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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보통은 청계천하면, 종로 3가 혹은 4가까지만 가본게 전부였는데, 갓길을 따라 황학동 방면으로 쭉 내려가다보니 이런 판자집이 나타났다. 나름 재밌게 잘 차려놓은 옛 판자집이지만, 내부는 역시, 뭔가 계속 다듬어지고 운영되는 느낌이라기보다는 한번 해놓고 대충- 부서지거나 없어지지 않게만 관리하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휴일이라 사무실(한쪽에 관리 사무실이 있긴 하다)에 아무도 없이 개방해놓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물건들을 좀 더 짜임새있게 잘 배치해놓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운감이 없진 않다. 예전에 우리집에도 많이 있던 물건들을 오랫만에 보니 퍽 반가웠고, 오래된 종이 인형의 제목이 '애정의 욕망'이라니.... 깜짝 놀랐다. ㅋㅋㅋ 우리집에도 있던 샤파... 그 때는 연필 깍는 ..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눈이 됐다. 압구정에서 친구를 태우고 집에 올때쯤엔 눈이 점차 쌓이기 시작하더니. 친구네서 일하다 집에 가려고 나오니 저렇게 눈이 펑펑.. 결국, 차는 친구 집앞에 버려두고 구두 벗어두고 운동화 빌려신고 우산 하나를 빌려 가파른 지름길-일명 심장 터지는계단-로 집에 왔다. 두 다리가 후들거릴 즈음, 누군가 나 보다 먼저 이 길을 지나간 단 한사람의 발자욱 때문에 그나마 눈에 덜 빠질 심산으로, 그 발자욱을 똑같이 밟아 올라왔다. 계단을 다 올라왔을때, 심장은 터질것 같이 헐떡거렸고, 귀는 이미 감각이 없었고, 목구멍은 찬 공기 대량 유입으로 따갑다 못해 숨쉬기도 힘들어졌고, 맨발에 신은 조금 작은 운동화로 눈이 들어와 뒤꿈치는 땡땡 얼었다. 평지에 올라서서도 한참을 목을 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