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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야간개장

isygogo 2014. 10. 30. 22:03




뻔질나게 비원만 드나들며 아. 좋다고 하다가... 

친구의 광 클릭질의 은혜를 입어 예매 티켓을 손에 쥐었다. 

2시 시작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친구 덕에 하루만에 매진됬다는 창경궁 야간 개장 티켓을 들고, 갑자기 쌀쌀해진 어느 저녁 입궐했다. 

어려서 창경원에서 찍은 사진들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주아주 오랫만에 와 본 창경궁은 단아하고 소박한 느낌의 궁이었다. 

곳곳에 놓여있는 왕비들의 처소들의 사이즈로만 보고는 뭐, 경복궁에 비하면 엄청 작긴 하다.. 이러면서 지나왔는데

궁 안쪽 호수에 이르니 입이 저절로 떡... 

그 꾸밈없는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휘황찬란한 궁 건축을 피했던 것인지... 

이 아담한 낮은 언덕의 소나무들과 커다란 호수, 근처 작은 덤불들을 다 소유했던 그녀들이 부러워졌다. 

조명이 너무 없어 자세하게 볼 수 없었지만, 가을 밤 궁궐을 거니는 정취는 무엇에 비할소냐.. 

겨울이 오기 전에, 날 밝은 때 또 와야겠다. 

그리고, 그 때는 내가 주인이 되어 마냥 느긋하게 거닐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