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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맛집> Mykonos - 미코노스 그리스 레스토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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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맛집> Mykonos - 미코노스 그리스 레스토랑

isygogo 2013. 4. 2. 11:52

스미냑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중 나름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는 미코노스. 

겉보기엔 축 쳐진 차양으로 인해 우중충해 보이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은 아니지만 스미냑에서 하나뿐인 그리스 레스토랑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자마자 굵은 오후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고, 간간이 강풍도 몰아쳐뎄다. 

그 와중에 메뉴 주문을 끝내고 화끈거리는 얼굴과 어깨에 알로에 젤을 바르고 있는데, 까만 눈동자의 헝크러진 단발머리 자매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색색의 팔찌를 들이밀며 원달라! 라고 외치고 있었다. 

싸요. 라는 한국말도 해가며 호객행위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불쌍한 마음도 들긴 했지만, 전날 거리 상점에서 20개의 팔찌를 이미 산 후라 조용히 머리를 흔들어 거절의 표시를 했다. 불쌍한 눈으로 애원하던 아이들은 결국 우리가 안 살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지 냉큼 쌩한 표정으로 돌아가 옆 테이블 사람에게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동남아 어딜가나 볼 수 있는 이 씁쓸한 키즈 베깅 (애들 구걸이라고 하기엔 뭐하니. 그냥 이렇게 표현하겠다)은 없어질 수는 없는걸까... 

그건 그렇고... 번쩍이는 후레시 사용하여 띡.띡 찍어낸 메뉴판 음식사진들 보기엔 영. 맛이 있을까 의심스러웠는데,  툭 던지듯이 주고 간 작은 그릇안의 매시드 포테이토는 꿀맛이었다. 부드러운 버터맛에 꾸역꾸역 목이 메이도록 먹고 나니 칼라마리 샐러드가 나오고, 구운 가지 요리가 나오고, 해산물 스파게티가 나온다. 

평상시 가지를 좋아하는 입맛은 아니었는데... 아... 이렇게나 부드럽고 촉촉한 가지가 있다니!!! 

그날 이후, 집에 와서 가지요리를 많이 해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렇게 가지 전체가 폭삭~ 물러질수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찌고나서 굽는걸까? 계속 굽는걸까? 

스미냑거리엔 일식, 이탈리안, 어메리칸, 프렌치 등 각종 먹을거리가 많긴 하지만, 가끔 기름진 음식이 아닌 건강한 한 끼 먹고 싶다면 하루쯤은 나시고랭이 아닌 그리스식 밥상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