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한걸음

Da:isy ::: 일상 2013. 7. 18. 21:17 |




어깨 죽지에 살짝 무언가가 올라가 있다. 

어찌보면 긴 머리카락 같아 보이고, 어찌보면 옷의 무늬같기도 한,,, 길다란 실타래 한 줄. 

옷의 어디에서 빠져나온 실밥일까... 

저게 어쩌다가 어깨 까지 올라온 걸까... 

가만히 너의 어깨에 올라간 실밥을 하나 떼고.. 

어깨를 밀어... 너의 한 발자욱을 도와주는 일... 

그 작은 손짓으로도 ... 행복해지는 날.

드디어 비가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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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 룸룸

Da:isy ::: 일상 2013. 6. 25. 23:28 |




날이 더워지니... 

점점 찾게 되는 이 악마의 음료...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못 마시겠고, 

아침에 한 잔만 마시려고 노력은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커피를 마시게 되니 노력은 늘 노력에 그친다. 

그렇다고 다른 메뉴를 고르려고 하니, 차 종류는 마시고 나면 입안이 말라 잘 안마시게 되고- 

비싼 돈 주고 과일쥬스는 못 먹겠고... 

결국 또 그렇게 난 라떼를 시킨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기다리는 아이스커피 컵... 

왠지 기고만장한 느낌의 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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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Da:isy ::: 일상 2013. 6. 8. 15:17 |

2년만에 돌아오는 조카를 위해 ... 인형의 집 단장. 

예전에 빅토리안 하우스 조립을 사둔걸 버리자니 아깝고 사실 인형의 집으로 나온게 아니라 인형을 넣고 놀기엔 힘들지만, 

마지막으로 가지고 놀라고 장식해줬다. 

예전에 나의 인형의 집은 종합선물세트 네모난 박스에 마분지 오려 침대 만들고, 호일로 거울만들어 붙이고, 색종이로 카페트 까는게 전부였는데... 

그래도 그 때 참 열심히 만들어 놀았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나도 제대로 된.. 옆으로 쫙 벌어지는 그런 이층짜리 인형의 집 가지고 싶다. ㅜㅠ 

굴뚝도 있고, 샹들리에도 달려있는... 부엌에는 진짜 구리빛 냄비가 좍 걸려있는... 

아리에띠가 선물받은 인형의 집처럼 멋진 놈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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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만 느껴졌던 2주간의 여름이...

내게는 여름이라고 불릴만했던 14일간의 낭만주간이었다... 

묵직한 첼로 소리들으며 가을 맞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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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굉장히 멀리 온 것 같다.

둘이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애절한 기분이 들었다. 애절하다는 건, 울고 싶은 기분이랑 조금 비슷하다.

지금 기분이 퍽 좋아서, 이 기분이 언젠가 끝나버리는 것이 슬픈 건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니까 나는 그 기분을 애절하다고 해봤다. "

 

 

 

아침부터 아빠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나와 집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다행히 잡혀있는 약속이있어 괜히 길거리에서 방황을 하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려나.

안그래도 무거운 마음에 돌 하나가 들어 앉아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버린 기분이다.

짧은 바지에 조금 헤진 스니커즈, 아무데나 구겨 넣을 수 있는 후드 티 하나... 이대로 애절한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수요일.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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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 맞은편 건물 외벽에 다 헤진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었는데, 흡사 그 이미지가 뭔가 소 머리 같기도 하고, 뭔가 야채 같기도 해 엄마랑 둘이 아침을 먹고 호기심에 건물 구경에 나섰다. 역시나 엄마의 추측대로 그 곳은 시장이었다.  재래시장이 건물 층층이 모여 있는 광경이랄까...  1층은 윩류, 어류 2층은 과일, 채소 등 3층은 푸드코트로 이루어진 묘한 빌딩형 재래시장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열심히 흥정을 하며 야채를 고르고, 말린 버섯을 한 움큼 무게를 달고, 소 내장을 사가고(소 내장을 리얼하게 걸어놓았다. 혀, 식도, 꼬리, 등등), 생선 머리를 내리치고, 심지어 일층 구석엔 생 닭을 무게 달아 팔고, 그 자리에서 즉석 가공을 해주었다. -0-;; 

대륙의 야채는 크고 실했고, 반도의 쇠고기는 붉고 탱탱해 보였다. ㅎㅎㅎㅎ. 

