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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세발 자전거를 처음 배운 곳에서 시작하는 두발 자전거 서울의 많고 많은 자전거길 중에서 굳이 불광천을 고른 이유는 단지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때문이다. 불광천을 지척에 두고 이 근처에서 10여년을 살았던 어린 시절, 이 ‘개천(그때는 그저 개천이었다)’은 모험심과 탐구심이 최고조에 달할 즈음 그 시절 나의 활동 중심지였다. 옛날 하천 위에 도로를 놓은 복개구간 끝의 다리 아래로는 시커먼 하수도 입구가 그대로 입을 쩍 벌린 채 있었고, 커다란 입과는 대조적으로 거의 물이 흐르지 않아 하천 바닥에는 온갖 쓰레기가 쌓여갔고, 물 속 2센티미터도 보이지 않을 만큼 탁하기만 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동네 언니 오빠들을 따라 이 하천에 모여 편을 나누어 얼음 땡을 하고, 오징어집을 하기도 하고, 봄이면..
누구한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단순한 어떤 행동도 하고 싶지 않을 때. 하지만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멀리 가려는 핸들조차 오래잡기는 싫을 때. 1박 2일의 별미 고기구워먹기도 지겨울 때. 조용히 책 한권 읽으며 혹은 소파에 앉아 질릴때까지 게임을 하고 싶을 때 -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보고 작은 실개천 따라 돌아오는 작은 기쁨을 향유하고 싶을 때. 아침에 눈뜨자마자 출근할 생각으로 벌떡 일어나지 않고 머리맡에 두고 잔 책을 다시 집어 들고 아침 독서를 하고 싶을 때. 나뭇바닥에 엎드려 뭔가를 끄적거리고 싶을 때. 그럴때 가면 좋은곳. 파주 지지향 게스트하우스. 단점이라면. 방음이 완벽하지 않아 윗방, 옆방 소리가 그대로 들릴때가 있으니... 새벽에 깜짝 놀라 깨더라도 놀라지 말것.
::: 절대... 새로 블로그를 하기 귀찮아서 써 둔 걸 올리는건 아니다. 진짜! 찍고!! ::: 600년 조선의 역사와 25년 개인의 역사 당연히 안 가시겠지 짐작하고 지나가는 길에 물었다. 하지만 엄마는 흔쾌히 운동화를 챙겨 신으시고 집을 나섰다. 장을 보러 갈 때 아니면 따로 엄마와 함께 산책 나서는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의 둘 만의 외출이었다. ‘서쪽에 다섯 개의 능이 있다’하여 붙여진 서오릉은 초등학교 6년을 내리 소풍으로 다니던 곳이라 이미 너무나 익숙한 곳이긴 하지만 집에서도 가깝고 안에 조성된 산책로도 조용해서 가끔 놀러 가는 곳이다. 아직 해가 중천에 뜨지도 않았는데, 공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65세 이상은 무료라는 문고를 보고 엄마는 깔깔 웃으며 본인은 무료입장이라며 주저 없이 ..
:::: 원래는 작년 가을에 나왔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일로 밀려 올 봄에 출간 예정이었지만.... 가을즈음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주제의 책을 먼제 내버리는 바람에.... 회의끝에 슬로 트립 부분은 통으로 거둬내기로 결정... 그래서 이 원고와 사진들은... 저작권은 우리가 갖는 조건으로... 우리집 장롱으로 들어와버렸다. 그래도 여름 내 다니며 고생한 게 아까우니.. 블로그에 하나씩 올려볼까나...사진올리는게 힘들어지면 또 잠정 Pause 할지도 ::::: 얼마를 달렸던가- 먼 곳으로 떠나는 기쁨에 젖어 깨알 같은 수다를 떨다가 보니 계기판에 노란 불이 들어와있었다. ‘기름이 없어요!’ 라는 한 마디 말에, 차 안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음악도 끄고 네비게이션을 바라..
이런 저런 이유로,,, 안면도에 꽤 많이 왔었는데, 이 해변은 처음 이었다. 좋아하는 안면 해수욕장에 가려다 길을 지나쳐 들어가게 된 삼봉해수욕장. 작은 방품림 언덕을 지나 좁은 통로를 지나 내려가면 고운 모래 가득한 삼봉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언덕 앞으로 통나무 철책이 쳐져 있고, 물은 조금 빠진 상태라 파도가 저 만큼 멀리서 들이친다. 해도 안나는 날... 차가운 가을 바닷 바람을 맞으며 십분도 못서있겠어서 - 바람소리에 묻힌 파도소리 조금 듣다가 차로 돌아와버렸다. 새우회를 먹으러 왔지만... 어제부로 새우회 먹는 시기가 끝났으니 내년에 오라는 횟집 아줌마의 말에 살짝 상심했으나, 푸짐한 알 가득한 꽃게찜 먹고 다시 또 행복해졌다. 아.. 매주 꽃게찜 먹고 살면 참 좋겠다!!! 아침엔 요즘 철이라는 ..
우리나라 다섯개의 슬로시티 중 개인적으로는... 제일 괜찮았던 곳이 신안 증도다. 기름이 없는 걸 모르고 휴게소를 지나쳐와 다음 휴게소까지 미친듯이 마음을 졸이며 제발 서지 않기를 바라며 달린 늦은 밤 고속도로에서의 추억이 있는 여행지기도 하다. 뭐, 결과적으로는 아무 사고없이, 애니카 도움없이 휴게소에 도착해, 오일 탱크를 꽉꽉 채워놓고 밤늦게 신안에 도착했다. 증도로 들어가기엔 너무 늦어 신안 근처, 제일 깨끗해보이고, 제일 커다란(근방에서 유일한 6층짜리 건물이었다) 모텔을 골라 하룻밤 지내기로 했다. 작년에 있었던 F1때문에 지어진듯, 한적한 주택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새 건물이었지만, 커다란 트윈베드와 싱글 베드 두 개가 있는 나름 그 모텔 최고의 스위트룸에서 맥주 한캔을 마시며 머리를 맞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