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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스미냑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 중 나름 터줏대감 역할을 한다는 미코노스. 겉보기엔 축 쳐진 차양으로 인해 우중충해 보이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은 아니지만 스미냑에서 하나뿐인 그리스 레스토랑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자마자 굵은 오후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고, 간간이 강풍도 몰아쳐뎄다. 그 와중에 메뉴 주문을 끝내고 화끈거리는 얼굴과 어깨에 알로에 젤을 바르고 있는데, 까만 눈동자의 헝크러진 단발머리 자매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색색의 팔찌를 들이밀며 원달라! 라고 외치고 있었다. 싸요. 라는 한국말도 해가며 호객행위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측은하기도 하고, 불쌍한 마음도 들긴 했지만, 전날 거리 상점에서 20개의 팔찌를 이미 산 후라 조용히 머리를 흔들어 거절의 표시를 했다. 불쌍한 눈으로 애원하던 아이들..
손꼽히는 발리 파인 다이닝 중 하나인 프렌치 레스토랑, 메티스.... 처음 가이드 북에 등장한 '논뷰'라는 말이 도대체 뭔가 했는데 논이 보이는 경치를 말하는거였다. -_- 뭐 어쨌든.. 우붓에서야 눈을 돌리는 그 마지막은 항상 논뷰이지만, 발리 시내에서 조용한 논뷰를 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내 메인도로만 조금 벗어나도 시원한 논뷰를 찾을 수 있는데, 내가 묵었던 아마나 빌라스의 앞도 그랬고, 바로 이 레스토랑 역시 그랬다. 서울에서라면 못해도 십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는 프랑스 요리를 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니... 뜨거운 햇살따위 무시해야지... 하지만 습도 높은 날, 자동차 매연을 뚫고 20분을 걸어 간 것은 실수였다. 땀 범벅을 해서 안내받아 앉은 테이블에 앉은 후엔 ..
기존엔 가보지 않았던 스미냑 지역에서 묵을 곳을 찾다가 발견한 작지만 힘있는 빌라 호텔... 아마나 빌라스. 스미냑 번화가에서 아슬아슬하게 코너를 꺽어 들어간 골목길은 이게 차도가 맞나 싶을 정도에 바로 옆은 논이라 여기 호텔이 있는게 맞아? 라는 의심만 들었는데, 번잡한 골목을 꺽어 딱 오십미터 들어갔을 뿐인데... 조용하고 아늑한 호텔 입구가 있는 줄도 모르게 놓여있다. 호텔이라고 하기엔 뭐지? 라는 생각만 드는 작은 주차장과 리셉션을 지나 배정받은 방으로 가보니... 여차저차해서 내가 예약했던 단층짜리 빌라가 아닌 2층 구조로 된 빌라로 업그레이드 되 있었다. 정말 정말 긴 담벼락이 선물상자와 같고, 빌라를 애워싸고 있는 대나무는 마치 선물상자 속 얇은 포장종이같고, 그 안에 놓여진 침실과 거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