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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언제는 외로운 게 싫어, 할게 없는데도 일을 만들고, 만날 사람이 없는데도 약속을 잡고, 갈 곳이 없는데도 정처없이 집을 나서곤 했다.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동... 이제는 외롭고 싶어서 할 일이 태산인데도 뒤로 미루고, 어떻게든 예전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듯 빙빙빙...생각의 중심이 바뀌니 세상이 조금 틀어져보이는건 사실이다. 예전같았으면 혼자 나는 저 새가 참 외롭겠구나 하겠지만. 이젠 야~ 너 혼자서 홀가분하게 훨훨 신나겠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든다. 벗어날수 없지만, 어쩌면 벗어나기 싫은.. 서로 날 서있는 양날의 검처럼 -하루하루 줄타기마냥 달래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행복한 오늘 밤. 이젠 머리도 굳어가나보다. 너무 오랫만의 블로그. 오랫만에 마주친 옛날 남..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사하느라 정신없이 2달이 지나고, 여전히 곳곳에 쌓여있는 박스들을 보면 애써 외면하고 싶어지고. 이사는 고되고 힘들고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 본다는 설레임이 좋기도 하다. 짐들을 좀 버리고 다녀야 할테데 . 버리는 만큼 어째 다시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 ㅎㅎㅎ 이번에 이사하면서 처음으로 입주청소도 해보고, 이사견적도 내봤는데... 이사견적때 멀쩡한 유니폼 차림으로 온 실장님은 알고보니 유사업체 짝퉁이었고... 그 업체 홈페이지에 이름까지 떠있더라.. 그런 분 입사한 적도 없다고. 어쩐지 제일 견적도 싸게 해주더라니... 살면서 이렇게 더러운 부엌 환기구도 처음 봤다. 기름 고드름이 뚝뚝... 오 . 마이. 갓! 도배할 돈은 없어 모든 방 벽 페인트를 칠했..
한 잔 마셔. 날도 추워지고, 이제 제법 겉옷을 걸쳐도 옆구리로 스치는 바람에 깜짝 깜짝 놀라곤 하지? 검은 콩을 먹으면 검은 머리가 많이 난다지? 그래서 검은 콩을 튀겨 먹으려고 하는데, 요즘엔 뻥튀기 아저씨를 찾기가 너무 힘들어. 동네에 주말마다 오던 아저씨는 봄이되고 여름이 되도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옆 동네에 수소문해서 한 곳을 찾았지. 볶아낸 콩은 딱딱해서 먹기 힘들어. 그리고 콩은 절대 물로 씻어가지 말고 젖은 행주로 겉의 먼지만 닦아내도록 해. 물에 씻은 곳은 튀켜냈을 때 속이 갈색으로 변하거든. 볶은 콩을 잘못 사서 이빨이 나갈만큼 딱딱해 애궂은 천덕꾸러기가 됐다면, 물을 넣고 끓여. 팔팔 끓여. 그리고 그 뜨거운 차가 조금 식어 김이 잦아 들 무렵엔..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가 웃으며..
걸릴듯 말듯 하던 감기가, 왔다. 다행히 지독하게 괴로운 목감기보다는 추잡스럽고 시끄러운 코감기가 왔다. 무엇이든 반가운 손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간 몸 안도 시끄러웠을텐데 큰 병 나지 않고, 감기로 와주어 다행이다. 쉴새 없이 한 쪽으로만 콧물이 흐르는 토요일 밤. 진하게 탄 레몬차를 한 잔 타놓고, 오랫만에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옆에 쌓아놓고 주말 밤을 보내고 있다. 세월이 흘렀는지, 예전엔 분명 100-200원이던 책값이 어떤 건 권당 900으로 껑충 뛰었다.감기가 낳으면, 잘 지은 밥을 먹고 싶다. 찰지고 윤기도는 밥만 먹어도 맛있는 햅쌀로 만든 따뜻하고 맜있는 밥. 아픈 날은 유독 엄마가 그리워지는 법.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은 밤. 월요일엔 엄마 밥을 먹으러 가야겠다.
한 참을 꿈에서 헤매고 있었다. 며칠째 낮잠도 자지 못하고, 좀 무리를 해서인지... 떨어진 체력에 더 힘이 부치던 날이었다. 꿈에서 전화를 받았지만,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웅웅웅... 거리는 소리 후, 장면은 넘어갔고, 이내 친구들과 재잘재잘거리던 어느 화창한 날의 7월 오후였다. 햇볕은 따가웠고, 멀리서 매미소리도 들려왔으며, 그렇게 먹고 싶었던 진한 커피향이 스며들었다. 홀짝 홀짝 커피를 마시며 감격하고 있을때, 또 전화 벨 소리가 들려왔다. 받았지만 받아지지 않는 전화. 한참을 씨름을 하다 꿈에서 깼다. 꿈속에서 전력 질주를 한 것 처럼 -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찰나. 전화 속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수신자가 없는 전화벨소리. 링링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