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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펜끝으로 훔쳐본 세상 (세노 갓파 - 서해문집 8,500 Wo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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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펜끝으로 훔쳐본 세상 (세노 갓파 - 서해문집 8,500 Won)

isygogo 2012. 3. 6. 20:39

얼마 전 파주에 갔다가 서해문집 1층에 있는 북카페에서 세일하는 책들 중에서 건진 책이다. 
세노 갓파라는 무대미술가이자 수집광이고, 여행광이기도 한 그가 '호기심'에 모아 둔 각종 물건들과 자기가 여행했던 지역의 수수께끼같은 이야기들을 자신이 직접 그림 삽화와 길지 않은, 하지만 위트 넘치는 이야기로 짧게 짧게 들려주는- 한마디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만화경같은 책이다. 

네덜란드에서 맛본 훈제 장어가 먹고 싶어, 동네 장어집에서 한 마리를 얻어다 집에서 훈제를 했지만, 본인이 한 입먹고는 식구들이 먹으려는 걸 필사적으로 막아야만 했다는 일화도 있고,  파리의 지붕에 꼭 올라가 보고 싶어 호텔 종업원에게 뇌물을 쥐어주고, 지붕에 올라가 보이는 풍경을 질리지도 않고 몇 장이나 스케치를 하기도 했으며, 자신이 머물렀던 호텔의 방을 도면 그리듯이 위에서 내려다본 형태로 꼼꼼하게 자로 재고, 걸음거리를 재며 스케치를 하기도 했다. 사실 이 작업은 나도 해보고 싶은데 그림을 못 그리기에 그저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대문 시장에서 팔고 있는 식료품과 사람들의 신발등을 스케치하다가 스파이 혐의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별난 여행자이긴 한가보다.

특이한 걸 모으기 좋아하는 나지만, 세노 갓파씨의 수집품에 비하면 새발의 피...  하지만 가족들이 그렇게 못마땅해 하는 "쓸데없는 물건 모으는" 취미를 나는 왜 이렇게 이해가 가는걸까... ㅎㅎㅎ   그가 모았다는 성냥의 스케치를 보다가, 내가 모았던 성냥과 똑같은 걸 깨닫고 혼자 왠지 기뻐서 소리까지 질렀는데... 
저 방수 성냥... 지금도 성능이 괜찮을지는 모르겠다. ^^

그의 다른 책들도 우리나라에서 발간됬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