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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첫 직장에서 선배 기자랑 목아박물관에 취재를 갈 때는 버스를 타고 또 타고 참으로 많이 달려 도착했었다. 그 후 여주는 아울렛에 가기 위해 잠시 들르는 곳이었는데, 이번에 취재 차 다녀온 강천섬은 보물섬같은 곳이었다. 멀리서 보이는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자작나무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아주 오랫만에 보는 미루나무였다... 어렸을때는 지천에 많이 심어져있던 나무였던거 같은데,,, 말 그대로 거진 30년만에 보는 것 같았다. 중간 중간 어설프게 열 맞춰 놓은 어린 묘목들을 보니 조금 안타까웠다. 그냥 좀 삐뚤 삐뚤하게 듬성 듬성 심어 스스로 이 멋진 풍경에 스며들게 했어도 좋았을 것을.. .꼭 이렇게 가드닝을 했어야 했나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리를 건너 들어온 강천섬은 정말 넓었다. 넓지만 넓은대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이런 저런 일로 제사 없이 가족들과의 식사로 대신한 명절 끝에 아이 손을 잡고 북촌에 나가보았다. 사실 생각보다 조금 비싼 입장료때문에 혼자 볼까 망설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같이 봐서 좋았고 그래도 전체 작품수에 비하면 살짝 비싼감이 들긴하다... 그래서 매 방마다 영상을 좀 더 오래 앉아 지켜보았고, 수집된 각종 자료들이 집합되어 나타내는 방대한 이미지속에 묻힐거 같았지만 진짜인듯 진짜아닌 이미지의 파도 속에 몸을 맡기고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기계가 자연을 꿈꿀 때 어떤 모습일까?" 라는 물음은 사실 조금 섬뜩하기도 했고, 터미네이터 등 영화속 인공지능 기계들이 사람을 꿈꿀 때 모습만 상상했지 자연을 모방하려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은 안해봤어서..
친구를 만나러 처음 샌프란시스코에 왔을 때, 선배가 차로 이 집들 앞을 지나가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일 비싼 집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무채색 페인트에, 화려한듯 하지만 기품있어 보이는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이 한 채도 아니고 여러채가 줄줄이 늘어선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집들을 보러 오는 것도 신기했지만, 저렇게 주구장창 사람들이 집 밖에 앉아 우리 집을 쳐다보며 사진찍고 하는것도 성가신 일이겠구나 싶었다. 정문으로 향한 저 창들을 가리고 있는 커텐이 걷혀지는 때가 있을까.... 언니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후 다시 찾았을 때의 느낌은 또 달랐다. 조카를 등에 매고ㅡ 노을 지는 저녁, 공원을 산책하며 언니의 퇴근을 기다릴 때는 관광지가 아닌 따뜻한 노란 등불이 창문마다 새어나오는 익숙한 동네 ..
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특별전시. 첨탑이 불타고 난 후 그 시대 건축기술과 자재에 맞춰 복원중이라는 노트르담 성당의 건축시작부터 현재까지 그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한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퀄리티, 전시장 내 작은 디테일(사진프린트 상태라든지, 옛날 바닥 무늬 그대로 살린 카페트라든지)에 감동했다. 전시보기 싫다던 아이들도 작은 패드로 성당 곳곳에 숨겨져있는 보물찾기에 신이 나 한 시간 넘게 집중…. 첨탑이 아직 굳건히 자리해 있을 때 ㅡ 성당앞에서 점프사진 찍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ㅡ 지금 공사중인 현장을 보니 다시 파리에 가 있는 기분이다… 조만간 사람 적은 오전에 다시 와봐야겠다….
조지아 오키프가 그림그리며 거의 평생을 살았던 산타페, 나에겐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부인으로 먼저 알게된 화가. 다녀온 지 이십년이 넘었어도, 아직도 눈에 선한 황토빛 세상과 살짝 건조한 공기, 인디언의 숨결이 안 닿은 곳이 없는듯하게 느껴지던 도시 구석구석,,, 유난히 하얗던 달과 이 세상 색이 아닌듯했던 형형색색의 노을 빛.... 무심히 던져진 마른 꽃다발 마저 예술적으로 보인던 곳, 자연이 빚고 사람이 빌려 사는 듯한 마을들... 수줍어 보이지만 눈빛만은 강렬했던 사람들... 언젠가 여기 다시와서 전시회를 하고 싶다고 느꼈던 말랑말랑했던 내 각오도... 여전히 ing....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을 갈까 히타를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어차피 일박이일이니 너무 멀고 복잡한 곳 아닌 소도시인 히타로 가기로 했다. 일본 관광청 홍보 사진에서 본 초록색 레트로 기차도 히타로 갈까 하는 마음으로 기우는데 한 몫했다. 서울에서부터 JR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훝어서 (간신히) 예약을 하고, 티켓 바꾸는 방법을 숙지... (케이티엑스 만세) 두번째 날 하카타 역에서 히타로 가기 위해 짐을 이고 지고 도착, 꼭 먹어보고 싶었던 에키벤도 하나씩 취향대로 골라서 탑승. 별거 아니지만, 이국적이라는 느낌으로 도시락만으로도 기분이 두둥실 떠오른다. 아이들 각자 하나씩 뜯어 도시락을 먹고 앞 칸으로 이동해서 식당칸도 구경하고, 중간에 마련해둔 기념사진 스팟에서 사진도 찍었다. 유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