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궁 (2)
Antic Nomad
뻔질나게 비원만 드나들며 아. 좋다고 하다가... 친구의 광 클릭질의 은혜를 입어 예매 티켓을 손에 쥐었다. 2시 시작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친구 덕에 하루만에 매진됬다는 창경궁 야간 개장 티켓을 들고, 갑자기 쌀쌀해진 어느 저녁 입궐했다. 어려서 창경원에서 찍은 사진들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주아주 오랫만에 와 본 창경궁은 단아하고 소박한 느낌의 궁이었다. 곳곳에 놓여있는 왕비들의 처소들의 사이즈로만 보고는 뭐, 경복궁에 비하면 엄청 작긴 하다.. 이러면서 지나왔는데궁 안쪽 호수에 이르니 입이 저절로 떡... 그 꾸밈없는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휘황찬란한 궁 건축을 피했던 것인지... 이 아담한 낮은 언덕의 소나무들과 커다란 호수, 근처 작은 덤불들을 다 소유했던 그녀들이 부러워졌다. 조명..
예전엔... 배고프면 음식을 먹는게 제일 처음의 이유였는데... 요즘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솜털처럼 가벼워지기도 하고, 보기보다 맛이 없어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호르몬 탓인지.. 기분이 널뛰기 하는 요즘... 마카오에서 먹었던 이 맛있던 식당의 따뜻한 해산물 스튜가 자꾸 생각난다. 커다란 포르투갈 전통 솥(?)에 담겨 나오는... 해산물 진액 듬뿍 뽑아진 듯한 얼큰한 국물에 잘 익은 커다란 감자와 신선한 새우, 홍합, 생선살까지... 날은 덥지만 기분이 쳐질 때... 더욱 생각난다. 다른 요리도 맛있었지만, 아마 며칠간의 기름진 음식에 지칠 즈음 먹은 얼큰한 찌개같은 스튜에 식구들 모두 마음을 빼았겼던 하루... 비록 아침, 마카오로 오는 배를 놓치고 시간이 늦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