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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 Paris+France

isygogo 2009. 1. 5. 23:45

<파리 2007> 3 Days in Paris::: 001  

런던 생 판크라스(St.Pancras) 역에서 출발한 유로스타를 타고, 귀가 찢어지는 아픔과 온 몸의 피가 다리 종아리로 쏠리는 2시간 40간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파리 북역(Gard du Nord)에 도착한 시간은 열시가 넘어있었다. 다섯 시간 이상의 비행을 하고 내린 것처럼 온 몸은 욱신욱신하는데, 파리엔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언제였더라, 92년도 였던가, 세종문화회관에서 프랑스문화원과 공동으로 프랑스 사진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받아온 포스터를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을정도로 파리에 대한 나의 로망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늘 1위에 랭크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로망의 끝에 마침내 도착했을때의 기분은 뜨거운 물에 얼른 몸담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대체로 모든 유럽나라는 해만 지면 오밤중이다. 우리나라 12시 넘어서의 강남역같은 분위기는 도대체가 찾을 수가 없다) 비오는 북역의 풍경은 뭐랄까- 스산하달까... 뭔가 괜히 으스스한 느낌...


반가워, 파리!


런던에서 파리및 다른 유럽대륙으로 갈때 이용하는 유로스타를 타는 생 판크래스 역. 런던에서 파리까지만 이용할 시 EUR 58.00 .
서울에서 미리 예약, 발권하고 갈것.(나같이 여행사에서 다 알아서 해준다면 뭐 문제없겠지만. ^^;)  

생 판크라스 역에는 세계에서 제일 긴 레스토랑이 있다. 저 오르쪽 뒤로 보이는 것이 바로 그것.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샴페인 한 잔 하며 런던 떠날 준비를 했을텐데- 뭐, 늘 그렇듯 시간이 쫒겨 바리바리 떠나느라 바빴다. 아. 이래서 개인여행이 좋다니까.


버스에 타서 바라본 파리 북역. 굉장히 을씨년스러운 건물이다. 해가 진 후에는 치안이 그닥 좋지 않기 때문에 어슬렁 거리지 말라던 가이드의 말씀.


읽을 수 있는 표지판이 별로 없었다. 영어와 비슷한 글자를 생각해 내 추리할 수밖에. 고등학교때 배운 불어 몇마디 외엔 절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더라... 꼬망 딸레 부, 메르씨 보쿠, 케스크 쎄? 등등.. 너무 얄팍한 나의 자체 불어사전. 말이 안되는 나라에서의 불편함.  


북역 내부 - 제 몸만한 배낭을 등에 매고 헬쓱한 얼굴로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대학때 배낭여행 못했던거 역시나 한. 크나큰 후회.


시내가는 길. 불빛이 보이고, 차들이 좀 다니니까. 아. 드디어 내가 파리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돌 바닥 길, 고풍스런 디자인의 건물 외벽, 그리고 익숙치 않은 언어의 소음들. 안개와 묻히고 비에 젖은 가로등은 세계 어디에서나 좀 슬퍼보이는구나...  


말 그대로 파김치가 되어 호텔에 들어오니 나를 반기는 기분좋은 환영 문구. 호텔이 공항 바로 옆에 있고, 시내와는 좀 떨어져 있어서 약간 실망.
아침에 혼자서 미친듯이 먹어치운 뷔페 메뉴. 프랑스에선 아침에 갓 구운 빵을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건조한 방에서 나오자 마자 빵먹을 정신은 안돼서- 오늘은 패스.


북역 앞 상점에서 신기해서 샀던 코카콜라. 병 모양때문에 샀지만, 대부분의 모양좋은 것들이 그러하듯 맛은 기대하지 말라.


이젠 말하기에도 입이 아플만큼 너무나 유명한 에펠탑.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때 세워진 에펠탑은 박람회 후 2년 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완성된 후에는 파리의 대표 아이콘이 됐다. 높이는 약 320미터, 사용된 철근의 무게를 합하면 총 9,700톤이라고 한다. 에펠탑이라는 이름은 설계를 맞은 귀스타프 에펠(Gustave Efiiel)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에드가 드가와 소설가 모파상은 흉칙하게 파리 한복판에 세워져 있던 이 철근더미를 싫어해 철거 주장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아마도, 그 때 사람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에펠탑이 철거되었더라면, 지금 파리를 대표할 아이콘은 뭐가 되있을까? 에펠탑 주변으로 몰려드는 전세계 관광객들과 그들이 파리 전망을 보기 위해 기꺼이 지불하는 전망대관광요금을 대치할 만한 다른게 생겼었을까? 에펠탑이 없었더라면 또 어떤 멋진 건축물을 만들었을지도 궁금하긴 하다.  


밑에서 바라본 에펠탑은 생각보다 거대했다. 멀리 시내에서 바라봤을 때는 좀 작네- 라고 생각했는데- 밑에서 올려다보니, 그게 아니야.


에펠탑 구경하러 온 가족. 에펠탑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또 그 사람들의 가방속을 궁금해하는 집시들이 잔뜩 모인다.
에펠탑 근처에 가게되면 꼭. 가방끈은 몸에 맞게 꽉 쪼이고, 혼자 다니지 말것이며, 일행과 같이 있어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일행 중 한분은 먹고 있던 크레페를 그 자리에서 바로. 강탈당했다. 그.냥. 가져갔다고 한다.
그 미루어 짐작도 되지않는 와일드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케이블 카 타고 올라가는 길... 빽빽이 찬  많은 사람들때문에 한자리에 서서 내 눈높이의 광경만 오롯이 볼 수 있다.


