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여주 강천섬 ::: 가을동화 본문
첫 직장에서 선배 기자랑 목아박물관에 취재를 갈 때는 버스를 타고 또 타고 참으로 많이 달려 도착했었다.
그 후 여주는 아울렛에 가기 위해 잠시 들르는 곳이었는데, 이번에 취재 차 다녀온 강천섬은 보물섬같은 곳이었다.
멀리서 보이는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자작나무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아주 오랫만에 보는 미루나무였다...
어렸을때는 지천에 많이 심어져있던 나무였던거 같은데,,, 말 그대로 거진 30년만에 보는 것 같았다.
중간 중간 어설프게 열 맞춰 놓은 어린 묘목들을 보니 조금 안타까웠다. 그냥 좀 삐뚤 삐뚤하게 듬성 듬성 심어 스스로 이 멋진 풍경에 스며들게 했어도 좋았을 것을.. .꼭 이렇게 가드닝을 했어야 했나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리를 건너 들어온 강천섬은 정말 넓었다. 넓지만 넓은대로 멋졌고, 중간 중간 미관을 해치는 것들만 빼곤 고즈넉한 비밀섬같은 느낌이다.
오른쪽으로 쫙 펼쳐진 은행나무 길은 장관이다. 인스타에서 드론으로 찍은 작년 영상을 봤는데, 왜 여길 이제야 알았지 싶을 정도로 멋졌다.
이렇게 크고 멋진 은행나무라면, 지독한 은행의 냄새따위 한달 내내 맡아줄 수 있겠다...
저 푸른 잎들이 노오랗게 물들어가면 또 얼마나 황홀할지... 올 가을엔 꼭 노란 단풍을 보러 가고 싶다.
그러고보니 이번주가 절정일거라 했는데, 지금 강천섬의 단풍은 어떻게 형형색색으로 변해있을지...
근처에 있는 오래 된 담배잎 말리던 곳도 방문했는데, 50년전 어떻게 진흙으로만 지은 건물이 이렇게 견고히 남아있을까,, 대단하다.
내가 가기 전 까지, 노오란 은행잎이 그대로 하늘에 매달려 있기를.... 아니면 폭신한 노란 카펫을 마주하는 것도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