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소개 (14)
Antic Nomad
우리씨는 씩씩했다. 까맣게 곧게 자란 흑발에, 깜찍한 앞머리를 내리고, 호탕한 웃음소리와 큰 키로 뚜벅 뚜벅 사무실로 걸어들어왔다. 책을 썻다고 하기에, 30대의 파리지엔이 쓴 낭만과 사랑, 호기로운 청춘에 관한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우리씨가 서른살에 겪은 유방암 극복에 관한 책이었다. 그녀의 커다랗고 밝은 웃음소리가 읽는 내내 페이지 구석구석 들려오는 듯 했고, 그녀가 파리에서 지독한 아픔을 견디며 흥얼거렸을 노래소리가 중간 중간 볼륨높아진 채 울려퍼졌다.. 우리씨... 파리 돌아가기 전에 한번 또 뵈요! ^^
오늘 선물받은 요리책... 보기엔 굉장히 쉬워보이지만, 과연,,, 집에서 해도 똑같은 맛이 날까? 오늘은 초회가 굉장히 땡기지만, 엄마가 해 놓으신 게찜에 밥 비벼먹어야 겠다.
" 노인은 백발이었고 실크 넥타이를 매고 있었지만, 신발이 없었다." 처음 카버의 소설을 접한건, 종로도서관에서 였는데, 제목때문에 집어든 책이 '제발 조용히 좀 해요'였다. 시달릴만큼 시달린 사람들이 욕다음으로 내뱉을 수 있는 말...아. 쫌!!!! - 뭐, 좀 완곡하게 표현된 제목같았지만, 단편 소설들이 처음엔 굉장히 낮설고 (아마 요즘 내가 주로 일본 소설을 읽어서 그럴수도 있고), 중간중간 개운함없이 끝나버리는 결말에 당황도 했지만, 읽고나서 굉장히 많이 생각나는 책 중에 하나다. 사실, 대성당에 실린 모든 소설을 다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카버만의 '생각하면서 읽게하는' 소설의 맛이 있다. 언젠가, 또 다시 읽게되면, 그때는 아마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 때..
"Sayonara, Sayonara" - written by Yoshida Shuichi" " ..... 나는, 난 남자니까, 여자에 관한 건 알 수 없다, 줄곧 그렇게 생각해왔지." "..... 미안. 아니, 그렇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 우리 일이라는 게 대체로 범죄자를 쫒는 거잖아. 다함께 우르르 에워싸고, 난폭하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말이야. 그 취재 상대가 남자면 왠지 대강은 알 수 있지. 아 물론, 그렇게 믿었던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마이크를 쥔 내 팔을 그다지 강하게, 깊숙이 들이밀지 않더라도, 왠지 모르게 상대의 생각이랄까, 물론 거짓말을 하는 녁석이 많긴 하지만, 적당히 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아도, 그럴 듯한 거짓말을 해도, 어딘지 모르게 그 녀석이 무슨 생각을 ..
2006. Koh Samui, Thailand 나는 나의 직업을 사랑하고 있지는 않았고, 그것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내게 있어 의심조차 없이 어딘가에서 새로운 만족을 찾아낼 수 있을 세상에 대한 하나의 길임에 다름 없었다. 그 만족은 어떤 종류의 것이었을까? 세상을 보고 돈을 벌 수는 있었다. 무언가 실행하거나 계획하거나 하는데 있어 부모에게 사과할 필요는 없었다. 일요일에 맥주를 마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정작 해야 할 일은 아니었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생활의 뜻은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본래의 뜻은 어딘가 다른, 좀더 깊고 아름답고 신비적인 데에 있었다. 그것은 소녀나 사랑과 관련되어 있다고 나는 느끼고 있었다. 그곳에는 깊은 기쁨과 만족이 ..
작년 샌프란 모마 미술관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일러스트 책. 일러스트레이터인 Kate Williamson이 일년간 일본에 머물며 보고 느낀 새로운 동양 문화, 먹거리등을 원색의 일러스트로 그려낸 책이다. 휴대폰, 마차, 자전거, 빨간 단풍, 고야, 컬러풀한 양말, 교토 요리, 가라오케, 당고, 도시락에 딸려오는 물고기 모양 일회용 간장통, 게이샤, 낫토, 란도셀 등 일본의 분위기를 그대로 표현해주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맛깔나게 그려놓았다. 올 해가니까, 일러스트 엽서 세트도 나와있던데, 저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일년동안 살면서 그림을 그려낸다면, 아마도 떡뽁이, 광화문 꽃밭, 남산 타워, 막걸리, 이마트, 청계천 물놀이 뭐 이런걸 고르지 않을까? 저자의 일러스트로 그려내는 서울은 아마 또 다른 느낌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