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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 키나발루 002 + 재래 시장 그리고 사람들 본문

BlueBarn:::(worldwide)/Kota Kinabalu+코타 키나발루

코타 키나발루 002 + 재래 시장 그리고 사람들

isygogo 2009. 1. 27. 01:08

아. 미안, 지금 나 내려야 하니까 좀 이따가 다시 전화줄래? 응, 아니 그런건 아니고 여기 뭐- 시장에 왔어. 글쎄, 이것저것 다 있는거 보니까 우리나라 지방 5일장 같은거 같기도 한데? 응. 알았어. 이상한거 또 사가지 않을께. 웃겨... 아니라니까. 어. 여기 일요일마다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래. 응. 우리만 있는게 아닌거 같아. 다른 관광객들도 많은데? ........................... 있지,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인거 알고 있었어? 그래? 아- 영국 식민지 여서 천주교도 많은거구나. 어! 여기 완전 차이나타운 마켓같아. 왜 이렇게 중국말이 많지? 아. 네? 네네.. 아. .. 아. 미안. 아냐... 옆에 분이 알려주셔서- 코타  키나발루 인구 40%가 화교래. 그래서 이렇게 중국 물건에 중국 푯말이 많았나봐. 어. 그렇다네. 잠깐. 끊지 말고 기다려. 지금 막 시장들어가. 잠깐...


아. 미안. 지금 관광안내소에서 브로셔 몇개 받아왔어. 어, 크진 않은데, 나름 아담하고 건물은 서양식인데? 어. 글쎄. 딱히 시장구경말고는 별로 없는거 같아. 괜찮아. 시장에 사람들 많잖아. 사람들 구경하지 뭐.


진짜 칼이야! 응. 진짜라니까.. 아저씨가 직접 종이도 잘라 보여주시는데? 무슨 칼이냐고? 음. 종류 엄청 많은데- 할아버지 들고 계신건 꼭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올법한 칼이야. 왜 갈끝이 살짝 올라간 거 있잖아. 오.. 뭔가 문양도 그 때 40인의 도둑 중 한명이 썼던거 같아. 응. 안사. 공항에서 걸려서 짐 다 꺼내놓긴 싫다구. 응.. 그냥 구경만 했어. 근데- 서울은 날씨 괜찮아? 여긴 뭐 후덥지근해. 습하고.


와.. 잠깐만. 나 여기 구경좀 하고.. 어? 아니야 아니야, 그만 삐져. 귀찮아서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나비가 엄청 많아. 다 모형이지. 왜 브로치용 뭐 그런거 같아. 색감 완전 화려해. 눈이 멀 지경이야. 하하하하. 장난 아닌데- 음.. 이건 확실히 마데인 치나 제품이야. 확실하다니까. 맞아. 맞아. 내기해도 좋아. 이런 색감... 흔치 않아. 왜 궁금하면 하나 사다줄까? 뭐. 모자에 달고 다녀. ㅋㅋ.


어... 근데, 나 어제 이상한 꿈 꿨어. 아냐. 이번엔 개꿈아냐... 진짜! 뭐야. 듣기 싫은 그냥 끊으라굿. 어. 있잖아- 내가 어딘가 푸른 이끼로 뒤덮힌 산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정말 나무도 길도 계곡도 모든게 융단처럼 부드러운 푸른 이끼로 덮여있는거야. 진짜 진짜. 너무 리얼해서 꼭 어딘가 있는 곳 같아. 응. 근데- 내 뒤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뛰기 시작하길래 나도 덩달아 뛰어서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거야. 근데 이대로 가다간 왠지 내가 질 것 같아서. 야. 듣고 있어? 응. 그래서- 전력질주하고 있는데 어떤 잘생긴 사람이 -분명 어디선가 본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어. 암튼, 너무 잘생긴 사람이 나보고 지름길 알려준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진짜, 너무 이뿐 순도 99.999999 인 은으로 이루어진 작은 연못이 있는거야!!!
아냐. 진짜라니까, 너무 예뻤어. 너무 반짝여서 내가 막 만져보고 싶었는데 왠지 손데면 꿈에서 깰까봐 못 그러고 무릎 끓고 앉아서 열심히 그 은 연못에 얼굴을 비쳐보고 있었어. 근데 그러다가, 갑자기 눈이 떠졌어. 아냐아냐.. 끝이 시시하긴 하지만, 그 리얼함이 아직도 느껴진다니! 나 복권살까봐. ㅋㅋ 로또 되는거 아닐까? 예전에? 어.. 그치. 그런 꿈 꿨지. ㅋ 아니. 만원어치 샀는데 물론 꽝이었지. 하하하...



