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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골목 골목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울 안의 옛 동네, 부암동 어느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게 되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진 동네가 있다. 한적하고 약간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느낌마저 드는 개발이 덜 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 동네, 하지만 근처 사는 주민으로서 이 북적거림이 사실은 조금 반갑지 않지만 나 역시 그 인파에 묻혀 골목길을 헤매는 곳, 바로 종로구 부암동이다. 작고 아담한 소품가게, 소박한 맛이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푸짐한 떡시루에 얹혀진 떡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집, 유럽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작은 인테리어 가게, 따로 선전도 안 하고, 작품수도 많지 않은 두 평짜리 갤러리 등 개발이 더디기만 하던 이 동네에 요즘 부쩍 70-80년대 옛 추억을 다시 되짚으며 서울의 옛모습을 ..
먼지 냄새 따라가는 어느 멋진 날의 산책 비 오는 날, 출근을 하며 경복궁 앞을 지날 때면 늘 회사가 아닌 다른 목적지로 차의 방향을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니, 사실은 비가 오는 날에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아무리 잘 피해 다녀도 운동화 코는 늘 젖어 있고, 바지 뒷단은 축 늘어져있고, 잔머리들은 이유없이 하늘로 치솟고, 뭘 입어도 끈끈한 비 오는 날은 정말이지 집에서만 지내고 싶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를 끽끽 거리며 연방 닦아내는 와이퍼 소리를 들으며 내가 떠올리는 또 다른 목적지, 나의 파라다이스는 바로 비원이다. 비 오는 날, 고궁나들이라니 왠 뜬금없는 소리냐고 물어도 똑 부러지게 이유를 말하기가 어렵다. 비 오는 날이면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단 하나의 풍경은..
:::: 원래는 작년 가을에 나왔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일로 밀려 올 봄에 출간 예정이었지만.... 가을즈음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주제의 책을 먼제 내버리는 바람에.... 회의끝에 슬로 트립 부분은 통으로 거둬내기로 결정... 그래서 이 원고와 사진들은... 저작권은 우리가 갖는 조건으로... 우리집 장롱으로 들어와버렸다. 그래도 여름 내 다니며 고생한 게 아까우니.. 블로그에 하나씩 올려볼까나...사진올리는게 힘들어지면 또 잠정 Pause 할지도 ::::: 얼마를 달렸던가- 먼 곳으로 떠나는 기쁨에 젖어 깨알 같은 수다를 떨다가 보니 계기판에 노란 불이 들어와있었다. ‘기름이 없어요!’ 라는 한 마디 말에, 차 안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얼어 붙었다. 음악도 끄고 네비게이션을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