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미국 여행 (16)
Antic Nomad
몇년 전 새로 오픈한 뉴욕의 모마만큼은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 모마가 좋은 이유는. 하나. 르네 마그리뜨의 'Les valeurs personnelles (Personal values) 그림이 있고. 둘째. 이브 탕기의 꿈속에서 헤매이는 듯한 그림이 있고. 세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초상화 그림이 있고. 네째. 마르셀 뒤샹의 '샘'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섯째. 야스퍼 존스의 'Land's End' 가 깊은 상심 가득한 모습으로 벽에 기대 있고. 여섯째. 앤디 워홀의 'Red Liz'가 여전히 젊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으며. 일곱째. 갖고 싶은 디자인 책. 디자인 용품들이 가득한 뮤지엄 스토어가 있고. 여덟째.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맞은편 벽까지 해가 깊이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가 있기 때..
하늘은 잔뜩 내려앉아 있었지만, 바람은 많이 불지않아 걷기에 좋았던 하루. 버스비라도 조금 아껴보겠다고, 오늘은 걸어갈 만한 곳인 inner richmond 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뭐 거창하게 탐방이라 해봐야, 점심먹을 곳이랑 인터넷이 되는 카페였지만... ^^; 오늘은 뉴욕가기 전에 알아봐야 할 것도 있고, 찾아봐야 할 것도 있고 해서, 하루종일 자료수집의 날로 정했다. 집을 나와, Geary st. 까지 몇번의 코너를 돌면서 집구경을 하고, 잘못하다간 지나쳐버릴 겡끼라멘집에 가서 차슈라멘을 먹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유독 국물있는 음식이 땡기기도 했고, 아침에 간만에 혼자 욕조에 물받아 몸을 지지고 나와서 그런지 갈증도 심했다. 날이 궂으면 몸을 지지게 되니.. 이제 나이 들었나베.. -,.- 어..
유니언 스트리트는 퍼시픽 하이츠와 마리나 중간에 위치한 패션 스트리트인데, 관광객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로컬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랄프로렌 럭비, 알마니 익스체인지, 갭 등 패션 스토어 외에도 클로니클 북스, 개인 카드외 종이에 관한 모든걸 살 수 있는 페이퍼리, 수제 초콜릿 샵, 아기자기한 컵케이크샵, 앤티크샵 등 다양한 샵들이 Steiner st.부터 Gough st.에 걸쳐 줄지어 있다. 알려진 혹은 아직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유명한 레스토랑들도 많기때문에, 미리 가고싶은 곳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가는게 좋다. 이런 비탈진 곳에 지어진 집들을 볼 수 있는 곳... 여기가 샌프란시스코.... 하하하. 운동화끈을 바짝 조여매고, 유니언 스트리트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늘 모진..
Pittsburgh, 2004 ................ 그날부터 세나가키는 늘 마시키 곁에 있었다. 세나가키는 그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는 자신을 자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마시키에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알릴 수 없음을 괴로워한다. 마시키는 죄의 연관성이 두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나가키가 마시키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떄문에 옆에 있는 거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비굴하게 생각해버리는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다. 세나가키는 마시키의 그러한 체념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저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상상하려 애쓰는 비겁한 인간이에요. 선생님은 잃어버린 것을 어떠한 형태로든 되찾으려고 하시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요. 무서워서 할 수가 없어요."..
De young 미술관에서 하는 앤디워홀 전시 보려고 골든게이트 파크를 가로질러 열심히 걸어갔더니, 어이없게도 월요일 휴관. ㅠ.ㅠ 칼바람 맞으며 마켓 스트리트에서 오지도 않는 N버스를 기다리다 얼어죽을 뻔 해서... 더는 먼데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다행히 맞은편 건물엔 사람들이 있길래 공원 가로질러 가봤다. 작년에 오픈한 캘리포니아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 아쿠아리움도 있고 열대 우림관도 있다고 해서 신나하며 티켓 박스로 갔더니... 아. 이렇게 비싼 곳일줄은 몰랐구만... ㅠ.ㅠ 일인당 25불가까이 하는 입장료... 그래도, 얼마나 잘 해놨나 궁금하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싶기도 해서... 다른 옵션도 없었기에 일단 고고씽. 드 영 미술관과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 사이에 있는...
아침햇살이 좁은 블라인드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눈이 부시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맑은 날은.. 햇살이 너무 강해 똑바로 해를 쳐다보지 못할정도에, 햇빛만 받고 있으면 등짝이 뜨거워 질 정도인데, 금방 구름에 햇빛이 가려지만 또 세상 이렇게 우중충한 날이 없다. 몇번을 당했으면서도,,, 난 여전히 이 칼바람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뼈가 시린 바닷바람이라고 해야할까? I can't get used to this weather,.. 그늘에만 들어가면 손이 시렵고, 절로 옷깃을 여미고 등을 잔뜩 구부리고 걷게된다. 이렇게 어깨에 힘주고 다니다보면, 오후녘엔 이미 온 몸의 마디마디가 굽어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만 든다. 우리나라와 달리 바닥난방이 아니라 집 역시 공기가 찬건 마찬가지기 때문에,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