이 시장 진짜 재밌어. 응. 괜찮은데? 같이 왔으면 좋았을걸... 얼마에요? 네? 아. 하나. 주세요. 응 잠깐만. 아저씨한테 풍선 하나 샀어. 뭐어때, 오늘만 즐거우면 됐지. 아마 차 탈때까지 안가지고 있을거 같은데? 시장오면 풍선에 솜사탕이지~~~ 응. . 조심할께.



아. 맞다. 꽃에 물은 주고 있어? 아니. 자주 줄 필요없고, 일주일에 한번 주면 되니까, 내일쯤 주면 될거야. 대신 푹... 잘 적셔지게 줘야해. 끝까지 물 닿게 - 알았지? 대충 주면 안돼. 그렇다고 너무 많이 주면 또 안돼니까 잘 조절해야해. 잔소리가 아니고, 저번에도 그렇게 큰소리치다가 몇 개 말라 죽었잖아! 아냐. 소리 지른거 아냐. 아니라니까. 진짜. 응... 응.




꼬마야... 꼬마야. 사진 한잔 찍어도 됄까? 아냐. 너한테 한말 아냐. 여기 어떤 애가 계단에 앉아있는데 웃는게 귀여워서 사진 한장 찍으려고 물어봤어. 응. 잠시만. ...........................  아. 찍었다. 애들 너무 귀여워. 흰 이빨이 가지런히.. 너무 해맑다고 할까. 맞아. 내가 더 해맑아. 카카카카... 왜 토할뻔 했어? 뭐 그럴수도 있지. 하... 알았어. 이제 안그럴께. 미안. 훗.


이번에 서울가면, 나 금붕어 한마리 키울까? 왜또라니... 여기 아저씨가 엄청 큰 물고기 파는데 커다란 눈 꿈벅거리고 있는게 왠지 슬퍼보이면서도 보고있으면 자꾸 웃음이 나는거 있지. 아냐, 물 잘 갈아줄거라니까. 아 그래? 음. 그럼 생각좀 해봐야겠네.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거야? 근데 여기 진짜 없는게 없어. 좀전엔 토끼도 팔던데. 응. 원숭이도 있을 분위기야. 곰도 있고. 진짜라니까... 방콕 짜뚜짝 시장 만큼은 아니지만, 암튼, 작은데 없는거 빼고 다 있는 그런 시장이네. 어. 잠깐. 나 아이스 커피 한잔만 살께.... 끊지말고 있어.




저기 있잖아... 얼마전에 내가 미안했어. 응, 아니.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때도 확실히 얘기는 했지만 왠지 이렇게 혼자 먼 곳에 와있으니까 또 얘기해주고 싶었어. 응, 아냐. 뭐 나도 미안했어. 그때 내가 좀. 스트레스가 심했나봐. 되는 일도 없는거 같고, 주변에서는 쪼아대고- 그냥. 그날 펑. 하고 게이지가 올라서 터져버린거 같아. 어. 알아. 그리고 고마워. 사실 내가 짜증 낼 상대는 너가 아니었는데 말야. 이번엔 좀 봐줘. 담엔 내가- 너 짜증내는거 다 받아줄께. 응. 그땐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따뜻한 커피 한잔 타주고, 조용히 한곳으로 물러나 있을께. 어. 그때는 화분에 물 안줘도 돼. 응.
좋은 거래지?  그럼. 당연하지... 그 때는 내가 침대속도 따뜻하게 미리 덥혀 놓을께. 어때. 딜? 어. 여기 발맛사지도 해주는데가 있어. 굉장한데. 진짜 없는게 없어. 뱀만 아직 못봤나 봐. 어. 그래. 기다릴께. 전화받아.