맛있어 보이는 체리 한 상자와 잘 말려진 해삼 한 봉지를 사가지고 오신 엄마는 기분이 좋아보였고-  관광지가 아닌 실제 생활모습을 날것으로 보는 것 같아 나 또한 신나고 재밌는 시장 구경이었다. 


어느 곳엘 가든 동네 슈퍼나 시장에 제일 먼저 가곤 했는데, 역시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로컬 사람들이 뭘 어떻게 해서 먹고 뭘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면 왠지 좀 더 친근함에 여행이 한결 부드러워지는것 같은 기분이다. 

뭐,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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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홍콩은... 친구와 함께가 아닌, 가족과 함께였다.

나이 지긋한 부모님과 함께 하자니 조금은 깨끗하고, 조식도 나오고, 역과도 가깝고, 시내와도 가까워야 하는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호텔. 코스모 호텔...

가격 대비 훌륭한 부띠끄 호텔... 몽콕에 하나 있고 성완쪽에 하나 있는데, 시내와 가까운 곳으로 해야해서 이곳으로 결정했다.

4월에 미리 예약을 해서 조금은 저렴하게 예약을 했던 곳인데, 방이 조금 작고 옆방이나 복도의 소음이 제대로 차단이 안되는 흠만 빼면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조식을 먹는 2층 레스토랑도 있을 건 다 있는 알차고 깨끗한 곳이었는데, 아빠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셨는지 아침도 많이 드시고, 하루 종일 잘 걸어다니시며 관광하셨다. 스프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음식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좋다.

로비만 프리 와이파이가 되서 저녁마다 로비로 왔다갔다 해야했지만 뭐, 그정도 수고야 ...

작년에 묵었던 팬* 호텔에 비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곳... ^^  종합 관광객들 호텔과는 물론 비교할 수 없겠지만...

오랫만에 첨밀밀을 보며 포스팅을 하고 있자니...  사뭇 남다른 기분이 든다...

 

http://www.cosmomongkok.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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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골목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울 안의 옛 동네, 부암동

 

 

 

어느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게 되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진 동네가 있다. 한적하고 약간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느낌마저 드는 개발이 덜 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 동네, 하지만 근처 사는 주민으로서 이 북적거림이 사실은 조금 반갑지 않지만 나 역시 그 인파에 묻혀 골목길을 헤매는 곳, 바로 종로구 부암동이다. 작고 아담한 소품가게, 소박한 맛이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푸짐한 떡시루에 얹혀진 떡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집, 유럽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작은 인테리어 가게, 따로 선전도 안 하고, 작품수도 많지 않은 두 평짜리 갤러리 등 개발이 더디기만 하던 이 동네에 요즘 부쩍 70-80년대 옛 추억을 다시 되짚으며 서울의 옛모습을 찾고자 하는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미친 듯이 발전을 위해 달려갈 때는 언제고 또 이제는 옛 생각에 추억거리 찾아 또 달려드는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가장 돌아가고 싶어하고 그리워하는 10대 때의 순수함에 대한 아련함 때문인지, 정신 없이 미래를 향해 앞질러 가려 노력하는 30대를 지나서는 모두들 어깨에 힘을 빼고 계산 없이, 이해관계 없이 사람과 부대끼며 살던 그 때를 다시 회상하게 되는 것 같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그 많은 거대한 산들 중에서도, 청와대 뒤로 병풍 치듯 자리 잡은 북악산 속에 60-70년대 서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바로 이 곳 백사실 계곡이다. 보통은 부암동쪽에서 오르거나, 세검정 쪽에서 오르지만 오늘은 서울예고 안쪽에 자리한 산길로 오르기로 했다. 다른 두 곳의 길에 비해 약간의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야 하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고 등산을 좋아하지 나도 가끔 한 번, 이 정도면 가 볼만 하지 라는 기분으로 갈 수 있는 곳이다.

