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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길게만 느껴졌던 2주간의 여름이...내게는 여름이라고 불릴만했던 14일간의 낭만주간이었다... 묵직한 첼로 소리들으며 가을 맞이 하기....
" 뭔가 굉장히 멀리 온 것 같다. 둘이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애절한 기분이 들었다. 애절하다는 건, 울고 싶은 기분이랑 조금 비슷하다. 지금 기분이 퍽 좋아서, 이 기분이 언젠가 끝나버리는 것이 슬픈 건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니까 나는 그 기분을 애절하다고 해봤다. " 아침부터 아빠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나와 집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다행히 잡혀있는 약속이있어 괜히 길거리에서 방황을 하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려나. 안그래도 무거운 마음에 돌 하나가 들어 앉아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버린 기분이다. 짧은 바지에 조금 헤진 스니커즈, 아무데나 구겨 넣을 수 있는 후드 티 하나... 이대로 애절한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수요일. 마음이 아프다.
가끔 내 삶에 대해 고민해요.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죠. 살만한 가치는 있지만 대단한 건 아니죠. 때론 이런 고민도 해요.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용기가 없기 때문인지- 꼭 어떤 일이 닥치고 나서야 책에서 읽은 것들이 생각나곤 하죠. 반대로 될 수는 없는 걸까요? 해답을 알고자 하는 건 아니에요. 단지 알 수 없는 당신께 이런 우스운 질문을 던지고 싶을 뿐. - from 'you've got mail' 오랫만에 본 영화 속 캐서린 켈리의 채팅 내용이 문득 내가 하고 싶은 얘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는 일요일 오후라 그런건 아니었다. 영화 속 독백처럼.. small but valuable life.... 아이라인 정성들여 그리고 사무실에 나와있다.
클래식 음악을... 이렇게 꾸준히 매일매일 듣는건... 4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인 것 같다. 조금씩 다른 음을 내는 악기와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연주자들을 보는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어려서 조금 더 쉽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호텔 앞 맞은편 건물 외벽에 다 헤진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었는데, 흡사 그 이미지가 뭔가 소 머리 같기도 하고, 뭔가 야채 같기도 해 엄마랑 둘이 아침을 먹고 호기심에 건물 구경에 나섰다. 역시나 엄마의 추측대로 그 곳은 시장이었다. 재래시장이 건물 층층이 모여 있는 광경이랄까... 1층은 윩류, 어류 2층은 과일, 채소 등 3층은 푸드코트로 이루어진 묘한 빌딩형 재래시장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열심히 흥정을 하며 야채를 고르고, 말린 버섯을 한 움큼 무게를 달고, 소 내장을 사가고(소 내장을 리얼하게 걸어놓았다. 혀, 식도, 꼬리, 등등), 생선 머리를 내리치고, 심지어 일층 구석엔 생 닭을 무게 달아 팔고, 그 자리에서 즉석 가공을 해주었다. -0-;; 대륙의 야채는 크고 실했고, 반도의 쇠고기는 붉..
예전엔... 배고프면 음식을 먹는게 제일 처음의 이유였는데... 요즘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솜털처럼 가벼워지기도 하고, 보기보다 맛이 없어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호르몬 탓인지.. 기분이 널뛰기 하는 요즘... 마카오에서 먹었던 이 맛있던 식당의 따뜻한 해산물 스튜가 자꾸 생각난다. 커다란 포르투갈 전통 솥(?)에 담겨 나오는... 해산물 진액 듬뿍 뽑아진 듯한 얼큰한 국물에 잘 익은 커다란 감자와 신선한 새우, 홍합, 생선살까지... 날은 덥지만 기분이 쳐질 때... 더욱 생각난다. 다른 요리도 맛있었지만, 아마 며칠간의 기름진 음식에 지칠 즈음 먹은 얼큰한 찌개같은 스튜에 식구들 모두 마음을 빼았겼던 하루... 비록 아침, 마카오로 오는 배를 놓치고 시간이 늦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