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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루브르에 가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건 베르메르의 그림이었다. 생애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던 베르메르의 유명한 그림이 바로 이곳 루브르 박물관에 있기 때문이다. 안내지도를 받아들고 내가 제일 먼저 찾아 간 방도 베르메르의 '레이스를 짜는 여인'이 걸려있는 방이었다. 하지만... 그림은 없었다. 있어야 할 그 곳에... 그림은 없었다... 구석에 살짝 적힌 쪽지를 읽어보니,,, 그림은 지금 쿄토미술관에 가 있다고 한다. -_- 이미 시작부터 전의를 상실하고 만 나는... 7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루브르를 떠돌면서도 가시지 않는 아쉬움에 계속 혀를 차야만 했다. 오늘도 역시... 짐을 단단히 챙겨서 길을 나섰다. 루브르 가는 길... 누구나 다 아는... 그 유명한 카페... 카페 드 플로레. 커피는 다음으로..
요즘 유행하는 글레디에이터 슈즈... 이 당시의 신발이 2009년 핫아이템으로 선정될거라는걸 이분들은 꿈에도 생각 못했겠지... 신발 뭐 신었나 찾아보는 재미... 사실, 하루종일 루브르에 있으려니까 나중엔 그림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정신없이 자다 눈을 뜨니 아직 채 날이 밝지 않은 7시... 피곤하긴 했나보다. 단지 꿈은 꾸었다- 라는 잡히지 않는 느낌만 있을 뿐, 무슨 내용이었는지 누가 등장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하지만, 분명 꿈은 꿨었다. 시계를 확인하고 다시 누워서 잠시 밍기적거리다가 일어나 커피 한잔을 타서 창문밖을 내다보니, 아직 푸른빛의 거리엔 청소부아저씨들만 분주했다. 고색창연한 옛날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을 보고있자니 아... 파리에 와 있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들면서 왠지 가슴이 찡하다. 홈스테이로 머물고 있는 아파트. 다닐때마다 삐걱삐걱거려서 왠지 으스스하다. 커피마시면서도 눈을 못뜨고 있다. -_- 간밤에 맥주찾다 결국 못사고 대신 사들고 왔던 요거트. 이걸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포장에 베르메르의 그림이 그려..
이상하게, 올해는 어딜 갈때마다 꼭 그 즈음에 일이 몰려서 떠나기 전날까지 새벽까지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2007년 겨울이후 두번째로 가는 파리... 그 때는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 그리고 아울렛(-_-)밖에 못가봤으니, 이번엔 기필코! 열심히 관광하리라- 라고 마음 단단히 먹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먹은 돈까스 오므라이스... 소스가 너무 달아서 약간 실망. 보딩하려고 줄 맨끝에 서서 거의 마지막으로 타려고 하는데, 내 표를 찍자 삐- 하는 소리가 나면서 직원 한분이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라고 하길래, 뭐야, 간신히 맨뒤 통로쪽 받았는데! 라고 놀라자, 더 놀랄 소식을 알려주었다. 만석이 되면서 어찌저찌하여 내 자리가 비즈니스석으로 바뀌었다는거다. 뜨아!!! 20년전에 처음 비행기 탈..
3Days in Paris::: 파리, 프랑스 002 몽마르뜨 언덕과 베르사이유에 가는 날은 아침부터 짙은 회색하늘 사이로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파리와서 날 좋았던 때는 아주 잠깐... 그리고 떠나는 날, 사람들쫒아간 아울렛에서는 정말 울음이 날 정도로 쾌청했다. 이번엔 그냥 맛보기라고, 다음에 혼자 홀때는 꼭 앵그르의 샘물도 보고, 몽 생 미쉘도 가보고, 맛있는 마카롱도 먹겠다고 독하게 다짐을 할 정도였다. 몽마르뜨 언덕에 있는 사크뢰퀘르 대성당은 비오는 날 봐서 그런지 더 웅장해보이고, 한편으로는 더 경건해보였다. 금방 그치겠지 했던 비가 점점 굵어져 성당앞에서 파리 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꽤 고역이었다. 미리 준비해간 책 속의 글자도,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의 말도, 빗속에 묻혀 공기중에 흩어..
3 Days in Paris::: 001 런던 생 판크라스(St.Pancras) 역에서 출발한 유로스타를 타고, 귀가 찢어지는 아픔과 온 몸의 피가 다리 종아리로 쏠리는 2시간 40간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파리 북역(Gard du Nord)에 도착한 시간은 열시가 넘어있었다. 다섯 시간 이상의 비행을 하고 내린 것처럼 온 몸은 욱신욱신하는데, 파리엔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언제였더라, 92년도 였던가, 세종문화회관에서 프랑스문화원과 공동으로 프랑스 사진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받아온 포스터를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을정도로 파리에 대한 나의 로망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늘 1위에 랭크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로망의 끝에 마침내 도착했을때의 기분은 뜨거운 물에 얼른 몸담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