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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동네 사는 친구가 딸을 데리고 집에 놀러온 날. 일찍 퇴근해서 엄마가 준비해주고 가신 떡볶음과 불고기, 가리비젖과 매실장아찌에 준섭이가 가져온 영동 포도밭에서 직접 만든 가정용 와인을 마시고 알딸딸(향은 향기로운 포도쥬스같지만 은근 쎄다). 그리고 나서 파리에서 사온 살라미에 키위 먹으면서 또 수다수다수다. 카카오가루를 조금씩 나눠주고, 키위나눠주고, 도유에게 색종이 한박스도 들려보내고 오랫만에 티비를 봤다. 이제 일좀 다시 하려고 앉았는데, 아.. 왜 나 또 배고픈거야??? 따뜻한 클램차우더. 육즙가득한 치즈베이컨 햄버거. 형부가 만들어줬던 초콜렛수플레. 그리고 아게다시. 으아.. 먹고싶어라!!! 가을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식욕은 왕성한지... 봄부터 운동 할수 있을까. -_- 그나저나. 싸이에. 블로..
간만에 책상정리를 했다. 그래봤자, 양옆으로 흩어져있던 자료들 그냥 한곳에 몰아버린게 다지만... 새로운 기분으로 청소를 하고, 가습기 물도 새로 넣고, 드라이기 줄도 돌돌 말아 정리하고, 사이드 테이블에 쌓여있던 초콜렛도 정리하고, 요가매트도 다시 털어내고, 방구석에 몰려다니던 먼지뭉치도 걷어내고, 스텐드에 쌓여있던 뽀얀 먼지도 닦아냈다. 그닥 변한건 없어도. 기분은 좀 나아지는... 일요일 점심. 간질간질한 Hot air ballon 이란 노래... 마음까지 말랑말랑해지네... 빨리 봄 왔으면 좋겠다. 올 해 겨울은.. 유난히 지독하군하..
몇일을 심하게 앓았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였을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중력의 힘에 부데껴 무너져버린걸수도 있다. 입안은 바짝 말랐고,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을 못하고 딱 뭐라 말하기 어려운 갑갑함에 눌려 한참을 버둥댔다. 잘 나온 토정비결도 하나 반갑지 않은 새해. 봄이 오면... 머리도 다시 자르고. 운동도 좀 하고. 멀리 혼자서 여행도 다녀오고. 단추 떨어진 옷들 다시 달아놓고. 채 끝까지 못읽은 1Q84도 마저 읽어야지.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코가 삐뚤어지게 술마시고 자버려야지. 마감있는 인생은. 역시 힘들고나. 하.
아침에 책을 읽다가 , 어느 현자의 이야기를 줒어 듣게 되었다. 어느 중동의 왕이... 자신의 아들을 위해 이 세상의 모든 유용한 지식들을 모아오라고 했다고 한다. 현자는 전세계를 뒤져 유용한 지식들을 모아 25권의 책으로가져가자, 왕은 좀 더 줄이라, 좀 더 줄이라 요구를 했고, 결국엔,... 단 한장의 종이만이 남았다고 한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고 한다. 이것 역시 지나가버리고 말 것이다... 점심먹고 친구에게 메일이왔다. 힘들어도, 이것 역시 지나가버리고 말 거라는 솔로몬 왕의 이야기가 있던가... 라고... 놀라운 우연에, 그리고 그 고마움에 우울한 기분이 좀 나아졌다. 이틀에서 삼일동안이... 늘 그 기간이 제일 참기가 힘들다. 어차피. 지나갈 거라면 얼른 얼른 지나가서 빨리 무뎌졌으..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야트막한 파타야 언덕에 올라가 있었고.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아무런 소원 하나도 빌지 못했고,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손안에 잡아보려 헛되이 공기를 갈랐고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더운 바람속에서도 추위에 떨어야 했고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너에 대한 생각, 요만큼도 하지 않았어. 저 번쩍하는 순간에 나는 오직, 한 낮에 마셨던 타이 아이스커피 한잔을 떠올렸을 뿐이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하루가 긴걸까. 겨울을 너무 오래 껴안고 있었나보다. 나의 약한 두 폐는 파타야의 더운 공기가 몹시나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