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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아주 오랫만에... 그리고 아주 오래걸려... 전시회를 하게 됬다. 너무 갑작스럽게 정해져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이런걸 했습니다. 라는 인사가 아닌이제부터 이런걸 할겁니다 라는 소개가 되기를... 이를 계기로 게으른 작업 능률도 많이 올라가기를.. ^^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만 쉽니다. 장소 부암동 공간291 9월2일부터 14일까지.
1998년 이었나. 나래이동통신의 넙적한 삐삐에서 벗어나 작아지고 컬러풀해진 두번째 삐삐 구입. 이제는 더이상 음성함에 몰래 노래를 녹음해놓는 사람도 없고, 빨리 오라는 82825555 를 쳐줄 사람도 없다. 쉴새없이 울리는 문자메시지보다는 가끔, 두근두근 하며 열어보던 그 사서함이 그립다. 세번에 걸쳐 춘천가는 기차를 녹음해줬던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주일에 한번 음악 깔아놓고 대문 메시지를 녹음하던 때도 좋았는데. ^^
폭염주의보가 내린 팔월의 첫째날.. 한가지 목적으로 공원에 모인 여러 사람들... 덥고 짜증나고, 간혹 통제 안되는 상황에서도 누구하나 얼굴 찌푸리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촬영 했던 날... 어찌보면 촬영에 방해될 수도 있었던 나의 몸상태를 끝까지 배려해주신 분들 때문에 더더욱 아플 수 없었던 날.. 다행히 너도 잘 참아줬고, 그 점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단다. 적어도, 이때 이런 촬영이 있었단다.. 하고 나중에 얘기해 줄 추억거리가 생겨 좋기도 하다. 제일 더울 때, 짧은 다리 이끌고 촬영하러 나와 준 박해리씨에게도 감사를... 챙겨간 얼린 북어는 맛이 괜찮았는지... ^^ 빛나는 조연 역할 해줘 고맙다. 침을 그렇게나 많이 흘리다니... 미안하면서도 웃겼던건 .. 사실임. ^^ 폭염속에 폭삭 익..
남의 행복을 탐하기는 참 쉽다. 그저 내게 없는 걸 찾아 부러워하면 되니까. 나의 행복을 탐하기도 참 쉽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찾아 고마워하면 되니까. 오늘 저녁 나를 맞아줄 가족과 나의 안위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갈 수 있는 그런 멋진 집이 내게도 있으니까. 천둥번개 따위야 뭐. 지붕만 안 세면 되지 뭐.
러브 스토리와 로맨스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러브스토리에서는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장애가 본질적으로 주인공의 내부에 존재한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강한 자존심 따위가 사랑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연인들은 지나친 자존심 때문에 불화를 겪고, 주변 인물들은 오만한 주인공들이 불가피한 상황을 자초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어리석음과 우스꽝스러움을 놀리며 재미있어 한다. 따라서 러브 스토리는 코미디가 되기 쉽다. 하지만 로맨스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에는 문제가 없다. 멘초냐의 표현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 본 순간부터 자신의 심장이 큐피드의 화살에 맞았거나 사랑의 천둥소리에 전율했음을 알고 있다. 러브 스토리의 갈등이 자존심 문제처럼 연인들이 자초한 것인 데 반해, 로맨스의 갈등은 가족과 사회가 연인들에게 지운 가..
팔랑팔랑 -그 녀석의 바람개비는 봄 바람에 들떠 발 밑의 밤가시 따위 아픈줄도 모르고 잘도 돌아간다. 아직은 알지 못하는 세대의 의미. 그저 할아버지의 아빠라는 말만 응 - 흘려 듣고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 달려나간다. 내 나이 한 살때 돌아가신, 사진 속 얼굴만 기억하는 내 할아버지와 나의 추억은 시작하자 마자 끝이 났지만 네 녀석 나이 스무살이 됐을 때는 네 할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이 가득하기를. 너의 고모로 살게 되서 참 고마운 하루하루. 팔랑 팔랑 -고모의 마음도 밤가시에 걸려 넘어질세라 뒤를 쫒아가며 잘도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