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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달달달 볶아서...

isygogo 2014. 10. 27. 21:54




한 잔 마셔. 

날도 추워지고, 이제 제법 겉옷을 걸쳐도 옆구리로 스치는 바람에 깜짝 깜짝 놀라곤 하지? 

검은 콩을 먹으면 검은 머리가 많이 난다지? 

그래서 검은 콩을 튀겨 먹으려고 하는데, 요즘엔 뻥튀기 아저씨를 찾기가 너무 힘들어. 

동네에 주말마다 오던 아저씨는 봄이되고 여름이 되도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옆 동네에 수소문해서 한 곳을 찾았지. 

볶아낸 콩은 딱딱해서 먹기 힘들어. 그리고 콩은 절대 물로 씻어가지 말고 젖은 행주로 겉의 먼지만 닦아내도록 해. 

물에 씻은 곳은 튀켜냈을 때 속이 갈색으로 변하거든. 

볶은 콩을 잘못 사서 이빨이 나갈만큼 딱딱해 애궂은 천덕꾸러기가 됐다면, 물을 넣고 끓여. 팔팔 끓여. 

그리고 그 뜨거운 차가 조금 식어 김이 잦아 들 무렵엔..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가 웃으며 한 잔 내어줄께. 

쭉 들이키고 웃어주면, 그걸로 너에게 받은 상처 따위 다 잊어줄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더라. 결국엔... 

느낌만 남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