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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People in the two windows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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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People in the two windows

isygogo 2009. 1. 20. 01:03
                                                                                                                                            Washington D.C 2002

그가 말했다.
난 언제나 길가다 오락실 앞에 있는 깃발 올려, 깃발 내려- 라는 말을 하는 여자의 목소리는 누가 녹음한걸까 궁금했어.
그녀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거 그냥 기계음 녹음아냐?
그가 말했다.
그녀는 짝사랑 하던 그가 그 기계 앞을 지날때마다, 깃발 올려, 깃발 내려- 이런 말 말고 다른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녀가 다시 말했다.
무슨 소리야- 그냥 녹음실 앞에 앉아서 녹음한거 뿐이라고. 
 
그가. 다시 말했다.
나라면, 깃발 내려- 깃발 올려- 그 말을 언제까지라도 계속 기계앞에 서서 들어주고 싶어. 다리가 아프면 쪼그려앉아서 듣고,
게임하는 사람이 오면 자리를 비켜주고 그 사람이 그녀를 못 이기길 바라며 지켜보고 있을거야.

그녀는... 오른쪽 머리끝을 살짝 비벼 꼬고, 핑크빛 악어가죽 파우치백을 잽사게 낚아채고 립글로즈를 새로 바른 입술을 위아래로 두어 번 움직이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주차도장 받아와... 그것이 내가 들은 그녀와의 마지막 대답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