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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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코벤트 가든

isygogo 2009. 3. 3. 17:20

약간은 하얀 입김이 사람들 입술주변에 맴돌아 사라지던 때- 그가 말했다.
나는 널 만나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웨이터가 가져다준 작은 에스프레소 잔 크기만한 재털이에 하얗게 마른 재를 떨어내며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넌 날 만나서 네가 못하는게 있다는 걸 알게됐잖아.
마른기침을 하고, 다리를 다시 바꿔 꼬고 자세를 바꾼 그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자욱을 뒤쫒으며 말했다.
내가 못하는게 없다라는걸 느끼고 살때가 더 좋았어.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닌, 처량한 중년일 뿐이야.
차갑게 식은 달달한 코코아를 바닥이 보이도록 크게 한 모금 마시고 그녀가 말했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동안 이런 사람 하나 만나는것도 나쁘지 않잖아.
길가던 관광객 한명이- 그들 옆 테이블에 잠시 앉아있더니, 마침 건물벽에 쏘아 올린 나무를 한장 찍더니 그들의 바라보며 싱긋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동양에서 온 듯한- 축 쳐진 눈에, 뒤로 바짝 어 올린 검은 머리의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