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이미 정해져 있는 두 개의 입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나 나름대로 판단하여 나만의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 
진정한 지식인은 기존의 입장으로 환원되지 않는 '분류가 불가능한' 자기만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지식인은 현실 세력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어느 진영에 분명히 속한 사람들이 힘을 쓰는 현실 세계에서 대우받기가 힘들다. 
그래도 나는 분류가 불가능한 독자적 지식인으로 살아갈 것이다. ...... "" 



프로방스라는... 발음의 떨림이 미스트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책이라 냉큼 집어왔는데, 왠걸..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는다.
아마도 쉽게 슥슥 읽어내려가는 단순한 기행기가 아닌, 작가의 농밀한 지식과 사상, 그리고 개인적인 사유가 섞여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프랑스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프랑스 지식인들에 관한 이야기, 프로방스를 거쳐간 예술가들에 관한 이야기 등이 단순히 여기서 커피를 마셨다더라! 그림을 몇 작 그렸다더라! 하는 사실을 툭 던져놓는 게 아니라서 나 또한 프로방스에 빠져드는 발걸음이 더딜 수 밖에 없었나보다. 
중간 중간 읽다가 이름과 타이틀은 알지만 (예를들어 카뮈와 사르트르) 그들에 대한 지식은 얕기에 네이버에 물어봐야했고, 그럴때마다 다른쪽으로 또 관심이 쏠려 다시 책으로 돌아오기가 힘들었고, 사회주의 운동과 교묘히 비껴간 인간인지라 그 사상적 바탕에 대한 지식도 얕아 일단 지루함에 잠이 들기 일쑤였다. 
하지만, 작가가 프로방스에서 머물면서 자신의 일기 혹은 기록식으로 써내려간 글들은 좋았다. 

아직 반도 못 읽었지만.. 내일은 반남해야 하는 날. 
솔직히 말하자면... 그가 아를에 관해 얘기하면서 언급한 반 고흐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궁금하긴 하지만... 내일 일단 반납하고 다시 빌려올까 지금까지도 결정을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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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elalaming 2012.01.29 21: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분류 불가능한 사고라는 말, 꽤 유혹적이네요 :) 도서관에서 저도 빌려봐야겠어요!! 좋은 책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ㅎㅎ

    • isygo 2012.01.29 2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지금 이순간에도.. 다음장까지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읽어야 할까.. 아니면 반납할까 고민중입니다. ^^
      작가의 사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의 아쉬움이랄까요...
      하지만.. 시간을 들여 읽다보면 어느새 저 또한 프로방스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그늘 늘어진 계단위에 앉아있는 기분이 든답니다. 언젠가 제가 이 책을 다 이해하게 된다면 그때는 서점가서 꼭 사고 싶어요. ^^


" 노인은 백발이었고 실크 넥타이를 매고 있었지만, 신발이 없었다."

처음 카버의 소설을 접한건, 종로도서관에서 였는데, 제목때문에 집어든 책이 '제발 조용히 좀 해요'였다.
시달릴만큼 시달린 사람들이 욕다음으로 내뱉을 수 있는 말...아. 쫌!!!!  - 뭐, 좀 완곡하게 표현된 제목같았지만, 단편 소설들이 처음엔 굉장히 낮설고 (아마 요즘 내가 주로 일본 소설을 읽어서 그럴수도 있고), 중간중간 개운함없이 끝나버리는 결말에 당황도 했지만, 읽고나서 굉장히 많이 생각나는 책 중에 하나다.
사실, 대성당에 실린 모든 소설을 다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카버만의 '생각하면서 읽게하는' 소설의 맛이 있다.
언젠가, 또 다시 읽게되면, 그때는 아마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 때는 아마 좋아하는 글귀도 달라져 있을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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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femoho 2009.11.11 16: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좀 잘 안 넘어가든데... 뭔가 그의 단편은 일상의 하나의 '사건'을 얘기하는 게 아니고, 사건 없는 일상의 어느 시점에서 어느 시점의 모호한 처음과 끝을 뚝 떼놓거 같아요. 마니아층이 많은 걸 보면 그만의 매력이 있겠거니 해서, 꾸역꾸역 읽었더랬습니다.

    • isygo 2009.11.11 16: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서 오히려, 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이미 뭔가 일어났는데 내가 못알아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지도. ㅋㅋㅋㅋ.
      암튼. 이분도 약간 사차원에 사셨던듯. ^^

                                                                        Chicago, 2004

왠지 무척 피곤했다. 바닥이 콘크리트인 현장에서 반나절 있었기 때문에 턱 안쪽이 타서 쓰렸다.
그대로 누웠다가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빨리 오다기리 영감밑에서 목수다운 일을 하고 싶었다.
심지가 박힌 삼나무를 발로 꽉 밟고 성긴 톱을 쓰다듬듯이 깊숙이 박는다.
톱을 켤 때마다 턱 끝에서 땀이 떨어진다. 전기 대패와 운반 트럭 소리로 주위가 시끄러울 텐데도, 귀에는 톱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어느 틈에 목재와 톱이 스치는 소리에 자신의 숨소리가 더해지고, 절단면에 톱밥이 넘친다.
자기 몸에서도 뭔가가 넘쳐나오는 것 같은 가목이 느껴진다. 그것이 무엇인지 다이스케는 알 수 없다. 명치로 흐르는 뜨거운 땀.
톱을 켤 때마다 비산하는 땀. 몸에서 땀이 넘쳐흐르는 것인지, 땀에서 자기 몸이 넘쳐흐르는 것인지, 그저 톱을 켜고 목재를 절단하는 것뿐인 세계. 아주 고용하고 매우 단조로운 움직임의 세계. 목재를 밟고, 톱을 켠다. 다시 한번, 턱 끝에서 세계가 떨어진다.

열대어 79쪽. 요시다 슈이치:::



한번 오르면 일정 시간동안은 좋던 싫던 떠있어야 하는 - 하루하루가 있다.
기둥과 연결된 작은 쇠사슬 두개에 연결된 작은 의자에 매달려 빙글빙글돌면서 - 이제는 어지러움증도, 설레임도, 울렁증도, 두근거림도, 무서움도 다 즐길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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