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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2007>Nagasaki 일본 나가사키 - 카스테라와 나가사키 짬뽕의 고향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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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2007>Nagasaki 일본 나가사키 - 카스테라와 나가사키 짬뽕의 고향

isygogo 2009. 10. 20. 18:08
나가사키로 가는 비행시간은, 해외로 나간다- 라는 기분이 채 마르지도 못한 한시간 반이 안되는 짧은 시간안에 끝나버렸다. 나가사키에 관해 내가 아는거라곤 '나가사키 짬뽕'과 핵폭탄이라는 단어가 전부였고, 나가사키가 어떤 곳이 궁금한게 아니라, 나가사키에서 가까운 '하우스텐보스'가 어떤 곳인지가 더 궁금했다. 그리고 약 10% 저 아래 고여있는 생각으로는 '뭐 폭탄맞을 만 했지-'라는 별 중요한거 아니라는 생각이 뇌깔려있었다. 그만큼, 나가사키 원폭투하에 관한 관심은 짬뽕보다도 뒷전이었다는 얘기다. -_-    
뭐, 어쨌든 막히면 강남에서 우리집까지 가는 시간정도 될 짧은 비행시간 후에 작고 아담한 나가사키 공항에 내려 출구로 나가니, 눈부신 빛 속에 한 남자가 우뚝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그런건 영화속에나 아니면, 만화영화에나 나오는건줄 알았는데.. 밝은 빛 속에 후광이 비치는 한 남자가 태양보다 밝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있던 모든 일본인들을 통틀어 제일(진짜 제일!) 잘생긴 남자가 말끔한 수트를 차려입고, 커다란 눈에, 껑충한 키에, 하얀 치아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인사를 하기도 전에 우리 일행은 정신이 혼미해져 버리고 말았다. 베이지색 장판같은 타일바닥과 역시나 낮은 채도의 벽으로 둘러싸인 나가사키 공항에서, 빛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그 사람을 둘러싸고 나가사키 여행이 시작됐다. 킁킁-  

나가사키의 야경은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작은 별들이 항구 안으로 가라앉은 듯한 차가운 바람마저 시원하게 느껴지던 밤... 나가사키 만세! 
 
안에 든거 별로 없는 샌드위치와 크래커, 그리고 물 하나. 단촐하군하... 그래도, 기내식이라는 것만으로도 기뿌다. ㅋ.

정말 소박한 공항느낌. 우리나라 지방 공항이랑 비슷하다. 하긴, 나가사키도 일본에서 큰 도시는 아니니까... 비슷할 수밖에 없겠구만...

저 쌀자루 같이 보이는건 일명 장바구니 비슷한걸로- 필요한 사람은 이 바구니에 기념품 많이 담아 가면 된다. (당연히 돈 내고 가야함)

보이는가... 저 후광이!!!! ㅎㅎㅎㅎ.  인사도 하기전에 몰래 사진찍느라 꽤 울렁거렸다. ㅎㅎㅎ.

나가사키공항옆에는 하우스텐보스로 바로 가는 직항배가 운행하고 있어, 비행기에 내려 바로 배로 갈아타고 꿈의 나라(누구에겐 그냥 꽃많이 펴있는 테마파크)로 갈 수 있다.

나가사키 시내에는 아직도 100년도 더 된 노면 전차가 다니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고, 관광지 근처에서는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인력거꾼들도 볼 수 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와 차를 렌트하러 들른 렌터카 회사. 뜨겁고 눈부신 햇빛때문에 저절로 눈이 저렇게- 인정사정없이 짜부러진다...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집!!! 시카이로!!!  (굳이 한문을 읽자면 사해루) 
순간 동네에 있는 하림각이 생각났다. 저 대리석 건물은 좀 그런데... 아무래도 벼락부자되서 맛이 떨어졌을 것 같은 이미지랄까...


