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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늦은 샤워를 하고 방에서 머리를 빗다가 눈에 들어 온.. 지도. 과도한 햇살 막음용이자 목표를 잃지 말자는 의도로 창문에 붙여놓았던 지도인데, 유난히 눈에 들어온 곳은 태국. 생각해보니, 태국 다녀온 지 정말 오래됬다. 끈적한 공기와 후끈한 열기에도 돌아서면 금새 그리워지는 곳... 처음 배낭여행으로 갔던 곳이라 그런가, 늘 반겨주는 친구가 있어 그런가, 맛있는 음식때문에 그런가.... 올 겨울엔 결국.. 아무데도 못가고 겨울을 보낸다. 봄이 아직 오기 전 ... 이런 날엔 유독 해변에서 칭따오마시며 맛있는 새우튀김과 팟타이를 먹고 싶다. 그리고 자기 전엔 노곤노곤해지는 마사지도 한번.... 아... 가고싶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올 봄.. 스페인 여행을 꿈꾸며 생일을 맞아 스페인 관련 책을 주루룩 주문하다가 발견한 책. 꽤 두툼한 책, 그러나 거칠거칠한 종이때문에 책넘김은 그저그렇고, 사진도 한 챕터마다 한 장씩만 그것도 이상한 바랜 싸이언 색으로만 나와있는게 아쉬운 책. 하지만 그 내용은 정말 당장이라도 마요르까로 향하는 저가 비행기 이지 젯에 몸을 싣고 가고 싶은 기분에 휩싸이게 한다. 늙으면 나도.. 이런 곳에서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하더라도 살고 싶다는 생각마저 하게 됬다. 물론... 추우면 절대 안되긴하지만. ^^ 퇴근 길, 라디오에서 들리는 뉴키즈 온더 블락의 You got it이 들리냐며 볼륨을 최대한 키운 채 전화해 흥분한 목소리로 20년 전의 나를 불러낸 친구 덕분에, 그리고 찾아 듣기 힘들었던 알리사 밀라노의 음..
파리에 눈이 내렸던 그날. 아침부터 의무감에 카메라를 메고 다니다 단발머리부터 어그 부츠 속까지 다 젖었던 날...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쓸데없는 의무감에 하루종일 싸돌아다니다가 집에 왔더니.. 친구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오늘 하루, 행복했니? 아주 짧은 그녀의 문자였는데, 추운데 있다 들어온 탓에 카메라 렌즈에도 내 눈에도 뜨거운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눈 때문에.. 행복했어야 했는데,,, 마냥 즐겁게 지내지 못한 나의 어리석음에 아쉬움 많았던 하루. 그래도, 사진 몇장 건졌으니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는 직업병 멘트따위 하고 싶지는 않았던 그 날. 오늘 하루, 행복하십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세일하는 맥주 네캔. 잊지 않고 봉지에 담아 온 그날... ^^ 자기 전엔 행복했습니다. ^^
" ..... 나는 이미 정해져 있는 두 개의 입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나 나름대로 판단하여 나만의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진정한 지식인은 기존의 입장으로 환원되지 않는 '분류가 불가능한' 자기만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지식인은 현실 세력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어느 진영에 분명히 속한 사람들이 힘을 쓰는 현실 세계에서 대우받기가 힘들다. 그래도 나는 분류가 불가능한 독자적 지식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 "" 프로방스라는... 발음의 떨림이 미스트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라 냉큼 집어왔는데, 왠걸..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아마도 쉽게 슥슥 읽어내려가는 단순한 기행기가 아닌, 작가의 농밀한 지식과 사상, 그리고..
:::: 원래는 작년 가을에 나왔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일로 밀려 올 봄에 출간 예정이었지만.... 가을즈음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주제의 책을 먼제 내버리는 바람에.... 회의끝에 슬로 트립 부분은 통으로 거둬내기로 결정... 그래서 이 원고와 사진들은... 저작권은 우리가 갖는 조건으로... 우리집 장롱으로 들어와버렸다. 그래도 여름 내 다니며 고생한 게 아까우니.. 블로그에 하나씩 올려볼까나...사진올리는게 힘들어지면 또 잠정 Pause 할지도 ::::: 얼마를 달렸던가- 먼 곳으로 떠나는 기쁨에 젖어 깨알 같은 수다를 떨다가 보니 계기판에 노란 불이 들어와있었다. ‘기름이 없어요!’ 라는 한 마디 말에, 차 안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음악도 끄고 네비게이션을 바라..
우연히 보게 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충동구매한 생각속의 집 숙박권으로 일박 이일 여행을 다녀왔다. 원고 교정도 봐야하고, 지난 달 마감이 특히나 힘들었던 관계로.. 일단 떠나고 말았다. 이번 여행처럼 아무 준비없이, 아무 사전 예약없이, 아무 계획없이 떠난 건 처음이었다. 저녁도 고기굽는건 패스하고 그냥 집에서 가져간 맥주에 펜션 근처에서 산 모듬 소세지 구이, 쌈무, 세송이 버섯. 딱 세가지 안주로 끝내고, 펜션에 도착해서도 펜션 근처 밭 고랑을 잠시 돌아본거 외에는.. 따뜻한 방안 침대에 벌렁 누워 한 움큼의 원고를 껴안고 교정을 봤다. 집에서 가져간 간이 턴테이블과 옛날 아빠가 베트남에서 주문해서 사셨다는 엘피판을 들으며... 조용히 내리는 비에 젖어 그렇게... 아주 편한 오후 시간을 보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