우루루 타고 우루루 내려서 정확치는 않지만, 제 2전망대에서 내린것 같다. 에펠탑 전망대는 1,2,3 전망대로 나뉘어져 있고, 아주 계산적이게도 올라가는 만큼 가격또한 다르다. 제 1전망대는 지상 57미터, 제 2전망대는 115미터, 제 3전망대는 274미터라고 한다. 대부분 젤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어하지만, 날씨가 안좋거나 구름이 많이 낀 날에는 제 2전망대에서 내리는게 최고 좋다고 한다. 구름뚫고 올라가봤자 뵈는게 없다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파리 시내 전경. 저 건물중에 다락방 하나 얻어서 딱 한달만 살아보게 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계속 생각했다. ^^


센 강을 가로지르는 많은 다리들 중 하나. 저녁에 바토 무슈를 타고 우아하게 식사할 줄 알았는데, 여차저차해서 불참. ㅠ.ㅠ


샹드마르스 champs de Mars 공원과 육군사관학교 Ecole Spciale Militaire de St Cyr.
프랑스 육군사관학교는 1802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지은 학교다.


저 멀리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몽마르뜨 언덕이 보인다. 서울은 여기에 비하면 참 변화무쌍한 도시구나.



해가 지면 매시 정각부터 약 10분간 에펠탑에서 조명쑈를 하는데, 그 조명쑈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인 샤요궁이다.
1937년 건립된 궁전으로 좌우 대칭으로 시원하게 뻗은 모습이 아름답다. 내부에는 국립 샤요 극장과 영화관, 문화재 박물관, 인류 박물관등이 있다고 한다. 박물관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장소. 순백의 계단에 앉아 커피 홀짝이며 에펠탑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으며, 빡빡한 일정에 지친 다리 쉬어가기에도 좋다. 구도만 잘 맞추면 에펠탑 들고 있거나 입에 넣는 사진도 찍을 수 있을지도. ^^


카페의 나라답게, 어디로 눈을 돌려도 그곳엔 카페가, 그리고 카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가득..


착실한 여행객 답게, 이번엔 개선문으로 고고씽.
1805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연합군을 물리친 기념으로 나폴레옹이 짓기 시작했다. 30년에 걸친 공사기간이 끝났을때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돼 있다 세상을 떠났기에 생전에는 완성된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 곳은 프랑스의 역사와도 깊은 인연이 많은 곳인데,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 퍼레이드가 지나갔으며, 제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드골이 이 곳에서 파리의 해방을 선언해 프랑스 국민들에겐 그만큼 뜻깊은 장소다.
개선문이 있는 에투알 광장은 개선문을 중심으로 12갈래의 도로가 방사형으로 쭉쭉 뻗어있다. 그 중 콩코르드 광장으로 뻗어있는 길이 거리에 들어서기만 해도 샹송이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는 그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다.






개선문을 보고 바로 뒤돌아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서자 마자 나타난 카페에 언 몸을 녹이려 앉았다. 우리나라와 틀리게 길 쪽을 바라보고 일렬로 배치되있는 자리에 앉아 뜨거운 커피 한 잔과 피자 한 판 시켰다. 12월 초라 해도 계속 밖에 있어서 그런지 몸엔 냉기가 가득... 뜨거운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 예전에 에스프레소 겁없이 마셨다가 호되게 체한 기억이 있어, 라떼로 만족... 
 

영국에서 몇 번 봤다고 이제 말이 차도를 달려도 놀라지도 않아. ㅋ.


여행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의할점. "루이비통 아르바이트는 절대 하지말자"

샹젤리제 거리 제일 끝에 있는 콩코르드 광장. 저 광장에서 기요틴으로 인해 머리를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사람들 일일이 사형시키는게 힘들어 기요틴을 발명하고, 기요틴을 발명한 기요틴 박사 또한 단두대에서 머리를 잃었다고 한다.



밤에 더욱 아름다운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를 가득메운 사람들과, 차도에 꽉 찬 차들때문인지, 아니면 연말 분위기 때문인지, 왠지 더 설레게 된다.


개선문을 등지고 바라본 거리 풍경


횡단보도 중간 저 턱에 서서 나는 한참을 사진을 찍어댔더랬다. ㅋㅋㅋ. 다들 쳐다봐도 꾿꾿하게 있었다고.








조명을 받으며 위풍 당당 서있는 에펠탑... 조명쑈를 보러 샤요궁으로 다시 가는 길...  정말 알찬 관광 코스. -,.- 
 


파리의 밤은 일찍 찾아온다. 4시면 어둑어둑 해지는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에 파리에서 보내는 밤은 유독 길게 느껴진다.
못 본 곳도 많고, 못 먹어본 음식도 많은데,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이렇게 하루가 간다.
늘 계획한 만큼 보진 못하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고 아쉬움이 짙어져 여행다니는 기쁨이 더 해지지 않을까 한다. 이것도 자기 위안밖에 안되겠지만,
그래도 늘 엽서에서나 보던 그 곳에 내가 있었다는게, 영화에서나 보던 그 카페에 앉아있었다는게 아직도 여름 한 낮 백일몽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