학교 안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오는 냇물 위 돌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이 땅을 학교에 헌사한 사람의 기념비가 보인다. 그 기념비를 지나쳐 작은 샛길로 발을 디디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머신에 올라탄 셈이다.

왼쪽으로 나 있는 잡목림 무성한 계곡에는 비가 오지 않아 그런지 작은 웅덩이 몇 개 빼고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몇 일 내 비가 오지 않으면 다 말라버리는 게 아닐까 괜히 걱정도 된다.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아 무성하게 가지를 드리운 나뭇가지들이 길의 절반을 뒤덮고 있어 앞으로 나아가며 가끔 잔가지들을 손으로 훝으며 지나야 했다. 내가 내쉬는 숨소리와 귓가에서 윙윙거리는 산모기 소리, 그리고 가끔 우짖는 새소리 말고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걷는 모양새를 생각하게 되고, 호흡에 집중하게 됐다.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 둘, 후욱- 하나 둘, 후욱- 그렇게 호흡을 유지하며 돌부리에 채이지 않게 가끔 발끝을 쳐다보며 걸었다.

 

 

 

 

70년대 서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현대 유적지

 

쓰러져 썩어버린 나무 그루터기가 그대로 작은 디딤돌처럼 계단을 이루고, 양 옆으로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그 향기에 머리가 지끈하다. 잔뜩 약이 오른 것처럼 빨갛게 익은 산딸기도 한움큼 따서 입에 털어넣었다. 단맛은 고사하고 그 시고 떫은 맛에 목만 아프게 기침을 해댔다. 한참을 오르니 이제는 돌담과 축대만 남아있는 집터가 여럿 눈에 띈다. 김신조가 내려오기 전까지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집이다. 김신조사건(1968년 1월 21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정찰국 소속의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세검정고개까지 침투한 사건으로 유일하게 생포되었던 김신조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사건이라 칭한다) 이후 이 곳은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 되었고 이 계곡 옆에 살던 사람들 또한 이사를 가야했다고 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작은 갈래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 약 10분 정도 올라가면 산등성이에 다다르게 되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면 된다. 중간중간 샛길이 많아 헤매기 쉽지만 어느 길을 택하든 백사실 계곡으로 향하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중간 약수터에서 졸졸 감질나게 흐르는 약수를 바가지 한 가득 담아서 꿀떡 꿀떡 쉬지 않고 마셨다. 때이른 폭염에 숨이 턱까지 차고 얼굴은 이미 홍옥처럼 물들었고, 이마엔 땀이 번들번들했다. , 그대로는 못 가겠다 싶어 옆에 있는 벤치에 털석 주저앉았다. 날을 잘못 골랐나, 그냥 집에서 시원한 아이스 티 한잔 마시며 늘어지게 텔레비전이나 볼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잠깐 들었지만, 산등성을 넘어버린 지금,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아 내가 잠깐 미쳤었나봐- 하는 생각을 하며 벤치에 누워 헉헉 숨을 고르고 있자니 울창한 나뭇길 사이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는 수밖에 없구나생각을 하며 다시 일어나 좁은 산길 내리막을 한달음에 달려 내려갔다.

