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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09> 인천공항에서 샤를 드 골 공항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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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09> 인천공항에서 샤를 드 골 공항까지...

isygogo 2009. 9. 2. 02:51
이상하게, 올해는 어딜 갈때마다 꼭 그 즈음에 일이 몰려서 떠나기 전날까지 새벽까지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2007년 겨울이후 두번째로 가는 파리... 그 때는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 그리고 아울렛(-_-)밖에 못가봤으니, 이번엔 기필코! 열심히 관광하리라- 라고 마음 단단히 먹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먹은 돈까스 오므라이스... 소스가 너무 달아서 약간 실망.

보딩하려고 줄 맨끝에 서서 거의 마지막으로 타려고 하는데, 내 표를 찍자 삐- 하는 소리가 나면서 직원 한분이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라고 하길래, 뭐야, 간신히 맨뒤 통로쪽 받았는데! 라고 놀라자, 더 놀랄 소식을 알려주었다. 만석이 되면서 어찌저찌하여 내 자리가 비즈니스석으로 바뀌었다는거다. 뜨아!!!  20년전에 처음 비행기 탈때 오버 부킹으로 자리가 없어 결국 비즈니스로 갔던 때 이후로 처음 타는 비즈니스가 아닌가! 다리를 쭉 뻗어도 앞 좌석이 닿질 않는다는 비즈니스!!!
놀랄 경황도 없이, 짐을 캐빈에 올리고 앉아서 일단, 기념사진. ^^

이럴수가... 좌석 움직이는게 차보다도 많은네!!!

머리가 지끈거려 커피 한잔 달라했더니, 아니- 종이컵이 아닌 하얀 찻잔에 담아주다닛!! 이게 비즈니스였구나. ㅠ.ㅠ

이륙준비전에 커피한잔 우아하게 마시고, 이륙할때 살짝 졸다가 일어나, 안전벨트 풀러도 좋다는 표시등이 들어오자마자 일어나 이코노미석에 앉아계신 언니의 시어머님께 가 "자리 바꾸셔요~" 라고 말씀드리고 자리 바꿔드렸다.
그래서,,, 

두 다리 살짝 접고 이코노미에 자리잡았다. -_-
아... 왜 혼자 다닐때는 이런 행운이 없는거샤... 사실, 2분간 무지하게 고민했다. 그렇지 않은가,,, 한시간도 두시간도 아닌 11시간 비행에, 일생에 몇번 올까 말까한 무료비즈니스 승급이니까!!! 하지만, 어차피 내 자리도 아니었고, 나중에 복받기로 혼자 결심.

점심으로 나온 쌈밥. 이미 오무라이스 잔뜩 먹고 탔기에, 야채만 쌈장에 찍어 먹고, 고기랑 밥은 쬐금 먹고 말았다.

살짝 잠이 들었는데, 내 옆자리 아저씨의 킁킁(저 깊은 부비강 안에서부터 올려오는 소리)거리는 소리와, 통로 건너 옆자리 아줌마의 훌쩍(마른 콧물 마시는 소리)거리는 소리때문에 도저히 잘 수가 없었다. 30분잤나... 11시간 비행동안 내가 눈 붙인건 이 30분이 다였다. 예전엔 머리만 닿으면 잤는데, 어느새 나는 이렇게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져서 잠을 못자는 인간이 됐을까....

이른 저녁으로 나온 밥과 해산물 튀김... 내리기 전엔 죽같은거 좀 주면 안돼나... 소화도 안되고 오랜시간 앉아있는데 튀김이 왠말이냐....  소바하고 파인애플만 다 먹었다.

결국 기내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한밤중에 행진'과 이름을 잠깐 잊었지만 *** 의 '파일럿 피쉬' 그리고 파리 가이드 책 다 읽고 내렸다. 예전엔 드골 공항에서 출발만해서 몰랐는데, 내려서 한참 이상한 에스컬레이터를 몇번 타고서야 짐 내리는곳에 도착.
내 짐은 제일 먼저 나왔는데, 비즈니스손님들 짐은 거의 마지막에 나와서 다들 짜증. ^^ 골드 회원되서 좋은건 짐 빨리 나오는거구만요,,,  사돈어르신이 오늘 이 양반(나를 말함) 제일 운수 좋다고 하셨다. 사돈 어른 짐이 제일 늦게 나왔다는... -_-



택시에 짐을 싣고, 미리 적어온 파리 아파트 주소를 보여주고 시내로 출발... 중간중간 공사때문인지, 퇴근길정체때문인지 길이 많이 막혀서 50분정도 걸려서 뤽상부르 공원 근처 아파트에 도착했다.



에펠탑아 안녕!!! 오랫만이야!!!


역시나, 보이는건 카페뿐.....
짐을 내려놓고 물과 맥주를 사러 나갔지만 슈퍼하나 찾을 수 없었고, 근처에 있는 아주 작은 가게엔 물건도 몇개 없었다.
심신이 너덜너덜해져서 도착했건만, 맥주가 너무너무 땡겼건만,,, 결국 물 한잔 마시고 매트리스 스프링조차 없어보이게 출렁거리는 침대에 쓰러져 다음날 7시까지 꿈도 안꾸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