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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가을 가을 안개속에 오막살이 몇채 다리굽은 농부가 송아지 새끼를 끌고 안개속을 느릿느릿 걷는다. 농부가 걸어가며 노래한다. 사랑과 변심의 노래. 꺠어진 반지와 심장을 말하는 노래. 아. 가을, 가을은 여름을 시들게 했다. 안개속을 희미한 두 그림자가 걸어간다. by 아폴리네르 가을이 지나는지도 모른채 10월이 가고, 부가세 내야 할 날은 오고야 마는구나...
나가사키로 가는 비행시간은, 해외로 나간다- 라는 기분이 채 마르지도 못한 한시간 반이 안되는 짧은 시간안에 끝나버렸다. 나가사키에 관해 내가 아는거라곤 '나가사키 짬뽕'과 핵폭탄이라는 단어가 전부였고, 나가사키가 어떤 곳이 궁금한게 아니라, 나가사키에서 가까운 '하우스텐보스'가 어떤 곳인지가 더 궁금했다. 그리고 약 10% 저 아래 고여있는 생각으로는 '뭐 폭탄맞을 만 했지-'라는 별 중요한거 아니라는 생각이 뇌깔려있었다. 그만큼, 나가사키 원폭투하에 관한 관심은 짬뽕보다도 뒷전이었다는 얘기다. -_- 뭐, 어쨌든 막히면 강남에서 우리집까지 가는 시간정도 될 짧은 비행시간 후에 작고 아담한 나가사키 공항에 내려 출구로 나가니, 눈부신 빛 속에 한 남자가 우뚝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그런건 영..
김천이 경북이란 소리만 듣고, 경산 어디쯤인가 라고 지레 겁을 먹고 있었는데, 어제 지도를 살펴보니 영동 바로 밑이라 금방 다녀오겠거니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고속도로보다는 서울 빠져나가는 경부고속도로 구간이 너무 막혀 이미, 톨게이트 빠져나가기전에 잠이 들어버렸다. 처음 가보는(아마도) 김천에는 1시 30분이 되서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근처 유명하다는 곰탕집에 갔다. 현풍할매곰탕집 셋째 며느리인 여사장님이 야심차게 시작한 곰탕집, '진국마을 할매집곰탕' 추풍령 IC에서 빠져 직지사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해있다. 식당옆에 한우 직판장이 있어 특등급 한우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테이블 차지 2000원을 내면 직판장에서 산 고기를 식당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마블링 기름..
아니. 도대체 이게 언제적 부터 약장속에 있던 샴푸더냐... 응고된 상태로 보아선.. 아마도... 응암동 살때부터 있었던듯.. 에.. 그렇다는건... 20년도 더 됐다는 거군... 럭키. 오랫만에 듣는 이름... 피오레... 뭔가 친근하면서 컨츄리틱한 이름... 예전에 내가 너무 좋아하던 B29가 다시 나오길 그렇게 빌었었는데 막상 새로운 B29 맛보고 나선 다신 안먹게 되는 그런.. 참으로 복잡한 심정... 그리운건 그리운거고, 이제와 다시 찾으니 다시 안보느니만 못한-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옛날거라고, 추억이 있는거라고, 다 좋은건 아닌가보다... 예전 B29가 녹아드는 혀끝의 감촉을... 그냥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껄... 괜히 새로나온거 먹었다가- 추억마자 버렸네.킁킁.
어제 지나친 과음으로 너덜더널해져 옷도 거의 기어다니면서 입고 나온 나를 카니발에 쑤셔넣고 친구들과 하루 휴가로 안면도 갔다왔다. 어제 같이 과음한 친구랑 둘이서 뒷자리에 자리잡고 앉아 계속 골골거렸고... 어제 부케받으면서 했던 옛날 얘기들때문에 또 배꼽을 잡고 깔깔거리고... 입이 바짝 바짝 타올라서 친구는 오렌지쥬스, 나는 탐스 커피로 해장. 서울을 빠져나가는데만 한참이 걸리고, 게다가 비까지 내렸지만 운치있네- 하면서 스스로 위로. 어제 세차한 친구만 억울할 뿐이고... 그것도 시원한 비가 아니라 부슬부슬 내려 차에 먼지 얼룩만 남겠다며 혼자 씩씩대고. ㅎ. 안면도에 도착해 여기저기 둘러보며 꽃게찜과 대하구이 가격 흥정을 하고(가게마다 너무 틀리니 꼭 비교하고 들어갈것), 꽃게 4마리 3만원, 대..
지훈씨가 주고 간 반병남은 브르고뉴 피노 누아 2006년 와인을 들고, 파리에서 사온 치즈 한쪽을 잘라 챙겨들고 친구네가서 같이 마시고 왔다. 하루종일 나름 바빴던 일요일 밤에- 둘이서 와인잔 기울이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있는것도 나름 좋군..... 최근 계속 잠을 제대로 못자 수면부족에 극도로 예민해 있는 상태(얼마전에 새로 산 시계의 초침소리가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그날은 잠자기까지 30분이상 뒹굴뒹굴. 0_- )로 날이 서 있는게 몇일째 이어져서 인지 온 몸에 쥐난 기분으로 일주일째 살고 있다. 이 상태로 와인까지 마시니... 작은 양이지만 거의 치사량이군. 킁킁. 와인 마시다가 생각난... 처음 와이너리란 곳에 갔던, 서울은 월드컵에 미쳐 온 국민 붉은 옷 입고 다니느라 미쳐있던 2002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