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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쓸쓸한 저녁 차가운 방, 빈 술병과 잔 속에 가물거리는 촛불이 녹아 흐물거리고창 밖 풀잎 위에 비가 내린다. 추위에 떨며, 잠시 쉬기 위해슬픈 마음으로 다시 눕는다.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오고언제까지나 되풀이 되는데 그대는 오지 않는다. 헤르만 헤세. 1988년... 팔팔 올핌픽이 올리던 해. 중학교 일학년이었던 철부지 나에게언니가 '신진서점' 에서 사온 이 책은 너무나 어려운 책이었다. 당시엔 서점에서 책을 사면 비닐로 책을 싸주었었다. 그 비닐 채 그대로, 언니 책장 안에 있다가 언니가 결혼하면서 내가 가지고 왔다. 88년 이후, 내가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기까지.. 헤르만 헤세가 누구인지 알기 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이후 그 문장 하나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http://www.cite.com.tw/product_info.php?products_id=39677 신기하고도 신기한 일대만에서 책이 나오다니... 한자 가득한 페이지가 낮설긴 하지만그래도 고맙고 뿌듯하다. 많은 사람이나의 파리를 만나 다만 얼마동안이라도달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네
미국가기 전 기내에서 읽으려고 산 책. 이라부 박사 오쿠다 히데오가 '빵' 뜨기 전 연재했던 에세이 글이라고 한다. 다 읽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역시나 재치있는 입담과 남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스포츠월드의 면면을 재미있게 얘기해놓았다. 봅슬레이 4명의 선수 중 2번째 선수는 과연 무슨 역할을 하는가. - 라는 질문에는 나 역시 쿨러닝을 재밌게 봤지만 2번째 선수가 하는 역할에 대해 뭐라 이거다! 하고 자신있게 장담할수가 없다. 그러네... 진짜.. 그 두번째 선수는 대체 뭘 한단 말인가? 라는 유쾌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이렇게 재치있게, 유머있게... 글을 잘 쓰고 싶은 소망이 있구만....
" 뭔가 굉장히 멀리 온 것 같다. 둘이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애절한 기분이 들었다. 애절하다는 건, 울고 싶은 기분이랑 조금 비슷하다. 지금 기분이 퍽 좋아서, 이 기분이 언젠가 끝나버리는 것이 슬픈 건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니까 나는 그 기분을 애절하다고 해봤다. " 아침부터 아빠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나와 집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다행히 잡혀있는 약속이있어 괜히 길거리에서 방황을 하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려나. 안그래도 무거운 마음에 돌 하나가 들어 앉아 그대로 화석처럼 굳어 버린 기분이다. 짧은 바지에 조금 헤진 스니커즈, 아무데나 구겨 넣을 수 있는 후드 티 하나... 이대로 애절한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수요일. 마음이 아프다.
사라는 내 인생에 깊이를 가져다 주었다. 서른 다섯 살에 처음으로 동지라고 부를 수 있는 이성을 만나게 된 나는 사라가 주는 나날의 흥분과 평온, 타인과 공명할 떄 생기는 '삶'의 맛에 애번 신선한 감동을 느꼈다. 한편으로 내 일에 대한 위화감은 해소되지 않은 채 계속 남아 있었고, 날이 갈수록 가슴속에 깔린 안개의 농도는 오히려 더 짙어졌다. ............................................ "지나쳐가는 나날들, 지나쳐가는 사람들." 어느 날 밤, 사라와 함께 침대에 누워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 요리도 사람들 앞을 그저 지나쳐갈 뿐이야. 그 사람들이 내가 만든 요리를 진짜로 먹었다는 실감조차 느낄 수가 없어." "나도 그래요." 뜻밖에 사라가 동조하는 말을 했다. "다양..
" ..... 나는 이미 정해져 있는 두 개의 입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나 나름대로 판단하여 나만의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진정한 지식인은 기존의 입장으로 환원되지 않는 '분류가 불가능한' 자기만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지식인은 현실 세력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어느 진영에 분명히 속한 사람들이 힘을 쓰는 현실 세계에서 대우받기가 힘들다. 그래도 나는 분류가 불가능한 독자적 지식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 "" 프로방스라는... 발음의 떨림이 미스트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라 냉큼 집어왔는데, 왠걸..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아마도 쉽게 슥슥 읽어내려가는 단순한 기행기가 아닌, 작가의 농밀한 지식과 사상,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