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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2009> SF MOMA Museum - 샌프란시스코 모마 미술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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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2009> SF MOMA Museum - 샌프란시스코 모마 미술관

isygogo 2009. 6. 9. 22:55
몇년 전 새로 오픈한 뉴욕의 모마만큼은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 모마가 좋은 이유는.

하나. 르네 마그리뜨의 'Les valeurs personnelles (Personal values) 그림이 있고.
둘째. 이브 탕기의 꿈속에서 헤매이는 듯한 그림이 있고.
세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초상화 그림이 있고.
네째. 마르셀 뒤샹의 '샘'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섯째. 야스퍼 존스의 'Land's End' 가 깊은 상심 가득한 모습으로 벽에 기대 있고.
여섯째. 앤디 워홀의 'Red Liz'가 여전히 젊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으며.
일곱째. 갖고 싶은 디자인 책. 디자인 용품들이 가득한 뮤지엄 스토어가 있고.
여덟째.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맞은편 벽까지 해가 깊이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스위스 출신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SF MOMA는 현재 예바 브에나 예술센터 맞은편에 자리해 있다. 마켓+파웰에서 가까워 쉽게 찾을 수 있다. 1935년 미 서부 쪽에서는 처음 생긴 현대미술관으로 건립이래 현대 미국 작가들의 발굴과 전시, 그림, 사진, 조각, 미디어 아트 등 다방면의 현대미술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매년 샌프란시스코에 올때마다 늘 빼놓지 않고 가게 되는 곳. 올해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전시를 제법 크게 하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 전시에서 윌리엄 켄트리지란 아티스트에 대해 처음 알게됐다. 어쩌면 다행이게도, 여기서 그를 알고 난후 뉴욕 미술관에 다닐때마다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 그림들을 좀 더 자세히 보게됐다. 뉴욕 모마에서도 그를 만났고, P.S.1의 낡은 계단벽에서도 그를 만나 반가웠다. 그리고 또 한명의 이 시대의 거장을 한 명 소개받아- 굉.장.히. 기뻤다.


올해는 로비에 들어서자 마자  Kerry James Marshall의 커다란 그림 -정말 커다랗다. 왜냐면 5층에서 2층까지 쭉. 내려오면서 걸려있으니까, 대충 3층 높이의 그림? 내 카메라로는 옆에서 찍어선 절대 한 프레임에 담겨지지 않는... ^^;; -이 걸려있었다. 알록달록한 색, 약간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 비슷한 사람도 그림속에 있고,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옆으로 보니, 저렇게 커다란 그림 속의 디테일한 풍부한 컬러가 경쾌하다. 어찌보면 나무 선들은 꼭 모래그림(자석으로 그리는 그 그림판을 아시는지)으로 그린 것 같다. 무식한 감상 느낌이겠지만... 뭐. 첨에 로비에 들어서서 보고는 볼 빨간 조지 워싱턴(나에겐 조지 워싱턴으로 뵌다)에 웃지 않을 수없었거든...

로비에 들어서면 가운데로 미술관 2 층으로 올라가는 중앙계단이 있고, 왼편으로는 가방, 옷등을 맡기는 곳과 뮤지엄 스토어가 있다.
2층인가 3층 사이로 보이던 로비 광경. 저건 안내 데스크. 표는 건물 밖으로 나와있는 티켓 박스에서 사면 된다.
매월 첫째 화요일엔 공짜니, 일정 잘 짜시길. ^^ 나 역시 이날을 노려 하루에 3곳의 미술관, 박물관에 놀러갔다. (한번 하면 진빠진다. 돈 아끼는 만큼 체력만큼은 미리 살살 달래 챙겨야함)

중간에서 내려다본 로비. 아. 아찔해....

가운데는 뻥 뚫린 채광창이 있어 계단쪽으로는 은은한 빛이 들어온다. 저건 5층에 있는 브릿지. 저 아래 낙서같은건 뭔지 모르겠다. 작년엔 안보였던거 같은데.. 뭔가 새로운 아트인가! 해서 찍었는데, 공사하는 사람들의 낙서일지도. ㅋ.

현대미술의 거장 10위(순위 매기기가 좀 웃기지만)안에 꼭 드는, 남아공 출신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 프린팅, 드로잉, 애니메이션, 동영상(영화라기에도 뭐한 짧은 필름이니까 일단 동영상이라고 부르자)등 영역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신 분. 올 해 우리나라 미디어 비엔날레에도 참여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못봤으니 패스.

