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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이지(理智)에만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휩쓸리면 이러저리 표류한한다. 고집을 부리면 거북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 나쓰메 소세키
약간 쌀쌀한 일요일아침. 한기가 느껴져 긴 옷을 걸쳐입은 채 커피한잔을 진하게 타놓고 앉아 지도를 펼쳐놓고 잠시 고민을 했다. 하루 남은 파리에서의 시간, 그리고 가고 싶은 두 곳, 지베르니와 오베르 쉬르 우아즈. 너무나 유명한 이 두곳은 각각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로 대표되는 도시다. 전날 오랑주리에서 보고 온 수련 연작의 감흥이 아직은 가슴께에 남아있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원래 가려고 마음먹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카메라를 챙기고, 가이드북을 하나 챙기고, 물 한병을 챙기고, 아이팟을 챙겨 집을 나오니, 거리엔 이른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카페마다 가득했다. 지하철을 타고 파리 북역에 내려 SNCF 라고 쓰여진 곳으로 가니 플랫폼은 있는데 티켓 창구가 없어 ..
4년간 뻔질나게 안성으로 통학하며 살았지만, 안성 자체를 제대로 구경한적은 없는것 같다. 기껏해야 학교앞 포도밭이랑 터미널 근처 유명하다는 '개미식당' 몇번 간게 끝이었는데, 졸업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안성을 제대로 볼 수 있게됐다. 영화 '섬'의 촬영지로 유명한 고삼호수. 영화탓인지, 호수 중간중간 떠있는 저 수상좌대가 섬짓해보인다. -,.- 어쩔 수 없다. 모든게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호수의 풍경. 아무도 없었는데, 저 낚시대는 뭐란 말인가. 영화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안성에는 딱히 볼게 없다. 가족단위 관광이라면 또 모를까... 안성허브마을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가볼 만한 곳이다. 별 기대없이 먹었던 허브 비빔밥과 허브 돈까스. 새콤달콤한 돈가스 소스와 허브의..
아. 미안, 지금 나 내려야 하니까 좀 이따가 다시 전화줄래? 응, 아니 그런건 아니고 여기 뭐- 시장에 왔어. 글쎄, 이것저것 다 있는거 보니까 우리나라 지방 5일장 같은거 같기도 한데? 응. 알았어. 이상한거 또 사가지 않을께. 웃겨... 아니라니까. 어. 여기 일요일마다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래. 응. 우리만 있는게 아닌거 같아. 다른 관광객들도 많은데? ........................... 있지,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국가인거 알고 있었어? 그래? 아- 영국 식민지 여서 천주교도 많은거구나. 어! 여기 완전 차이나타운 마켓같아. 왜 이렇게 중국말이 많지? 아. 네? 네네.. 아. .. 아. 미안. 아냐... 옆에 분이 알려주셔서- 코타 키나발루 인구 40%가 화교래. 그래서 이렇게 중국 ..
3Days in Paris::: 파리, 프랑스 002 몽마르뜨 언덕과 베르사이유에 가는 날은 아침부터 짙은 회색하늘 사이로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파리와서 날 좋았던 때는 아주 잠깐... 그리고 떠나는 날, 사람들쫒아간 아울렛에서는 정말 울음이 날 정도로 쾌청했다. 이번엔 그냥 맛보기라고, 다음에 혼자 홀때는 꼭 앵그르의 샘물도 보고, 몽 생 미쉘도 가보고, 맛있는 마카롱도 먹겠다고 독하게 다짐을 할 정도였다. 몽마르뜨 언덕에 있는 사크뢰퀘르 대성당은 비오는 날 봐서 그런지 더 웅장해보이고, 한편으로는 더 경건해보였다. 금방 그치겠지 했던 비가 점점 굵어져 성당앞에서 파리 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꽤 고역이었다. 미리 준비해간 책 속의 글자도,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의 말도, 빗속에 묻혀 공기중에 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