아. 미안. 전화받는 중에 우리 이동해야 돼서 그냥 끊어버렸어. 응. 통화길어지는것 같던데 누구였어? 누구? 아. 왜? 그 사람이 왠일로? 그래? 일좀 달라고 해. 밀린 돈은 준데? 뭐야, 해결된 일도 없이 또 그냥 넘어가는거야? 하여튼... 그 사람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어. 지금? 야시장왔어.
아니 뭐 호텔에서 할 것도 별로 없고, 근처에 야시장 있다고 해서 그냥 슬렁 슬렁 나와봤어. 발사이즈 몇이였지? 아니, 여기 운동화 팔길래 하나 사갈까 했지. 그래? 아 물론 이미테이션이지. 뭘바라는 거야. 그럼!  이 가격에 그 운동화 살 수 있겠어? 왜이래 선수끼리... 응. 안샀어.. 운동화 많은데 뭐. 아니 나는 너꺼 하나 살까 했지. 같이 산책갈때 신을거 없다고 불평했었잖아. 그 운동화 불편하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 그럼 그거 신지 뭐.




앗. 완전 재밌는거 발견! 응? 아니, 여기 왠 야바위꾼 같은 아저씨가 있는데? 모르겠어 아직. 잠시만. 사람들 엄청 구경하고 있어. 표정 완전 심각해. 완전 심각해. 어. 글쎄. 우리나라 야바위같은건 아닌거 같고-  응. 기달려봐. 좀 보고 -  앞사람 머리에 가려서 잘 안보여. 잠깐- 어. 우왓. 아저씨가 사람들한테서 뭘 받아서 국제우편봉투에 넣는데? 몰라, 이상한 부적같기도 하고. 뭔가 말린 지렁이같은 것도 넣고 그러는데? 어. 나야 모르지. 그게 지렁인지 지네인지. 암튼, 돈도 받아서 넣고 있어. 어. 무슨 가루약 같은것도 넣고 , 지금.. 막... 잠깐. 막.. 그걸 봉투에 넣고 똘똘 마는데? 어?
진짜? 방콕에서 본 적있어? 언제? 아... 몰라. 도시마다 조금씩 다른 야바위꾼의 매뉴얼이 있나봐. 그러게... 뭐가 나오는지 궁금하네. 좀 더 보고가지 뭐. 궁금하기도 하고, 지켜보는 사람들 표정도 심상치 않아 보이고- 잠깐 있어봐. 보채지 말고. 어, 지금 뭐 한다.


아저씨가 그 꼬깃꼬깃하게 접은 봉투, 돈 낸 사람들한테 하나씩 주는데? 몰라.. 근데 그걸 다시 받아서 태우고 있어. 음. 뭔지 모르겠지만, 사기성은 짙어보이는데 왠지 더 있어도 뭐 나올거 없을거 같아. 아냐. 아저씨 소리야. 진짜? 뭐라는지 알겠어? 목소리 엄청 크지. 킥. 어. 이제 호텔로 다시 갈라고. 오늘 많이 걸었나봐. 조금 피곤하네... 어. 그래. 알았어. 너두 잘자구. 내일 또 전화할께. 아냐. 아침에 전화안해줘도 돼. 잘 일어날 수 있어. 응. 내가 오히려 전화해줘야 하지 않을까? 내일 늦지말고, 지각하지 말고. 아침 밥 챙겨서 먹고가. 응. 좋은 꿈 꾸고. 잘자... 먼저 끊어. 응. 잘자. 진짜 끊는다. 응.. 내일 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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