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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하늘 토끼

isygogo 2024. 11. 25. 22:28


뒷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던 아이가 어! 토끼가 있네! 하길래 어디어디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ㅡ 구름속에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서 프린트해달라고 해서 저녁에 한 장 뽑아줬더니 하늘 토끼를 멋지게 그려줬다!

그 후 구름그리기 놀이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리기가 됬다.
특이한 구름을 볼 때마다 나도 자꾸 사진을 찍어두게 되고 ㅡ 아이는 구름위에 또 다른 세상을 그려놓았다.
경계없는 상상력이 부디 오래 가기를 ㅡ

어렸을때 나는 어땠던가 생각해보니 ㅡ
나도 학교에서 돌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역할놀이하며 보냈던거 같다. 마당에서는 흙놀이하며 농사짓는 놀이를 하고 ㅡ 마루에서는 섬에서 엄마랑 둘이 힘들게 사는 섬소녀놀이를 했고 ㅡ 엄마 장롱을 뒤져 카메라가 나오면 탈렌트 놀이를 ㅡ 멋드러진 가죽 가방을 들고 진주 목걸이를 목에 걸고 신여성놀이를 했더랬다.
가끔 찾아오는 남자친구들과 지우개싸움을 하고 집 대문을 골대 삼아 축구를 하기도 했다. 하루가 너무 길고 지루하기만 했던 그 상상속에 빠져살던 시간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에 나는 나의 모자란 부분을 상상으로 채우고 성장했던 것 같다… 학구열로 조금 더 채워졌다면 좋았겠지만! :-)

가끔 아이가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ㅡ 숙제를 하기 싫어 쓸데없어보이는 소리를 할때도 ㅡ 그 속이 빤히 보이지만 재밌는 상상을 펼쳐나가는걸 일부러 막아서진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엄마말대로라면 “그러거나 말거나” 자세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