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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봄이 오는 그림자 본문
겨우내 번갈아 가며 입고 다니던 히트 텍을 몇주만에 벗고 집을 나섰습니다.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귀를 넘어 지나갔지만, 얼굴로 함박 내리쬐는 햇살이 따스해 그 정도 바람쯤이야 웃으며 넘기게 됬습니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어깨에 올려진 두터운 찬기운을 떨치고 방을 나섰습니다.
아직은 시린 바람에 손이 곱긴 하지만, 단단한 흙 속에서 기운차게 땅을 뚫고 올라오는 파릇파릇한 봄 기운이 느껴져 손 마디를 쭉 펴 기지개를 핍니다.
겨우내 차곡차곡 쌓여진 지방덩어리를 태우고자 간만에 하얀 조깅화를 신고 골목을 나섰습니다.
옷을 입으면 어딘가 우둔해진 몸뚱아리를 느끼며 조금은 가벼운 기분으로 봄을 맞고자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두 팔을 힘차게 저으며 허리 펴고 산보를 나섭니다.
봄이 옵니다.
제게는 일년의 시작이 1월 1일이 아니라, 봄이 시작되는 오늘입니다.
긴 겨울 웅크리고 있던 마음도 펴고, 이런 저런 불미스런(?) 일로 그늘졌던 감정도 펴고 새롭게 또 한 해를 시작하려 합니다.
좋은 결과만 생각하고 살 수 는 없지만, 그래도 올 한해도... 결말은 어찌 될지 예측불가겠지만...
좋은 사람들, 좋은 일들로만 기억 될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고, 좀 더 부지런해지고, 좀 더 즐거워지고, 좀 더 행복해지고, 좀 더 악바리(이젠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감정)가 되고, 좀 더 배려해주는 사람이 되기를... 올 해는 그런 인간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봄. 빨리 와. 아직 추워.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