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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작년 알펜시아에 대관령국제음악제 촬영왔을때가 생각난다. 벌써 일년이 훌쩍 지났다니... 시간 참 빠르다. 20년만에 친구들과 같이 온 용평은 어릴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오래됨과 어쩔수없는 시간의 때 같은 게 어우려져 나름 신식호텔은 아니었어도 꽤 고풍스럽고 좋았다. 아마도 큰 나무들이 많아서그런가... 그래도 푹 꺼진 소파는 좀 바꿨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해리 덕분에 더 즐거웠던 여행... 오랜 시간 케이지 안에서 있느라 실성한것 같다는 친구 말에 또 한참을 웃었던 주말 저녁... 갑자기 찾아온 감기는 반갑지 않고나...
이지(理智)에만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휩쓸리면 이러저리 표류한한다. 고집을 부리면 거북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 나쓰메 소세키
우연히 보게 된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충동구매한 생각속의 집 숙박권으로 일박 이일 여행을 다녀왔다. 원고 교정도 봐야하고, 지난 달 마감이 특히나 힘들었던 관계로.. 일단 떠나고 말았다. 이번 여행처럼 아무 준비없이, 아무 사전 예약없이, 아무 계획없이 떠난 건 처음이었다. 저녁도 고기굽는건 패스하고 그냥 집에서 가져간 맥주에 펜션 근처에서 산 모듬 소세지 구이, 쌈무, 세송이 버섯. 딱 세가지 안주로 끝내고, 펜션에 도착해서도 펜션 근처 밭 고랑을 잠시 돌아본거 외에는.. 따뜻한 방안 침대에 벌렁 누워 한 움큼의 원고를 껴안고 교정을 봤다. 집에서 가져간 간이 턴테이블과 옛날 아빠가 베트남에서 주문해서 사셨다는 엘피판을 들으며... 조용히 내리는 비에 젖어 그렇게... 아주 편한 오후 시간을 보내고 ..
어쩌다보니.. 이틀 연속 갔다오게 된 무주구천동.. 그리고 백련사... 가을의 냄새가 폐부 깊은곳까지 꽉 차오르더라.. 물론 하루 공친건 눈물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