오래 가기를 ㅡ 어렸을때 나는 어땠던가 생각해보니 ㅡ나도 학교에서 돌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역할놀이하며 보냈던거 같다. 마당에서는 흙놀이하며 농사짓는 놀이를 하고 ㅡ 마루에서는 섬에서 엄마랑 둘이 힘들게 사는 섬소녀놀이를 했고 ㅡ 엄마 장롱을 뒤져 카메라가 나오면 탈렌트 놀이를 ㅡ 멋드러진 가죽 가방을..

1.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2.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3.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4. 내가 1년 후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지금처럼 계속 살고 싶은가? 아마도 소설같은 느낌의 자기발전책 같긴 하지만 ㅡ 모든 질문에 내 대답도 명쾌하기만은 하지 않을거 같지만 조용히 앉아 이런 저런 질물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 게 너무 오래전 인것 같긴 하다… 예전엔 나만을 위해 쓰는 시간이 넘쳐 났는데 ㅡ 요즘엔 매일 바쁘지만 정작 나만을 위해 바빤던 날은 없이 ㅡ 남 일로 바쁜게 대부분이었다…아 ㅡ 이래서 사람들이 명상을 하는구나 싶다…

예전에 ㅡ 평창에서 열린 대관령음악제 촬영 차 2주동안 알펜시아에 머문 적이 있었다. 주말엔 클래식 공연이 열리고 주중엔 주니어 뮤지션들 대상의 클래스(?)가 열리기도 했는데, 연주자들이 헉생들의 연주를 듣고 코멘트도 해주고 연주 태도부터 개개인의 불필요한 습관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었었다. 그렇게 2주를 서늘한 공간에서 직관으로 듣는 악기의 맑고 굵고 가늘고 혹은 새된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낸 기억은 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얼마전 아이 학교의 학생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어 다녀왔는데 ㅡ 고학년 친구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깜짝놀랐다. 반면 저 레슨을 위해 엄마들의 라이딩이 참으로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 :-) 피아노 하나는 끝까지 배웠으면 좋았을텐데 ㅡ 크고나니 악기 하나 못 다룬..

오랫만의 가을 여행이었다. 봄에 사 둔 용평리조트 티켓의 마감 시한이 다 되어 ㅡ 일정 중간 급하게 다녀오느라 날도 궂은 날 가고ㅡ 비 구경만 신나게 하고 온 여행이었지만 ㅡ 오랫만의 나들이에 신이 났다. 포천에 촬영이 있어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국도를 타고 구비구비 단풍구경 비구경을 하며 동쪽으로 향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근처 구경이라도 하고 갈까 하던 참에 표지판에 월정사가 나왔고 ㅡ 아마 어렸을 때 가족들과 피서왔을 때 들렀던 곳이었던것 같다. 마침 월정사 내에서 행사가 있어 주차전쟁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럭키비키하게)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절 내에 들어가볼 수 있었다. 마침 아트 전시회도 열리고 있어 작품도 구경하고 ㅡ 석상에 백원 동전 하나 올려놓고 기도도 했다. 경내에 사람이 많아 오래 있..

미리 얼리버드로 예매해 두었던 우에다 쇼지의 전시. 모래언덕에 배치된 사람들의 구도가 1950년대 센스같지 않다. 예정된 듯한 하지만 우연인듯한 구도들이 재밌다. 사막에서 찍은 거라 사진 아래 모래 박스를 해 둔건 알겠는게 ㅡ 만지지도 못하게 할거면 차라리 모래 위에 등신대로 만든 모델들 사진들을 세워놓고 관람객들이 그 작품 안에 들어가 사진 찍히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 모래 박스 위에 프레임이라니 ㅡ 몇 가지 아쉬움은 차치하고 ㅡ 오랫만에 버닝 닷징 엄청 된 흑백 사진들 보고 있자니 ㅡ 다락에 잠자고 있는 흑백인화기 생각이 간절하다. 흑백 사진만 봐도 떠오르는 스탑배쓰와 픽서의 냄새 ㅡ :-) 오랫만의 남산 나들이에 ㅡ 명동교자 가서 칼국수에 마늘 김치 먹고 대차게 체 한날 ㅡ 사진집과 같이 산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