 

백사 이항복의 싯귀가 물 따라 구비구비 흐르는 풍류 계곡

 

 

 

 좁은 산길이 끝이 나나 싶을 때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며 넓은 집터와 연못터, 작은 계곡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곳이 바로 1800년대 조성되었던 별서(농장이나 들이 있는 부근에 한적하게 따로 지은 집. 별장과 비슷하나 농사를 짓는다는 점이 다르다) 유적지, 백석동천이다.
 이항복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우리에겐 오성과 한음 일화로 더 유명하다. 울창한 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산세에 폭 쌓여있는 형세를 하고 있는 이 곳에 이항복이 기거하던 건물터연못터 등이 남아 있는데, 비가 내리지 않아 그런지 연못 한가운데 약간의 물 웅덩이만 고여있고 바짝 말라있다. 예전에는 계곡 위쪽까지 물길 밟으며 위쪽으로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도롱뇽 산란기라 그런지 보호막 줄이 쳐져 있어 올라 갈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쓰러지기 직전의 댓돌에 양반다리를 하고 주저 앉았다. 앞쪽에는 연못터, 뒤로는 별서 터, 그리고 하늘위로는 푸른 천장이 나를 감싼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이 않아 이대로 정좌하고 수련에 들어가도 될 정도로 조용했다. 생각난 김에 허리를 쭉 펴고 앉아 눈을 감고 잠시 명상을 해봤지만, 익숙하지 않은 터라 10분을 못 참고 눈을 뜨고 말았다. ‘풍류를 즐기고 자기 수양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구만.’ 혼자 끌탕을 하며 주변을 돌아보며 날씨 좋은 날, 이 정자에 앉아 수면 위를 날아다니는 소금쟁이와 연못의 융단이 되어 준 맑은 구름을 보며 <백사집>을 지었을 이항복을 생각하니 그 여유와 그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그의 마음가짐에 샘이 난다.

 

 

 

 처음 이 곳을 올랐을 때는 셋이었다. 엄마와 이제 막 새 식구가 된 올케와 함께 좁을 길을 올라올 때 내 입은 한치나 나와있었다. 이른 아침, 따뜻한 이부자리에서 끌려 나와 두 사람 뒤를 따르며 산을 올라야 했으니, 덜 깬 머리와 부은 눈에 이 파라다이스가 제대로 보일 리 없었다. 그때도 중간에 들러 약수를 마시고, 아무 길을 하나 잡아 내려와 이 계곡까지 왔었다. 그리고 엄마가 올케에게 이 터의 역사와 그 옛 주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고, 올케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연방 , 그렇군요, 우와, 신기하다라고 외치고 있었다. 왜 어렵지 않겠는가, 시어머니인데.  참으로 멀고도 가까운 사람이겠지혼잣말을 하며 댓돌에 앉아있는데 올케가 옆으로 앉으며 집에서부터 가지고 온 사과 한쪽을 꺼내 건낸다. ‘언니, 아니 형님, 다음 주에 여기 또 와요. 새벽에 일찍 오니까 그래도 너무 좋은데요. 운동도 되고 매일 유치원 애들하고 씨름하다가 조용한데 있으니까 살 거 같아요. 동네에 이런 곳이 있으니까 꼭 아지트 같은데요.’ 아직은 어색한 호칭으로 잘도 부른다 싶었다. 엄마가 옆에서 가져온 주머니 칼로 사과를 깍아 본인은 드시질 않고 우리에게만 자꾸 자꾸 건네주셨다. 별 다른 말은 없었지만 셋이 나란히 앉아 숲 속에서 사과 한 쪽씩 베어 물고 있는 게 뭔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서로 할 말은 많았고 아직 서로 어색한 부분이 많았지만 각자 사과만 오물거리며 엄마는 근처 풀들을, 나는 하늘을, 올케는 앞 쪽 개울만 바라보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산에 오르는 일은 안하고 싶다고 맞장구를 치며 딴 짓을 했지만 속으로는 새로운 일상이 하나 추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라고 생각을 했다. ‘뭘 맨날와, 그냥 계절 바뀔 때 가끔 오는 게 좋지하며 엄마가 침묵을 깨고 일어나셨지만, 엄마도 누군가와 함께 하는 아침 산책이 좋으셨는지 그날따라 유난히 눈가의 주름이 돋보였다.

