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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아. 미안, 지금 나 내려야 하니까 좀 이따가 다시 전화줄래? 응, 아니 그런건 아니고 여기 뭐- 시장에 왔어. 글쎄, 이것저것 다 있는거 보니까 우리나라 지방 5일장 같은거 같기도 한데? 응. 알았어. 이상한거 또 사가지 않을께. 웃겨... 아니라니까. 어. 여기 일요일마다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래. 응. 우리만 있는게 아닌거 같아. 다른 관광객들도 많은데? ........................... 있지,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인거 알고 있었어? 그래? 아- 영국 식민지 여서 천주교도 많은거구나. 어! 여기 완전 차이나타운 마켓같아. 왜 이렇게 중국말이 많지? 아. 네? 네네.. 아. .. 아. 미안. 아냐... 옆에 분이 알려주셔서- 코타 키나발루 인구 40%가 화교래. 그래서 이렇게 중국 ..
Pittsburger + 피츠버거, 피츠버그 http://www.primantibros.com/ 미국에 오면 맛있고 큰 점보 사이즈 햄버거를 매일매일 먹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즐겨먹은 건 내 손바닥 보다 작은 웬디스의 99센트 햄버거였다. 가난한 연수생에게는 레스토랑이나 카페테리아에서 5불, 6불 주고 먹는 칠면조 샌드위치에 스타벅스 커피 한잔은 사치에 가까웠다. 한달에 한번 정도, 그동안 싸구려 패스트푸드와 싸늘히 식은 집도시락에 시달린 위장을 달래주러 사치를 하러 갈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제일 많이 갔던 곳이 프리만티 브로스 레스토랑이었다. 처음 언니 소개로 이 식당에 왔을때, 그 크기에 한입 벌어지고, 그 양에 한입 벌어지고, 모든게 하나로 이루어진 황당한 모양새에 또 한입 벌어졌다. 일명..
퍼레이드 Parade - 요시다 슈이치 (은행나무- 9500won) 처음 그의 책을 집어 든 것은, 사실- 그에 대한 메마른 칭찬이나 그의 뛰어난 문학성에 대해 미사여구를 늘어놓은 신문의 신간코너때문도 아니고- 단지, 매대위의 많은 책들 중에서 제일 눈을 끌었던 맑은 하늘색 책 표지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의 첫 책을 읽고 난후, 그는 하루키와 몇몇 일본 작가들을 제치고 요즘 내가 가장 열중하는 페이보릿 작가가 됬다. 연휴 하루전- 교보에 갔다가 사게 된 퍼레이드. 2002년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받은 책으로, 그의 인간 심리 묘사가 특히 세심하게 그려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인 경제학부 3학년 요스케, 인기배우와 사귀는 숨겨둔 애인-으로 하루종일 집에서 그의 전화..
좌표를 북쪽으로 두고,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를 지나 쭉 올라가면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로 유명한 나파밸리와 소노마 밸리에 도착한다.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프라시스 코폴라 감독의 새로운 와이너리 로소앤 비앙코가 나온다. 루비콘 에스테이트 와이너리와는 조금 다르게 좀 더 캐쥬얼하고 심플하다. 거대한 와이너리라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가족 별장의 느낌? 깊어가는 가을 중간이라, 푸릇푸릇한 와이너리의 드넓은 포도밭은 보지 못했지만, 다가오는 추수 감사절에 맞춰 곳곳에 잘 영근 호박을 갖다놓아 말라버린 포도밭이 휑하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노오란 빛으로 물든 포도잎과, 주황색으로 물든 잭-오- 랜턴(호박)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웠던 곳. 메인 건물로 올라가기 전- 양쪽으로 심어놓은 야생화의 짙은 ..
하루종일 스키타는게 슬슬 지겨워졌다면 록키 산맥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진짜 개 썰매 관광을 해보는게 어떨까. 그냥 대충 짧은 코스로 슬쩍 돌고오는 개 썰매가 아닌, 진짜 제대로 된 썰매를 타고, 10마리의 개가 록키 산맥 깊은 설원까지 이끄는 길은 조금은 춥지만 그 나름대로 낭만적이다. 개썰매를 타러 가던 날은 아침부터 흩뿌리던 눈이 점점 굵어져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칭칭 감싸맸어도 얼굴을 때려 제대로 눈 앞을 보기도 힘들었다. 따뜻한 온천에라도 들어갈껄 잘못 택했나 잠깐 고민했지만, 썰매 타는 입구에 세워진 캠핑카와 주변에서 쉬고 있는 열마리도 넘는 개들을 보고 금세 즐거워졌다. 개중에는 눈이 한쪽이 없거나 약간 말라 어찌보면 안쓰럽기도 한 개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밥도 잘먹고 사람도 잘..
너에게. 이젠 널 잊으려 해. 수많은 추억들 아스라한 기억들 모두가 백사장 모래밭에 묻어버리고 이젠 잊으려 해... 너라는 이름을. 때론 기억도 나리라 생각하지. 그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혹 눈시울이 붉어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미련을 남기기엔 너무나 흘러버린 시간들- 돌이키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의 이야기. 너와 나, 그렇게 즐거웠지만 널 잊을 수 밖에 없는 난, 너무나 슬퍼. 이젠, 널 잊으려 해. - 고등학교때 코딩해서 쓰던 책받침에 베껴 적었던 글. 출처 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