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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Washington D.C 2002 그가 말했다. 난 언제나 길가다 오락실 앞에 있는 깃발 올려, 깃발 내려- 라는 말을 하는 여자의 목소리는 누가 녹음한걸까 궁금했어. 그녀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거 그냥 기계음 녹음아냐? 그가 말했다. 그녀는 짝사랑 하던 그가 그 기계 앞을 지날때마다, 깃발 올려, 깃발 내려- 이런 말 말고 다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녀가 다시 말했다. 무슨 소리야- 그냥 녹음실 앞에 앉아서 녹음한거 뿐이라고. 그가. 다시 말했다. 나라면, 깃발 내려- 깃발 올려- 그 말을 언제까지라도 계속 기계앞에 서서 들어주고 싶어. 다리가 아프면 쪼그려앉아서 듣고, 게임하는 사람이 오면 자리를 비켜주고 그 사람이 그녀를 못 이기길 바라며 지켜보고 있을거야. 그녀는... 오른쪽 머리끝을..
Banteay Kdei & people in Angkor + 반띠아이 끄데이 그리고 앙코르 사람들, 캄보디아 톤레삽 호숫가에서 만난 아이의 눈에는 건조한 먼지 날리는 한길을 달리고, 부실해 보이는 나무를 이러저리 엮어 호숫가에 방 하나짜리 집에서 온 가족 다 같이 살고, 넉넉치 못한 음식과 더러운 식수로 늘 잔병이 끊이지 않는 고단할 법한 삶의 무게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타지역 아이들처럼 센스있게 한국말을 배워 '원달러, 천원만!' 이라고 외치며 작은 고사리 손을 내밀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들이댄 카메라가 신기해 마냥 웃어주고, 쑥쓰러운 듯 베시시 다리를 꼬며 서있었다. 그 아이의 행복한 하루를 나의 이기적인 잣대로 고단한 삶을 산다고 단정지어 불쌍해 할 자격은 없다. 톤레삽 호수가는 길. 잠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