처음 드로잉 작품을 봤을때는 좀 무서웠다. 검은 선만으로 이루어진 약간은 어둡고 음침한 느낌의 그림들 때문이었지만, 어느새 머리꼭지 유리창에 닿을 듯 말 듯 바짝 붙어 자세히 보게됐다. 아주 쉽게 그려내려간 듯하지만 또 굉장히 무게감있는 드로잉들.

그의 애니메이션중 일부. 재밌었다... 남아공 식민지에 관한 얘기도 있고, 자기 방 세면대의 물에 침식당하는 남자(아마도 본인)의 끊이지 않는 일상의 반복같은 얘기도 있고... 흥미진진했던 동영상. 영어를 잘해, 이 내용들을 좀 더 잘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




여기서 부턴 다시 모마의 기획전시 중 일부들. 이건 베이징이었나 암튼, 올림픽때 CI 디자인. 


스파이더 걸이더냐.. 방에 들어서다 깜짝 놀랐던 작품.


다른 쪽 방에 가운데 검은 것들이 잔뜩 모여있어 가보니, 오호라. 검을 푸들이 하얀색 아기모형을 감싸고 있는 작품이로다. 뭐지. 근데?

작년에 봤던, 여자 하이힐 뒷굽 클로즈업 그림(극사실주의 그림이었다. 첨엔 사진인줄 알았다)이 없어져서 내심 아쉬웠다.
아마도 창고로 다시 뫼셔진듯. -,.-

누구나 좋아하는. 대개가 사랑하는. 흥행보증 앤디워홀님.

또 다른 유명작품..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르네 마그리뜨의 작품. 처음 이 그림 봤을때는 아. 이렇게 작았던가 하는 생각에 약간은 실망했었다. 늘 도록에서만 봤을때는 꽤 클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늘 봐도 재밌는 그림.

이브 탕기의 'Second thoughts'

이브 탕기와 마찬가지로 초현실주의 작가인 달리의 작품... 달리의 그림도 재밌지만 이런 오브제도 좋은거 같다. 그림만큼 많이 소개되진 않았지만 아이디어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예전에 들은 얘기로는 초현실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 낮잠을 잘때 소파에 앉아 한손엔 수저를 들고 그 밑에는 접시를 놓아, 잠이 드는 순간 수저가 접시에 떨어져 소리가 나서 깰때 - 그 때 머리속에 있는 이미지를 재빨리 스케치했다가 나중에 다시 기억에서 끄집어 내어 그림그릴때 이용했다고 한다. 막 잠이 들때... 그 즈음. 머리속엔 정말 초현실 가득이지. 내가 일인칭 주인공이 됬다가, 삼인칭이 됬다가 또 배경으로는 현실세계의 주변소리가 막 들리고... 딱 그때인거다.

작년엔 없었던 마르셀 뒤샹의 '샘' - 과거 큰 일을 치뤘던 작품인지라... 사람들도 열심히 도슨트의 설명에 귀기울이고 있다.


흔들렸지만, 프리다 칼로가 그린 디에고와 프리다 칼로 초상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중 하나. 나중에 뉴욕가서 알았는데, 프리다 칼로가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랑 잠깐 사귀었었다는 충격적인(왠지 이들은 아주 옛날에 살았던 사람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사실. -,.- 왠지 동시대의 예술가라는게 믿기질 않는다.

앙리 마티즈의 'The Girl with the Green Eyes'


뮤지엄 카페. 커피는 사실 고소하면서 쓰다-정도의 느낌이었지만, 파니니는 적당히 따끈한것이 늦은 오후에 간식으로 먹기에 괜찮았다.
사실, 당근-호박 뭐 이런거 넣어 만든 케잌은 별로 즐기질 않기에 당근케잌은 뭐. 그냥... 먹을만. ^^

내가 좋아하는 빛. 아. 눈물나려고 해.



모마 미술관을 나와 길을 건너 반대편 공원으로 들어가면 거기서부터 예바 브에나 아트 센터가 있고, 그 아트 센터를 가로질러 마켓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유대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은 다음에 소개. (안엔 안들어가봤지만 건물은 사각 큐브 한쪽 모서리로 세워놓은 듯한 디자인으로 제법 특이하고 마감재도 짙은 블루색으로 사진배경으로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