 물론 그 후에 이런 저런 이유로 매주 오기는 힘들었지만, 가끔 이렇게 일이 밀리고, 하기는 싫고, 무언가에 떠밀려 시간만 자꾸 가는 것 같을 때 종종 찾는 비밀의 계곡이 됐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건 내 작은 이기심일까. 앉아 있으니 살짝 피곤하다. 이제 충전했으니 집에 가서 평범한 일상에 다시금 스스로를 던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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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하게 남아있는 도시 끝 자락의 강둑길

 

 

상일동까지는 꽤 멀었다. 성내동에서 시원한 오징어물회냉면을 먹고 나서 부른 배를 잡고 예전에 가 본 적이 있던 상일동 강둑을 걸어볼 셈으로 상일동역으로 갔더니 이미 잡풀 무성하던 그 곳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고, 주변 공사가 한창이라 강둑 또한 새로 단장하느라 물은 말라있고, 재정비 공사로 흙먼지만 자욱했다.

큰맘 먹고 왔는데 이미 여기까지 도시영역이 넓어졌구나 싶어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모처럼 온 김에 좀 더 내려가 보기로 했다미사리 조정 경기장까지 가볼까 하다가 좀 한적한 곳에서 걸어볼까 해서 조정 경기장 못 미쳐 시작되는 미사동 강둑 길로 갔다. 미사IC 바로 밑나무고아공원옆에서 산책길이 시작된다. 약간 높게 조성된 강둑 길은 그리 넓진 않았지만 바로 옆으로 훤하게 트인 한강 바라보기가 썩 괜찮다. 잘 놓여진 푹신한 산책길, 꽤나 신경 쓴 흔적이 있는 한강고수부지 산책길보다는 다소 거칠고 뭉툭한 느낌이 드는 길이지만, 시골 저수지의 흙 냄새 나는 강둑길이 생각나고 사람이 많지 않아 일단 조용하다. 강둑 한 단 아래로는 따로 자전거길이 나 있었는데 서울에서 강변 따라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산책길이 시작하는 곳에 있는 나무고아공원은 2000년부터 공사와 철거로 인해 오갈 곳 없어진 버려지는 나무와 성장이 더디고 병든 가로수들을 옮겨와 집중 관리하고 있는 공원이다. 공사 때문에 뽑힌 나무들은 버려지나 했는데 이런 곳에서 다른 보금자리를 찾을 때까지 휴식중이라고 하니 왠지 마음이 놓인다. 큰 나무도 있고, 지지대에 받쳐져 있는 아직은 어린 나무들도 꽤 눈에 띈다.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찰나의 순간

 

