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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미리 얼리버드로 예매해 두었던 우에다 쇼지의 전시. 모래언덕에 배치된 사람들의 구도가 1950년대 센스같지 않다. 예정된 듯한 하지만 우연인듯한 구도들이 재밌다. 사막에서 찍은 거라 사진 아래 모래 박스를 해 둔건 알겠는게 ㅡ 만지지도 못하게 할거면 차라리 모래 위에 등신대로 만든 모델들 사진들을 세워놓고 관람객들이 그 작품 안에 들어가 사진 찍히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 모래 박스 위에 프레임이라니 ㅡ 몇 가지 아쉬움은 차치하고 ㅡ 오랫만에 버닝 닷징 엄청 된 흑백 사진들 보고 있자니 ㅡ 다락에 잠자고 있는 흑백인화기 생각이 간절하다. 흑백 사진만 봐도 떠오르는 스탑배쓰와 픽서의 냄새 ㅡ :-) 오랫만의 남산 나들이에 ㅡ 명동교자 가서 칼국수에 마늘 김치 먹고 대차게 체 한날 ㅡ 사진집과 같이 산 색..

인생은 시간의 릴레이 경주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죽음을 맞지만 살아 숨 쉬는 순간순간, 인간으로서 완수해야 할 역할이 있다. 우리 부부의 경우 첫 번째가 자식, 그리고 우리 부부가 부양해야 할 세 어른들(시부모와 친정어머니)의 노후를 책임지는 일이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며 봉양하고, 효도하는 일을 다한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함께 보냈다. 그게 얼마나 근사한 일이었는지, 지금 이 나이가 되어 나는 곱씹는다. - 소노 아야코 사진 덧 ) 오랫만에 간 오이도는 많이 변해있었지만, 조개구이집과 대부분 건물 3층에 자리한 노래방들의 풍경이 거슬리지 않게 멋진 황금빛 저녁 노을을 만났다.. 거진 15년만의 오이도였다.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유치원에 접촉자가 나오면 반 전체가 등원을 안했었다. 집 뒤에 있는 무궁화 동산에서 놀다가 사랑채 앞 광장까지 가서 킥보드도 타고, 술래잡기도 하며 하루를 보내곤 했다. 사랑채는 운영을 했다 안했다 하다가 결국 한동안 문을 닫았었고, 오랫만에 새로 단장했단 소식에 기회만 보다가 오늘 출동… 지나가는 길에 운좋게 주차자리가 나서 잽싸게 세우고 ㅡ 옛날처럼 무궁화동산에 들러 철봉 한 번 하고, 사랑채로 건너닸다. 청와대 경비원도 일인시위하던 단골 아저씨도 안 보이니 어색하다. 일층에선 청와이웃이라 해서 서촌 일대 핫 스팟 도장찍는 행사도 있고, 패스권을 가져가면 협력업체에선 할인도 해준다. 서촌의 카페, 서점 등 할인 행사중 ! 도장은 나중에 또 받으면 되니 패스하고 ㅡ 이층..

해동 1950은 김포에 처음 해동서점이 생긴 1950년을 뜻하며, 없어진 서점을 다시 잇는 마음으로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새로 로컬 카페 겸 전시장, 그리고 책방을 겸하고 있다. 새로 지어지는 김포 신도시 사이 골먹 하나 들어갔을 뿐인데 ㅡ 300년된 느티나무가 있고, 50년이 된 도장집이 있고, 30년이 된 순대국집이 있고, 88년도에 첫 개점한 직접담근 김치를 파는 마트가 있다. 주말이라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지만 ㅡ 글로리에서 송혜교가 떡볶이 먹는 장면을 찍은 오달통 분식집도 있고, 40년된 원조돌곱창집과 한정식집이 골목 하나 돌아갈때마다 나타난다. (지도 사진 참조) 지하는 빈티지 소품샵, 일층은 카페, 이층은 서점, 3층은 전시공간인데 3층은 건물주가 살았던 집이라고 하는데 ㅡ 나무 천장을 ..

늘 지나다니던 경복궁 돌담길이지만- 경복궁과 고궁박물관만 주로 다니다 처음 민속박물관에 갔다. 늦은 점심의 후식 산책겸 가을이 가기 전 단풍구경 실컷 하려고 들렀다. 평창동에 있던 꼭두 박물관이 없어진건지 ㅡ 이사간 후 ㅡ 기증물품으로 전시중인거 같았다. 아이도 나도 친구도 ㅡ 꼭두의 얼굴 표정 보며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다. 그냥 막연히 옛날 나무 인형인줄 알았는데 꼭두는 상여나갈때 망자와 함께 가 같이 묻히는 사람도 동물도 아닌 존재라고 한다. 망자를 위로하고 슬픔을 나누는 동반자랄까 ㅡㅡ 장구치고 피리불고 씨름하고 말타는 모습의 꼭두들이 가득하다… 폐관 시간이 다 되 자세히는 못보고 다음을 기약하며 나왔지만 ㅡ 오랫만에 너무 멋진 전시였다… 표정만 따로 프린트해서 스케치 할때 해봐야겠다. Parade..

한동안 ㅡ 불면증으로 잠 못드는 밤이 있었다. 잠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 ㅡ 쿵 하며 심장이 내려 앉아 억지로 잠들지 못하게 하는것처럼 ㅡ 그렇게 심장이 떨어지고 나면 고동이 빨라졌고 의식은 점점 또렷해졌다. 다시 잠을 청해도 잠에 빠져들자 마자 ㅡ 경계의 끝에서 내 의식은 늘 뒷덜미를 잡혀 끌려나왔다. 신경과에 가봐도 내과에 가봐도 ㅡ 이상은 없었다. 멜라토닌도 듯지 않았고 ㅡ 처방받은 일주일치의 수면 유도제를 먹으면 그나마 서너시간은 잘 수 있었다. 꼭 일하러 가기 전 날 증상은 심했고 ㅡ 어떤 날은 다음날 일찍 나갈 일이 없어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디든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들던 나였는데 ㅡ 아마도 그 시절 나도 모르게 약간의 우울감이 있었던것 같다. 코로나에 육아에 늙어가며 생기는 일들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