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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Day Trip One + (Powell st.- SFMOMA - Ferry Building - Aquarium - Laurel St.) 늦은 아침 커피를 마시고 Sutter st. 와 Powell st. 모퉁이에서 내려서, 마켓 스트리트 끝까지 걸어갔다. 이른 아침은 아니었지만, 파웰 스트리트 양 쪽, 유니온 스퀘어 사방으로 이미 전세계에서 왔음직한 다양한 관광객들이 좁은 길거리를 포진하고- 연신 샵들 기웃거리랴, 케이블 카 사진찍으랴, 케이블 카 타려고 줄 서랴, 유명 백화점 들락거리랴 바쁘다. 유니언 스퀘어 사방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기념품샵. 알록달록,, 어쩜 저렇게 몇년이 지나도록 바뀌질 않는거냐! 그 바쁜 관광객들 틈에 섞여, 내가 하루를 시작한 곳도 파웰-하이드 라인의 첫 출발지라 ..
괌의 하늘은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아득하리만치 높고, 눈에 파란 물이 들 정도로 코발트 블루색이다. 오존층 그대로 뜷고 내려온듯한 따가운 햇살이 아침일찍부터 대지를 달구기 시작하고, 공기는 점점 후끈해져 낮에는 숨쉬기도 힘들다. 차로 반나절이면 섬 한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작다면 작은 섬이지만, 난 괌보다 작은 섬에서 10개월을 살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밖에 안나오지만, 그 시절은 나름 빈곤하면서 낭만적이었다-라고 믿고 산다. ^^ 어쨌든, 괌은 이런저런 아름다운 풍경이나 날씨에 묻혀 3-4일 놀다오기엔 최고다. 비행시간도 짧고, 섬이고, 비키니가 있고... 요즘같이 달러가 확 올라버렸을땐, 좀 그렇지만... 단체 관광객들이 보통 반나절을 보내고 가는 비치다. 오른편으로는 괌 사랑의 절벽이 멀리 보이..
어떤 모터쇼 였는지 잊어버렸지만, 이 날 처음 허머 자동차를 보고 굉장히 흥분했던건 기억난다.
엘에이 다운타운을 벗어나 마른 헐리우드(호랑나무가시) 가득한 황토빛 민둥산을 몇개 지나니 왼쪽 언덕 위에 작은 건물이 두번째 손톱만큼의 크기로 서있다.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이 있는 산 위(그래봤자 작은 언덕정도)까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트램을 탔다. 사방으로 뚫린 유리창너머로 한쪽엔 메마른 언덕이, 또 한쪽엔 푸른 태평양이 펼쳐져있다. 남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볕 아니랄까봐, 선팅처리가 되있는 유리창 안에서도 햇빛이 드는 곳의 팔뚝이 따끔따금해진다. http://www.getty.edu/museum/ 유난히 파란 하늘과 유난히 새하얀 건축물. 주차장과 건물사이를 왔다갔다하는 트램. 미국의 석유 부호 폴 게티재단에서 유명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에게 의뢰해 10년만에 말리부 언덕에 자리잡은 폴..
처음 뉴욕에 갔을 때는 너무 더웠고, 생각보다 심심했어. 동경하던 뉴욕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터질것 같았고, 해볼게 많았고, 볼게 많았지만, 어떻게 걸러서 봐야했는지를 몰랐어. 두번째 뉴욕에 갔을 때는 이 도시가 재미있어졌고, 또 한편으로 그 동안의 높은 기대치도 조금은 낮아졌고, 여전히 지하철의 지린내는 참기 힘들었어. 평소같으면 가지 않았을 한국식당엘 갔고, 그 한국거리에서 당시 신인이던 동방신기를 보았지. 처음왔을때와는 달리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다닐 필요도 없었고, 약간은 느긋해진 발걸음으로 골목을 누빌수 있었어. 금요일 밤, 흥청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맨하탄에서 와인을 마시고, 뉴저지에서 맥주를 마셨지. 레이디스 나잇이란 걸로 혜택도 본것같아. 세번째 뉴욕에 갔을 때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
눈은, 밤사이 얼마나 빠르게 내렸는지, 12시가 지나 잠이 들때만 해도 청명한 하늘이었는데, 여섯시간이 지나 눈을 떠보니 이미 내가 아는 모든 것은 눈으로 덮혀 사물들의 모양이 조금씩 틀어져 있었다. 저렇게 눈이 오고 나면, 일주일동안은 꼼짝없이 질척이는 눈길을 해치고 다녀야 했고, 차도 신발도 바지 밑단도 지저분해 졌다. 혼자 따뜻한 커피숍에 들어가 캬라멜 마키아또를 시켜놓고 소파에 앉아 책을 보다 꾸벅꾸벅 졸다가 나오는 하루가 반복됐지만, 어딜 앉아있어도 꼬리뼈가 시려오던 그 서늘하고 날카로운 느낌은 겨울 내내 나를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