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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에서 해매인 3일간의 런던산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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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에서 해매인 3일간의 런던산책

isygogo 2009. 7. 15. 23:35

한글을 떼고나서부터 레인코트의 이름은 '바바리'라는걸 당연하게 여기던 때 이후로...  한 십몇년전에 영국문화원에서 잡지형식으로 만들었던 타블로이드판 "GB" 책이있었다.  그 창간호에는 윤상, 신해철이 런던을 여행하는 화보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들이 간 곳의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나름 그 당시엔 꽤 파격적이고 신세대적인 가이드북이었는데, 어디나 똑같겠지만, 창간 기념 이벤트도 있었다. 이벤트 일등은 당연하겠지만, 영국 왕복 항공권!!! 물론 될리 없겠지만, 엽서를 보내고 잊어버렸는데, 어느 날, 영국국기가 가운데 박힌 마우스 패드가 배달이 돼서 왔다. 사실, 그 전까지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지만, 왠지 내 코멘트를 진지하게 들어준 듯한 괜한 설레임에 그날로 영국 관광책을 하나 샀다. 그 후, 남들 다 배낭여행 떠날때, 나는 도로공사 상황실에서 알바를 하느라 유럽언저리엔 가보지도 못하고 20대가 끝나버렸고, 우연한 기회에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오게 됐다. 10년만에 동창들 만나러 가는 기분으로 완전 설레서 영국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는데, 파리로 떠나기까지의 3일동안 런던의 하늘을 본건 딱 반나절 뿐. 그렇게 그리던 런던은 너무 우중충했다.
비행기안에서 열심히 동그라미, 별표, 꼽표 칠해가면 꼭 가볼곳, 꼭 먹어볼것 표시해둔게 너무나도 민망할정도로, 영국에서의 관광은 말 그대로 날림관광이었다. 오해할까봐 덧붙이지만, 절대 여행사나 가이드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일행들이 각자의 스케쥴에 너무 바빴기에... 그리고 나는 뭐라 한마디 찍 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었기때문에, 굴리면 굴러서, 던지면 날아서, 밀면 밀려서 런던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렇게 겉만 햟은 런던여행이었지만, 그 매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웨스트민스트 사원 뒷골목의 작은 블럭에 켜켜이 쌓인 오랜 시간과, 타워브리지를 가로지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묻어나는 깊고 오랜 역사는 꽤 무거운 감동이었다. 

버스안에서 본게 이정도니... 그 앞에 직접 서서 보면 얼마나 좋았을까. ㅠ.ㅠ

최대 수용인원 800명이라는 초거대 스케일의 관람차. 보통 런던 건물보다 높은걸 보니, 저런건 한번 타볼만 하겠다.  성인 일인당 17파운드. 가벼운 마음으로 탈 수 있는 것은 아닌듯.   < http://www.londoneye.com >

제일 놀랐던 런던 브리지. 이랜드 달력에 박혀있던 사진 속에선 엄청 컸었는데!!! 사실, 템즈강이 그렇게 작을줄 몰랐고, 타워 브리지가 요렇게 짧은 지도 몰랐다.

점심먹으러 갔던 피카딜리 광장근처...   이틀연속으로 한국식당 가는바람에- 점심먹고 나오면 해가 져 있던 바람에.... 거리 이름이라든지, 거리 역사라든지... 그런건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다... 더라.


런더너의 기본. 백발에 머플러에 바바리!!

결국, 런던 튜브도 못타보고,,, 간판만 기념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축소해놓은 듯한 광장. 좁은 길거리, 뉴욕 간판보다 반 이상씩 작은 산요, 삼성, 엘지 간판....  ^^

여름이 아니라서 그런지, 사진속에선 늘 사람들 바글바글했는데,, 추워서 그런지 약간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네...



거리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났던 곳. 길 양쪽으로 상점가들 즐비하고, 중간중간 오랜 역사 가지고 있는 펍이나 레스토랑등이 있다.

해리포터 영화에 나올법한 꽃집. 크리스마스를 한달이상 앞두고 있었는데도 꽃집엔 크리스마스 리스가 가득했다.
향기로운 꽃 한다발 사들고,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어디로 가는걸까. 사실 꽃 선물은 많이 받아보지도 못했고, 꽃다발 선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철마다 피는 꽃 몇가지씩 물에 꽂아 곁에 두고 싶을 때가 있다.


3일 내내, 영자언니는 저 택시, 중고로 파는거 서울로 가져가고 싶다고 계속 노래를 불렀더랬다.



자라 홈 매장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처마 밑에 서있는데 비까지 왔다. 왠지 나 엄청 처량맞아 보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