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Circa 1997 본문
1997년.
남태평양 작은 섬에서 약 10개월을 살았다.
여차저차 복잡한 사정으로 야밤도주를 해서 서울에 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섬을 떠나면서 제일 아쉬웠던 건...
섬 중간 산에 오르는 중턱에 있던 아메리칸 다이너 식당에서 커피 한잔 못해본것이었다.
커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기사도 썼었는데. 정작 마셔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그 후, 그 섬에 갈 일은 없지만 - 가끔 그 카페의 커피맛은 어떨까 상상을 한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언덕 중간에 있는 식당으로 먼저 달려가리라.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고, 가보지 못했던 섬안의 섬에 들어가 스노클링도 마음껏 하리라...
그리고 너무 먹고 싶었던 코코넛 크랩도 양껏 먹어치우리라.
너무 어려서 했던 사회 생활.
그래서 오히려 다른 분들보다는 덜 아프고, 덜 억울하기도 했던...
내가 나중에 제대로 사회생활하면서 남들보다 덜 힘들었던건...
10개월사이에 모든 드러운 꼴을 다 봤기 떄문.....
이렇게 또 여름이 간다.
올해도, 그 작은 섬엔 가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