와글와글, 4-5층 건물 가득 나가사키 짬뽕을 먹으로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빈자리가 없어 30분이상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일층에 위치해 있는 작은 박물관(?)에 가서, 원조를 만들어낸 일세대들이 사용하던 식기들과 그 당시 들여온 물건들, 사진들을 보고왔다. 위에 있는 그릇은 그 당시 사용됐던 면기.



담백하고 맛있지만, 2/3쯤 먹으면 절로 '아줌마, 여기 닥광!!'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게 된다.

짜잔... 이게 바로 원조 나가사키 짬뽕이란말이렷다!!! 처음 반은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양파도- 단무지도- 짜사이도 없이, 오직 짬뽕만 먹다보니 나중엔 그 느끼함에 목이 메일지경이어서, 결국 쬐금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육수는 진하고 고소했으며, 단무지나 양파가 있었다면- 아마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거다.

시까이루 레스토랑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고있던 할머니. 일반 소프트 아이스크림인줄 알았는데, 세상에- 장미모양 아이스크림이었던지!!!  어쩐지 줄이 길더라니.. 이 근방에선 꽤 유명한 아이스크림 할머니라고 했다. 짬뽕이 뱃속에서 마구 불어나고 있어서 도저히 먹을 순 없어서, 아이스크림 받아든 아기엄마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만 찍었다.  히.


네덜란드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오란다 언덕을 오르면 일본 최초의 목조 고딕양식으로 국보 1호로 지정된 오우라 천주당이 있다. 작지만 아담한 교회로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색감이 온 교회안에 떠다닌다.


고양이 군... 뭐하니...

약 400년전 포루투갈 배 한척이 들어온 이후, 나가사키는 중국, 포루투갈, 네덜란드 등 많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오는 이방인들이 끊이질 않았고, 일본 내 외국 문물을 받아들인 첫 개항지이다. 새로운 종교인 천주교도 제일 먼저 들어와 곳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신도가 생기게 됐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후 금교령이 선언되면서 많은 종교적 탄압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온천을 즐기러 온 일반 관광객들도 많지만, 유독 성지순례의 목적으로 나가사키를 찾는 사람들도 많은 이유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글로버 가든은 18,19세기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던 곳으로 당시의 주택등이 잘 보존돼있는 곳이다. 공원 곳곳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어 힘들이지 않고, 구경다닐 수 있다.



공원 꼭대기에서 바라본 나가사키 시내 전경과 공원안에 자리한 연못. 내 팔뚝보다 커다란 잉어들이 천천히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빵조각등을 받아먹고 있었다.

글로버 가든에서 바라본 나가사키 시내

공원 내 저택들 안에는 당시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구와 집기들을 전시해두고 있다.

한쪽 건물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서양식 드레스를 직접 입어보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맞는 사이즈는 별로 없었지만, 어깨에 볼록한 주름진 퍼프소매의 드레스를 입어보는것도 재밌었다.


관광지에선 절대 빠지지 않는- 동전 던지기.


공원 바닥에서 발견한 하트!!!!  이런 센스가 있나!


언덕 아래 자리한 작은 박물관. 나가사키 축제때 사용된 등이랑 각종 축제용품(?)등이 전시돼 있다.

나가사키의 명물, 카스테라!!! 저 네모난 모양의 각종 캐릭터들은 어찌나 많던지, 조카를 위해 푹신푹신 네모난 인형하나 사고, 친구들을 위해 카스테라 열쇠고리 몇개 샀다.

많은 카스테라집들이 있지만, 역시, 노란색 봉투의 카스테라가 최고...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네..-,.-)
보니까, 또 먹고 싶어지네... 좀 달긴 하지만, 우유에 적셔서 먹으면 진짜 쫀득하고 촉촉했는데....

벽돌길 따라 양 옆으로 늘어선 가게 구경하며 내려가면 좋다. 걷기에도 좋고, 구경거리도 많으니 중간에 카페에서 카스테라에 커피한잔해도 좋고...

사뭇 비장한 표정- ^^




저 네모낳고 노르스름한것이 다 카스테라 캐릭터 상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