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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먼지 냄새 따라가는 어느 멋진 날의 산책 비 오는 날, 출근을 하며 경복궁 앞을 지날 때면 늘 회사가 아닌 다른 목적지로 차의 방향을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니, 사실은 비가 오는 날에는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아무리 잘 피해 다녀도 운동화 코는 늘 젖어 있고, 바지 뒷단은 축 늘어져있고, 잔머리들은 이유없이 하늘로 치솟고, 뭘 입어도 끈끈한 비 오는 날은 정말이지 집에서만 지내고 싶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를 끽끽 거리며 연방 닦아내는 와이퍼 소리를 들으며 내가 떠올리는 또 다른 목적지, 나의 파라다이스는 바로 비원이다. 비 오는 날, 고궁나들이라니 왠 뜬금없는 소리냐고 물어도 똑 부러지게 이유를 말하기가 어렵다. 비 오는 날이면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단 하나의 풍경은..
::: 절대... 새로 블로그를 하기 귀찮아서 써 둔 걸 올리는건 아니다. 진짜! 찍고!! ::: 600년 조선의 역사와 25년 개인의 역사 당연히 안 가시겠지 짐작하고 지나가는 길에 물었다. 하지만 엄마는 흔쾌히 운동화를 챙겨 신으시고 집을 나섰다. 장을 보러 갈 때 아니면 따로 엄마와 함께 산책 나서는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의 둘 만의 외출이었다. ‘서쪽에 다섯 개의 능이 있다’하여 붙여진 서오릉은 초등학교 6년을 내리 소풍으로 다니던 곳이라 이미 너무나 익숙한 곳이긴 하지만 집에서도 가깝고 안에 조성된 산책로도 조용해서 가끔 놀러 가는 곳이다. 아직 해가 중천에 뜨지도 않았는데, 공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65세 이상은 무료라는 문고를 보고 엄마는 깔깔 웃으며 본인은 무료입장이라며 주저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