강둑 길 따라 걷기 시작하는데, 입구에 막아놓은 바리케이트에 적힌 문구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애완동물, 자전거 금지’ – ? 히힝하며 우는 말이라는 건가 싶어 다시 봤지만 역시나 말이었다. 하긴 불룩 솟아 있는 둑길에서 말을 타고 한강변을 달린다면 정말 좋겠지만 여기까지 말을 끌고 올 수 없을 텐데 왜 말 금지라고 적어놓았는지 그 의도가 궁금해졌다.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다가 슬슬 청평댐쪽으로 가다보니, 아래쪽 자전거길로 싱싱 내달리며 내 앞을 미리 가로질러 가는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잠시 고민을 하다 다시 돌아가 차 안에서 자전거를 꺼내왔다. 그리고 이번엔 산책길 아래쪽 자전거길로 들어섰다. 가끔 퇴근 후에 고수부지에서 탈 때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중간에 잠깐 쉬려고 해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는데 여기는 조금 한갓지게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입 속으로 자꾸 날아 들어오는 자그마한 날벌레들이 거슬렸지만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 따라 바람 타고 달리니 저절로 아! ! ! 소리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처음엔 그저 두 발을 굴리는 게 신이 났고, 다음에는 멋진 경치가 나오면 멈춰서서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즐거웠고, 마지막엔 아무 생각 없이, 하나 둘 하나 둘- 오로지 두 발을 돌려 달리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 행복했다. 처음엔 이리저리 고개 돌려 바라보느라 바빴는데, 어느샌가 앞만 보며 바람따라 달리며 두 발끝에 힘을 줬다 뺐다 하는 걸 느끼며 발을 구르고 있었다. 누구는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가끔은 멈춰서서 주변을 보며 쉬었다 가야 한다고 했지만 잡생각이 너무 많았던 나에겐 이렇게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게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내 앞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잡으려고 애를 쓰다가는 금방 지쳐 길 옆에 나 있는 풀들과 자전거 도로의 동선에 대해 혼자 훈수를 두고, 그러다가 결국엔 목적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리게 됐다. 마라톤이나 달리기나 혼자 스스로를 이겨내는 경기라고 했던가, 자전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따로 할말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자전거에 올라타 자기 페이스대로 달려나가면 된다. 좀 앞서 나가도, 좀 뒤쳐져 가도 그 과정을 어떻게 통과해 결승점에 도달했는지가 중요한거다. 아니, 꼭 결승점을 정해놓을 필요도 없다. 목적이 없으면 어떤가,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다다르면 그리고 그 곳에 쉬어가기로 했다면 거기가 결승점이 될 테고, 또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한다면 그 곳이 또 다른 시작점과 분기점이 되 버리고 말텐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결승점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다. 터닝포인트를 제 시간에 지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전거 페달을 쉬지 않고 계속 돌리는 게 중요하다. 자전거는 내가 몸을 움직여야 나를 데려가니까, 얼마나 부지런히 쉬지 않고 꾸준히 페달을 돌려 가는냐가 중요하다.   뻔한 얘기겠지만, 손과 발을 직접 사용해 움직이는 것만큼 사람에게 좋은 운동은 없다.

몸을 움직여 스스로 나아가는 것, 내 의지로 굳건히 앞서 가는 것, 그 뒤에 따르는 달콤한 보상을 그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주는 로또나 다름없다. 

 

 

너무 한참을 그렇게 달렸을까- 어느 새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훌쩍 지나 저 멀리 팔당대교가 보인다. 무아지경으로 달려올 때는 시원한 강바람과 뜨겁게 달아오르는 무릎 근육만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살짝 한숨이 나온다. 강 건너 아파트는 장벽처럼 우뚝 서있기만 했고, 그 아래 한강은 그대로 멈춘 듯이 조용하다. 잠깐 넋 놓고 다시 돌아가야 할 거리를 가늠하고 있는데 쌩쌩 귀를 스치며 몇 대의 자전거가 금새 나를 추월해 간다. 고수부지와는 달리 이 쪽은 혼자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줄 지어 싸이클처럼 씽씽 앞으로 앞으로 달려나간다. 지나는 그들의 표정을 보니, 자신과의 레이스에 푹 빠져 무아지경 상태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훅훅- 숨을 내쉬며 지나간다.

이곳은 세발 자전거를 타기엔 쉽지 않은 곳이다. 터프하다고나 할까. 한강으로 이어지는 많은 자전거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전거만을 위한 자전거 길은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 곳 미사동 강둑길에서만은 오로지 자전거와 두 발 동력만 생각하며 탈 수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길이다.

달리다 지치면 강둑 길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가도 좋겠다. 돌아오는 길, 잠시 쉬려고 앉았다가 옆에 풍성하게 피어있는 들꽃으로 풀 반지를 만들어 손가락에 끼어봤다. 푸른 물이 살짝 스며들긴 했지만 싱싱한 풀냄새에 다시금 기운이 났다. 생각난 김에 다음 달에 결혼하는 후배에게 선물을 보내주기로 하고, 떨어져 있는 꽃 줄기 중에서 제일 잎이 많이 달린 놈으로 하나 골라 꽃 대 밑으로 손톱으로 구멍을 내고 두 개의 꽃을 엇갈리게 집어 넣어 머리에 쓰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한 명은 머리에 꽃을 꼽고, 다른 한 명은 팔찌를 만들어 우리가 바로 커다란 선물이란 문자와 함께 사진을 보냈더니 일분도 안돼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대박!’ 짧고 강한 감사인사였다.

