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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2009> 안면도 꽃게찜과 대하구이 그리고 양평해장국

isygogo 2009. 10. 13. 22:54

어제 지나친 과음으로 너덜더널해져 옷도 거의 기어다니면서 입고 나온 나를 카니발에 쑤셔넣고 친구들과 하루 휴가로 안면도 갔다왔다. 어제 같이 과음한 친구랑 둘이서 뒷자리에 자리잡고 앉아 계속 골골거렸고... 어제 부케받으면서 했던 옛날 얘기들때문에 또 배꼽을 잡고 깔깔거리고... 입이 바짝 바짝 타올라서 친구는 오렌지쥬스, 나는 탐스 커피로 해장.
서울을 빠져나가는데만 한참이 걸리고, 게다가 비까지 내렸지만 운치있네- 하면서 스스로 위로. 어제 세차한 친구만 억울할 뿐이고...  그것도 시원한 비가 아니라 부슬부슬 내려 차에 먼지 얼룩만 남겠다며 혼자 씩씩대고. ㅎ.

안면도에 도착해 여기저기 둘러보며 꽃게찜과 대하구이 가격 흥정을 하고(가게마다 너무 틀리니 꼭 비교하고 들어갈것), 꽃게 4마리 3만원, 대하 1키로에 3만원, 거기에 새우 회 8마리 만원으로 흥정하고 한 곳에 자리잡고 앉았다. 
포장하는건 대체로 꽃게 1키로에 13,000원이고 대하는 양식, 자연산, 크기에 따라 20,000에서 30,000까지 다양하다. 

(근데 이 스킨은 왜 사진 사이에 글이 안들어가지? 엥?)  

새우 회는 처음 먹어봤는데, 고소하고 달달하고 쫀득하고- 진짜 맛있었다. 스끼다시로 나온 전어는 너무 오래전에 구워놓은 거 그냥 덥혀서만 나왔는지 기름이 찌걱찌걱해서 한입 먹고 안먹었다. 새우튀김도 뭐, 스끼다시 치고는 괜찮았다.
대하구이 냄비에 머리 익힌다고 뒤적거리닥 결국 팔 안쪽에 화상입고- 알이 꽉 찬 꽃게에 맥주 마시니... 맥주가 또 들어가긴 하더라. ㅎㅎㅎ..  꽂게와 대하구이로 배를 채우고, 두여 해수욕장과 안면해수욕장에 가서 바다 구경 잠깐했는데, 회색 구름이 두툼한 양탄자처럼 하늘에 낮게 가득 깔려 가을 바다 운치는 꽤 있었다.
아직 썰물때라 물이 많이 빠져있어서 바닷가까지 가는데만 꽤 오래 걸렸고, 가는 중간중간 게들이 토해놓은 작은 모래공(?)들을 밟고 지나가면서 구멍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게들 놀래키느라 또 모래사장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보냈다.



서울로 떠나면서 차안에서 계란과자(크래커 사는걸 잊었다)에 파리에서 사온 치즈를 발라 먹고, 연신내 양평 해장국집에 가서 저녁으로 해장국 한그릇씩 먹었다.
연신내 양평해장국은 내가 유일하게 선지를 먹는 집이다. 내장은 아직 못먹지만, 그래도 선지 우거지 시켜서 저 새콤한 소스에 선지 쿡쿡 찍어 먹고- 국물에 고추기름 듬뿍뿌려 밥도 말아 한그릇 뚝딱 비우고 나왔다.
3년전만 해도, 난 선지는 커녕 해장국 집에 가는것 조차 싫어했는데, 역시 사람은 시도때도 없이 변한다니까. ㅎ.
친구들과 오랫만에 다녀온 하루휴가, 그리고 누구에겐 땡땡이.  ^ㅂ^

전어는 사실 살도 없어뵈고 맛도 잘 모르겠어서 6마리만 사와봤는데, 언제 먹을런지... -__-
역시, 꽂게가 제일좋아...