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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처음 이 그림을 봤을때(사진이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이힐 굽에 달린 보석들이 그녀가 흘린 눈물같아 한참을 서있었다. 디올 딱지가 박힌 배경따위는 중요치 않았고, 흙이 묻고 빗물이 흘러내리는 채로, 까만 자동차오일(내 추측으로)이 뒤꿈치에 묻을 줄도 모르고, 그녀는 얼마나 길을 내달렸을지가 궁금했다. 무엇이 그녀를, 가장 빛나는 자리에 있어야할 구두를 신고 저리 아픈 마음으로 위태롭게 서 있게 만든것일까. 큰 방울 하나, 똑 떨어져 그녀의 심장을 적시고작은 방울 하나, 뚝 떨어져 그녀의 손등을 흐르고또 큰 방울 하나, 똑 떨어져 그녀의 구두코에 맺히고또 작은 방울 하나, 뚝 떨어져 뿌옇던 그녀의 시야를 트이게 만든다. 아무 일 없이, 오늘은 괜히 울고 싶어지는 밤이다. 문득, 지금은 딱히 울만..
몇년 전 새로 오픈한 뉴욕의 모마만큼은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 모마가 좋은 이유는. 하나. 르네 마그리뜨의 'Les valeurs personnelles (Personal values) 그림이 있고. 둘째. 이브 탕기의 꿈속에서 헤매이는 듯한 그림이 있고. 세째.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초상화 그림이 있고. 네째. 마르셀 뒤샹의 '샘'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섯째. 야스퍼 존스의 'Land's End' 가 깊은 상심 가득한 모습으로 벽에 기대 있고. 여섯째. 앤디 워홀의 'Red Liz'가 여전히 젊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으며. 일곱째. 갖고 싶은 디자인 책. 디자인 용품들이 가득한 뮤지엄 스토어가 있고. 여덟째.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맞은편 벽까지 해가 깊이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가 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