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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과 평강씨 본문

Da:isy ::: 일상

온달과 평강씨

isygogo 2012. 6. 6. 02:47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그렇듯....  발단이 된 이야기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남녀의 차이, 혹은 사람의 차이를 얘기하다가 - 시작이 되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그릇이 커야 해.  

물론 그의 말은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는 그릇이 커야 문제가 덜하다는 혹은, 너그러운 여자가 남자를 보듬어야 살기가 편하다는 뭐 그런--  늘 누구나 쉽게 하는 이야기였다.  속된말로 술자리에서 쉽게 내 뱉는,,, 쥐어사는 게 속 편하다는 뭐 그런 뉘앙스... 나쁜 뜻은 없는........ 

그러면서 그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얘기를 예로 들었다.  사실은 꼭 그를 빗대 하고자 한건 아니란걸 알면서도, 나 역시 쉽게 - 아니, 그럼 결국 장군소리 듣는 건 온달뿐이잖아요. 했더니, 다른 사람들이 내게 말했다. 너 그렇게 장군소리를 듣고 싶어? 라고....  

내가 장군이 되고 싶다고 한 얘긴 아니었는데, 그 얘기는 결국....  이 분, 쉬운 사람은 아니네. 라는 말까지 듣고 말았다. 

술 취해 한 얘기여서 일까...  서로가 그런 취지로 한 얘기가 아닌데도 결국엔...  이상한 결론이 나고 말았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그 자리에서 나는... 당연하죠.  묵묵히 뒷바라지 하는 평강공주가 되어야죠! 라고 했어야 했던가... 

사람들이 해석하는 각각의 평강공주의 이미지는 너무나 다를 게 틀림없다. 

얘기의 주제는 평강공주의 캐릭터를 심층 분석하는 게 아닌거였음에도... 

단지,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굳이 여자가 그릇이 커서 남자를 봐준다는 식으로 다 넘어가는게 결국은 이기는거라고 생각하는 묘한 공식도 싫다는 거였고, 

그렇다고 무조건 온달을 못살게 굴어 평강 장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한테는 남편을 밟고 서서 장군 소리를 들어야 직성이 풀릴 여자.. 라는 낙인이 찍힌거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쉽지 않은 여자-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의미겠지.... - 로 분류 되는게...  조금은 억울하다. 

어쩌면 상대방으로서는 보편적인 얘기를 헀을 뿐인데 그렇게 얘길 하는 내가 너무 날을 세운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오늘은..  이래저래 

조금은 울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