커다란 꽃반지를 끼고 앉아 혼자 만족하며 앉아있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나타났다. 밑으로 지나다니는 자전거를 보며 왕왕짖어대며 금새라도 줄을 끊고 달려갈 기세다. 1890년대 자전거 붐이 일어날 즈음, 날쌔게 도로를 질주하는 자전거를 향해 짖어대고 달려드는 개들을 쫓으려고 무독성 암모니아를 분사하는 피스톨을 장착한 자전거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갑자기 달려드는 견공은 아무리 미리 조심하려 해도 쉽게 피하기가 어렵다.

한여름 날씨의 어느 봄날에 2시간이 넘도록 자전거를 타고 전력질주하며 땀을 흘렸더니 두 볼은 빨갛게 물들고 허리까지 아파왔지만 기분은 상쾌하고 바람은 여전히 시원했다.

 

Information : 미사동 강둑길 가는 길-지하철 5호선 상일동 역에서 내려 미사리 카페촌 방향으로 약 15-20분 걸어가면 된다. 카페촌을 통과해 산책로로 들어가도 되고 나무고아공원에서 시작해도 좋다.

카페촌을 통과해 마을로 들어서면 서울 근교인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더디게 가는 작은 동네를 만나게 된다. 좁은 골목길, 낮은 담벼락, 움푹 파인 비포장도로 그리고 빛 바랜 간판들과 매직으로 담벼락에 씌어진 주소… 천천히 느리게 걸으며 즐기기에 좋다. 중간 중간 커다란 창고와 아틀리에 건물도 보이고, 버려진 건물 옆으로 잘 가꾸어진 채소밭이 있는 것 마저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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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 디 2012.05.25 06: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민들레가 보이네요 :)
    잘지내고 계시죠? ^ ^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 더위 조심하세요 ^ ^

선배의 부탁 혹은 권유로 빙그레 사보 인터뷰를 하게 됬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인터뷰란!!!! 내가 할 땐 몰랐는데, 이거 참 오글거리는 일이구만.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가지고 만드는 요리!

바로 감자와 비트 샌드위치와 샐러드!!

 

이건 집에서도 가끔 해 먹는 요리인데,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고, 생각만큼 만들기도 번거롭지 않아 적극 추천... 하지만 감자 으깨기가 싫다면 패스.

 

디카라 그런가, 실물보다 얼굴이 좀 더 동그랗게 나왔다. ^^  그나마 아는 사람이 찍어준거라 웃을 수 있었는데... 예전에 내가 인터뷰 했던 분들한테 제발 웃으시라고, 입 실룩거리지마시라고 했던 게 조금 미안해졌다. 이게, 카메라 뒤에 있는거랑 카메라 앞에 있는거랑 참 많이 틀리구만....

 

 

 

 

 

 

 

 

 

 

 

 

* 만드는 법*

 

1. 감자와 비트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2. 껍질을 벗긴 감자를 삶은 후 볼에 넣어 소금과 후추, 바나나맛 우유를 넣어가며 잘 으깨어 준다.

3. 비트는 껍질 채 삶은 후 살짝 식힌 후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두께로 썰어준다.

4. 2장의 비트 사이에 잘 으깬 감자를 듬뿍 담는다. 기호에 따라 치즈도 살짝 껴주기.

5. 호도, 잣, 건포도 등등 집에 있는 견과류를 비닐에 넣고 곱게 빻은 후, 바나나 우유 반컵에 섞어 샐러드에 뿌려준다.

6. 불평하지 말고, 만든 건 다 먹기!!! 

 

저 사진 본 후... 최강 동안 소리도 들었다. 으후~ 이래뵈도 이제 곧 40... ^^ 

조금 더 충격적인 건.. 선배가 얼굴 살짝 넣었다고 한 코멘트..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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