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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Auvers Sur Oise 고흐의 마지막 여정, 오베르 쉬르 우아즈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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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Auvers Sur Oise 고흐의 마지막 여정, 오베르 쉬르 우아즈 1

isygogo 2009. 9. 16. 22:59
약간 쌀쌀한 일요일아침. 한기가 느껴져 긴 옷을 걸쳐입은 채 커피한잔을 진하게 타놓고 앉아 지도를 펼쳐놓고 잠시 고민을 했다. 하루 남은 파리에서의 시간, 그리고 가고 싶은 두 곳, 지베르니와 오베르 쉬르 우아즈. 너무나 유명한 이 두곳은 각각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로 대표되는 도시다. 전날 오랑주리에서 보고 온 수련 연작의 감흥이 아직은 가슴께에 남아있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원래 가려고 마음먹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카메라를 챙기고, 가이드북을 하나 챙기고, 물 한병을 챙기고, 아이팟을 챙겨 집을 나오니, 거리엔 이른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카페마다 가득했다.
지하철을 타고 파리 북역에 내려 SNCF 라고 쓰여진 곳으로 가니 플랫폼은 있는데 티켓 창구가 없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보니 일단 나가서 티켓박스에서 사라고 했다. 지하철 출구를 나와보니 떼제베와 다른 기차를 타는 진짜(라고 말하긴 좀 우습지만) 북역 로비가 나타났다. 티켓박스에서 표를 사고 보니, 표가 일반 기차표가 아닌 지하철 티켓같은걸 주길래, 음.. 좌석도 차량 번호도 안적혀있는데 뭐지 이건... 하고 또 잠시 고민하다가 눈치를 보니, 왠지 기차역에서 타는건 아닌것 같아서 일단 다시 SNCF 적힌 플랫폼으로 돌아와서 살펴보니, 한쪽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 특별열차라고 적혀있었다.

파리북역 로비. 왼쪽펜스 아래로는 지하철과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있다.

지하철에서 나와서 다시 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뭐 이어져 있긴 하지만, 어쨌든 지하철은 아니니까..

로비에 있는 티켓 박스에서 티켓을 구매.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 가는 직통열차는 토.일요일, 공휴일에만 특별 운행되며 아침 오전 9시 56분에 북역에서 출발해 10시 28분에 오베르에 도착하고, 저녁 6시 20분에 오베르를 출발해 파리에 6시 52분에 도착한다.
평일에 갈때는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주말을 끼고 여행한다면 편하게 한번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이 특별 열차를 타고 가는게 좋다.

여기가, 떼제베와 기타 기차를 타는 플랫폼... 역시나 메인 역답게 크고 사람도 많고, 뭔가 전광판에 돌아가는 글자도 많다. 하.

오베르가는 기차와 파리 가까운 근교에 가는 기차를 타는 플래폼...  오베르가는 기차는 31번, 첫번째 있는 폴랫폼에서 타면 된다.

기차 안내 창구에 꽂혀있는 오베르 브로셔. 다행히 영어,불어 같이 나와있어 굉장히 반가웠다. 여긴 왜 대부분 물건에 영어가 같이 있지 않은거야... -__-
www.auvers-sur-oise.com

이게 기차표. 오베르가는 기차표 달라하면 역무원이 물어본다. "Go and Back?" - "Yeap". 간단 명료하게 끝나는 의사소통. 서로 원하는 목적은 다 이뤘으니 뭐 됐지. 기차표는 편도 5,05유로. 저 뒤에 ,05는 대체 뭐라고 읽는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왕복 10유로 살짝 넘는다.

시간도 남았길래 어슬렁거리다가 유명하다는 Paul빵집에서 애플파이 하나 사고, 커피 한잔을 자판기에서 뽑았다.
내가 마시고 싶었던건 캬라멜 카페라떼 였나 그랬는데, 그건 1유로 20이었고,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동전은 1유로 10이 전부였기에 돈에 맞춰 뽑아마셨다. 여기에 비해 커피 종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자판기커피는 우리나라가 제일 맛있는거 같아. 하하하, 나만 그런가?


특별 열차는 이층으로 된 기차로, 우왓,,, 이층 기차!!! 하면서 열량이 채 안되는 작은 기차지만 꽤 운치있군,, 하고 생각하고 신나게 올라탔는데....

생각보다 너무 더러워서 내심 실망. -__ - 에어컨이 저 사이로 나오는게 더 신기했다.


오베르 역에서 나오면 양쪽으로 큰길이 하나 나오는데, 일단 모든 사람들이 왼쪽으로 먼저 틀어져 걸어가길래 나도 같이 왼쪽으로 돌아섰다. 좁은 골목에 사람은 많아 일단 길을 건너 맞은편쪽에서 걸어가다 만난 첫번째 관광지... 고흐 정원(Parc Van Gogh).
안에는 자드킨의 고흐상이 기세도 좋게 아담한 공원안에 우뚝 서있다.

