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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때였다. 2010년이란게 오는구나!!! 싶었는데 벌써 반년이 훌쩍 넘었다. 아아... 나의 7개월 하고도 20일은 어디로 흘러간거니!!!! 내일은 꼭. 아침에 한번에 일어날거야! 결심을 해보지만... 괜히. 자꾸 탁상시계만 그냥 돌리고 있다. -_-
늘, 뭔가 하는게 힘들어져서. 항상. 뭔가 해주는게 버거워져서. 늘. 뭔가 생각하는게 지쳐서 항상. 뭔가 결과를 바라는게 웃겨져서. 늘. 뭔가 바라게 되는게 씁쓸해서. 항상. 뭔가 기다리고 있는게 어이없어서. 룰라랄라... 잘도 이렇게 쉽게 살아왔구만. 하는 생각 끝에. 그냥. 툭. 떨어져 버린... 기분. 제대로... 하고 있는걸까... 모든것에 대해 자신감 상실. 한시간동안 뜀박질을 하며 땀을 흘려도, 이를 악물고 윗몸일으키기를 해도 별로 나아지는건 없는 저녁. 단지.. 창문 틈새로 불어오는 바람 한 톨이 시원할 뿐... 에효...
우리씨는 씩씩했다. 까맣게 곧게 자란 흑발에, 깜찍한 앞머리를 내리고, 호탕한 웃음소리와 큰 키로 뚜벅 뚜벅 사무실로 걸어들어왔다. 책을 썻다고 하기에, 30대의 파리지엔이 쓴 낭만과 사랑, 호기로운 청춘에 관한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우리씨가 서른살에 겪은 유방암 극복에 관한 책이었다. 그녀의 커다랗고 밝은 웃음소리가 읽는 내내 페이지 구석구석 들려오는 듯 했고, 그녀가 파리에서 지독한 아픔을 견디며 흥얼거렸을 노래소리가 중간 중간 볼륨높아진 채 울려퍼졌다.. 우리씨... 파리 돌아가기 전에 한번 또 뵈요! ^^
눈발이 새차게 날리던 날.. 눈오는 날 낭만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던 날... 라 빌레트 과학공원에 갔다. 학교다닐때 화학, 물리 점수는 늘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지구과학만은 점수 좋았는데, 지금은 봐도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흑. 어쨌든...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재밌었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놀 수 있는 아이들관에 가보고 싶었지만- 과학 원리 이해하려면 난 여기 가야했음- 보이는 눈들이 많아서 간단히 포기. 수족관하고 천문관은 따로 또 입장료를 내야해서 이날은 그냥 일반 관람만 했다. 주변에 먹을 만한 곳이 없어서 흠... (내가 못찾은걸지도... ?) www.cite-science.fr
생각난 김에... 파리에 있을 때 갔던, 차이나 타운의 Pho 14 국물은 Pho 14가 더 맛있었지만, 그 안에 들어있던 양때문에 깜짝놀랬다.. 아무리 먹어도 난 양은 좋아지질 않는단 말야... 오톨도톨.. 그게 너무 싫은거지.. -__- 그대로, 크지 않아서 국물까지 후루룩 다 먹어버렸다... 포 뿐만 아니라, 커리와 보분 또한 맛 좋았던 Pho 67 서울에서 놀러온 미*씨랑 은*씨가 도착한 날 먹으러 갔었다. 오픈되있는 지하에 주방이 있고, 일층에 5-6개의 테이블이 있는 작은 식당. 죄다 흔들렸네. 쯔... 아.. 보고있으니까.. 쌀국수 먹고싶어진다. 얼른 자야지. -_-
쌀국수에 목말라 있던 언니와 내가 언니 시누이에게서 받은 약간은 이상한 지도를 들고 찾아갔던 베트남국수집. 그래도 어찌됐건 찾았다고 좋아라 하고 들어가서는 보분이 맛있다는 시누이의 말을 살짝 무시하고ㅡ 숙취해소를 위해 둘 다 쌀국수를 시켰다. 하지만... 나에게 이 집 쌀국수는 완전 꽈당 쌀국수집이었다. 넙대대한 면은 역시 쌀국수에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묘한 향신료 냄새때문에 조금 비위가 울렁 울렁... -__- 쌀국수 두개에 피시케잌 (fish cake- 뭐 일종의 어묵?) 하나 먹고, 나는 40유로나 되는 돈을 지불하고 하루종일 속이 쓰렸더랬다. 겨울에 다시 갔을때는 이 근처 살면서도 한번도안가고, 늘 지나가기만 했다. ㅋㅋㅋ. 진눈깨비가 쉬지않고 내리는 삼일절. 삼실 갈 생각하니 괜히 한숨만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