자화상 그림에서만 봐오던 얼굴이 아니라 약간 의외였지만, 열의탱천하던 당시의 의욕적인 고흐를 보는 것 같아 뭔가 좀 새롭기도 하고, 다른 사람같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얼굴은 귀 자르고 붕대 칭칭감고, 생각많은 얼굴로 잔뜩 찌푸리고 있는 얼굴이니까 뭐라 해도 할말은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그런 신경질적이고 강박증 있어보이는 얼굴의 고흐를 제일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공원을 휙 돌아-라고 할것도 없이, 동상보고 뒤돌아서면 공원이 끝이라 둘러보고 말것도 없지만, 일단 동상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인사한번 해주고 나와 다시 서쪽으로 걷기시작하니 주말장이 섰는지 빵을 사는 사람, 고기 흥정을 하는 사람, 치즈향을 맡으며 유난히 치즈고르기에 열중하고 있는 할아버지하며, 아이데리고 나와 과일 사는 엄마들도 보이고, 올리브 한통을 꽉 채워가는 남편들의 건강한 목소리가 기분좋게 간지러운 일요일임이 실감이 난다.





밖에선 이런 거대 훈제 차가... -_- 여기서도 볼 수 있었던 메추리고기... 음... 난 그저그렇던데...


얼마나 가야하나, 라고 생각하고 말것도 없이, 바로 나오는 오베르 시청. 각 명소앞에는 고흐가 그린 그림의 표지판이 세워져있어 예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보는것도 재밌다.

차가 많아진거 말고는 그림 속 그대로인 '현재' -

고흐가 살았던 집... 엽서에서 본 그대로, 그림에서 본 그대로,,,, 거기 서있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서있어서 왠지 고흐 테마파크에 와있는 느낌도 들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진짜처럼 거리도, 집도, 사람도 있지만- real이 아닌 그런 상태?
Maison de Van Gogh 의 첫인상은 그랬다. 건물을 지나 첫번째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오른쪽에 입구가 있고, 안에 들어가면 매표소가 있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쭉 레스토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Auberge Ravoux. 이층은 고흐 박물관이고 일단의 인원이 생기면 안내원의 안내로 고흐가 약 70일동안 기거했던 작은 다락방으로 올라가게 돼있고, 기념품샵(당연하게도)도 들어가있다.


레스토랑 앞에는 테이블 하나와 의자 두개가 나와있는데, 테이블에는 막 콜크마개를 빼낸 신선한 포도주가 두잔 올려져 있다.

아마, 누군가가,,, 이제 막 식전 포도주 한잔 하려고 하는거겠지... 따스한 아침 햇살을 맞으며, 늘어지게 평화로운 일요일을 보내기 위해... 동생과 함께... 이곳에서 나른한 9월의 하루를 시작하겠지...  아마, 그 둘은 아침마다 여기서 포도주 한잔하며 계속 머물러 있을지도 몰라...

매표소. 고흐의 방에 들어가보려면 이곳에서 5유로를 주고 티켓을 산 후, 레스토랑 뒤 외부 계단을 통해 이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굉장히 좁고 어두웠던 복도... 급하게 꺽여지는 코너 계단....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소리가 고흐의 귀에는 정겹게 들렸을까? 신경을 거슬리게 하던 파리의 소음을 생각나게 했을까? 아.. 그 당시엔 새 나무계단이였을까? 아마도, 아닐거라고 ㅎㅎㅎㅎ.

왜 내 눈엔... 그림에서 보던 고흐의 방으로 보이질 않는거지? 의자하나 있는거 말고는... 뭔가 구도도 다른거 같은데... 엥.??
좁은 지붕창으로 들어오는 옅은 햇볕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 으스스해 보이는 고흐씨 방... 역시 상상만 하고 있던게 좋았을려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방을 구경하고 우르르 줄 맞춰 나와 입구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왼쪽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자리해 있고, 그 앞 작은 삼거리앞에 고흐의 그림이 붙어있다.

고흐가 살던 시대에도 저렇게 그대로 있었을까 싶은 작은 언덕을 올라가게 만들어놓은 계단.
고흐가 그린 그림속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지만, 왠지 그림속으로 들어가보는 것 같은 묘한 기분에 한칸 한칸 조심스럽게 올라가본다. 마을 자체는 그렇게 크지않고, 곳곳에 유명스팟을 표시해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지도보고 표지판 따라가면 길 헤맬일은 없다. 작고 좁은 골목 사이로 빼곡히 자리한 집들 하나하나, 역시나 갈색톤 혹은 아이보리 톤으로 외벽이 칠해져있고, 창문외부의 나무 댓문만 색깔을 달리 해 칠해놔서 '그림같은 집들'을 이룬다.


인포메이션 센터겸 도비니 뮤지엄.

마카오의 타이파 마을만큼이나 들이대면 어디든 그림... 이 되는 이 곳...

오베르 성...  현재는 인상파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10유로나 하는 입장권으로 살짝 고민하다가 일단 내부관람은 패스.


금방 네마리 말이 끄는 검은 마차가 멋진 제비 꼬리 달린 양복입은 마부의 채찍질에 다그락 거리며 튀어 달려올거 같은 길.. 

정원주변으로 심어져 있는 아이리스 꽃밭중에 꽃이 펴있는건 이게 두 송이뿐!!! 비가오지 않아 가뭄이 심해 나무들이 많이 말라가고 있다고 하더니, 여기도 그런지, 꽃 핀게 딱 두개라니... 좀 어이가 없긴 하다. 일부러 물을 주지 않는건지, 물을 줘도 이렇게 금방 마르는건지, 비올때까지 일단 기다려보자 인지 이 상황파악은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